[SK 반도체 리빌딩]SK키파운드리·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한중 동시 공략⑤2개 파운드리 회사 '이인삼각', 8인치 시장 반등 여부 주목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16 10:10:23
[편집자주]
섬유, 정유, 통신 등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SK그룹이 재계 2위로 올라선 건 반도체 덕분이다. 지난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기점으로 수차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키워온 결과다. 그룹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도 반도체다.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가 소재·부품 내재화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반도체 육성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다. SK그룹의 반도체 수직계열화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매출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D램 비중을 낮추고 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에 무게를 싣는 방향이다. 인텔 낸드사업부와 키파운드리 인수합병(M&A)도 그 일환으로 이뤄졌다.다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는 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갈등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와 SK키파운드리 '투트랙' 전략이 올해부터 빛을 볼지가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리 사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등 중이란 점은 긍정적 요소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중국행 승부수 통할까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지난 2017년 설립된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다. 이듬해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는 실리콘화일과 합쳐지면서 몸집을 키운 바 있다.
2010년대까지는 충북 청주가 핵심 사업장이었다. 이곳에서 8인치(200mm) 웨이퍼 라인을 가동하면서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반도체를 양산해왔다.
큰 변화가 생긴 건 2020년도다. 앞서 중국 우시 정부의 투자회사인 WIDG와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 진출 초석을 다진 바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중국으로 향하게 된 건 생산 원가절감 및 현지 반도체 설계(팹리스) 시장 공략 차원이다. 중국에는 수천 개의 팹리스 고객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1분기 우시 공장을 준공하면서 청주의 M8 팹 내 8인치 설비를 옮기기 시작했다. 한동안 2곳이 동시 가동되다가 2022년 상반기 이전을 완료했다. 현재 우시 공장은 월 10만~11만장의 생산능력(캐파)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2020년대 들어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호성적을 냈다. 당초 8인치 반도체는 구식 기술로 치부돼 성장 한계에 직면했으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8인치 수요가 이례적으로 급증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일찌감치 중국행을 선택한 건 '신의 한 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대외 변수는 호재에서 악재로 돌아왔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시장 전반이 얼어붙었고 미중 갈등 장기화로 현지 활동이 제한된 탓이다. 12인치(300mm) 반도체 대비 8인치에 대한 제재는 덜한 편이나 중국이 자국 기업 육성을 가속화하면서 해외 업체에 돌아가는 기회 축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2022년에 이어 2023년도 역성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도 침체하면서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작년 하반기 8인치 라인 가동률이 50~60%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2분기부터는 고객 재고 소진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2024년 연간 가동률은 60~70%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이미지센서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칩(PMIC) 등을 주로 생산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살아난다면 수주 계약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키파운드리 '재탄생', 국내 이어 해외 고객 확보 추진
SK키파운드리는 새해부터 해당 사명을 쓰고 있다. 전신은 LG반도체와 현대전자를 거쳐 하이닉스반도체 시절인 2004년 시스템LSI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진 매그나칩반도체다.
매그나칩반도체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PMIC 등이 주력이었다. 10년 이상 설계와 생산 모두 담당하다가 2020년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결정한다.
당시 국내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파운드리 부문과 청주 공장을 넘기기로 했다. SPC에는 SK하이닉스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이때부터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2021년 10월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22년 하반기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SK키파운드리의 청주 공장은 월 10만장 규모 캐파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고속 및 고효율을 위해 수요가 높아진 100볼트(V) 이상 BCD(Bipolar-CMOS-DMOS) 공정 대응에 박차를 가한 상태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로 꼽히는 갈륨나이트라이드(GaN) 공정 개발은 착수했고 추후 실리콘카바이드(SiC) 개발도 검토 중이다.
SK키파운드리 역시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와 마찬가지로 올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시스템반도체와 연계되는 메모리 산업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기대 요소다.
이동재 SK키파운드리 대표는 "SK 멤버사로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고취하면서 더욱 강하고 빠른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자동차용 전력반도체를 공략해 8인치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은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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