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투입' 삼성, 반도체 태동지 기흥서 반전 모색 차세대 R&D 단지 'NRD-K' 구축, 최첨단 공정 장비 투입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19 07:20:5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재도약에 나선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태동지로 여겨지는 기흥캠퍼스에 기술력 향상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하면서다. 극자외선(EUV) 장비 등을 갖춘 최신식 라인으로 꾸려 선단 반도체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할 방침이다.삼성전자는 15일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New Research & Development-K(NRD-K)'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NRD-K는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2022년 착공한 프로젝트다. 10만9000제곱미터(㎡) 부지의 최첨단 복합 R&D 단지로 2030년까지 총 20조원이 투입된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전 분야에 대한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의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두 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여러 의미가 담긴 곳이다. 기흥캠퍼스의 경우 1983년 9월 양산라인 착공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장소이기도 하다.
기존 삼성전자의 반도체연구소는 화성캠퍼스의 NRD 라인이 메인이었다. M라인, U라인, RS라인 등을 거쳐 2006년에 건설된 바 있다. 이제 막 NRD-K가 지어진 만큼 당분간은 양쪽에서 R&D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에는 전략적으로 생산라인으로 전환 등 NRD 라인의 역할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NRD-K 설립을 계기로 기흥-화성-평택을 잇는 수도권 최대 반도체 R&D 클러스터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마련될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까지 더해지면 세계 최대 수준의 규모를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NRD-K에 차세대 EUV 공정인 '하이NA' 장비도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NA는 해상력(빛을 모으는 능력의 단위)을 종전 0.33에서 0.55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집광 능력이 향상돼 더 선명하고 얇게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증착, 식각 등 핵심 공정용 최고급 설비도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등에 적용할 반도체를 설계하기 위함이다.
△3차원(3D) 수직구조의 V낸드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 △초고화소 센서 기술이 집약된 2억화소 '아이소셀' 이미지센서 △모바일용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등이 NRD 라인을 거쳐 각 사업부로 이관돼 양산에 돌입한 제품들이다. NRD-K에서는 앞으로 수십년간 삼성전자 DS부문을 책임질 신제품들이 연이어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NRD-K에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 EUV 설비, 신물질 증착 설비 등은 물론 웨이퍼 2장을 이어 붙여 혁신적 구조를 구현하는 웨이퍼 본딩 인프라 등을 도입해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산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사장단 전원 참석, 인사 행방은
이날 반입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것이다. 이들과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연구소 임직원 등 약 100명이 자리했다.
이르면 이달 중 삼성전자 정기인사가 단행될 예정이어서 해당 인원들의 행보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특히 DS부문은 성과 부진에 따른 우려 및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책임론이 불거진 상태다. 올 5월 부임한 전 부회장을 제외한 대부분이 잠재적 인사 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관심이 큰 만큼 인사 시기와 규모에 대한 소문들이 계속되고 있다. 11월만 해도 복수의 날짜가 거론되고 여러 하마평이 돌고 있다. 대대적인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어 일부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대거 교체될 확률이 높다. 이후 전 부회장의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전 부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크레버스, 베트남 브랜치 확장
- 네이버, 불붙는 디지털트윈 경쟁에 '실생활' 도입 확대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녹십자, 필요한 건 운영 선진화
- [클리니컬 리포트]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활용법 '제형·적응증' 확장전략
- '치매치료제' 큐어버스, 250억 시리즈B '멀티클로징' 목전
- 동구바이오, 원료 부담에도 외형확대로 끌어올린 '수익성'
- 유한양행, 비용없는 ‘기술료 수익’…유럽까지 커진 '기대감'
- 티움바이오, SK 동맹이 만들어준 3년치 연구비용 '500억'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 시총 규모 걸맞은 체제 정비 과제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9년 결실 시밀러, '돈 버는 바이오'의 선순환 구조 기반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레드 디스플레이' 공습, 삼성·LG마저 흔들린다
- 엠케이전자, '실리콘 음극재' 안정성 높이는 특허 등록
- [Company Watch]픽셀플러스, 전방산업 부진 이겨내고 '흑자전환'
- '20조 투입' 삼성, 반도체 태동지 기흥서 반전 모색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늘어나는 '메이드 인 차이나', 설 길 잃은 토종기업
- 'HBM 살려라' 삼성, 한·일 반도체 R&D 거점 가동
- [Company Watch]SFA, '노스볼트 직격탄'에 주춤
- [Company Watch]LX세미콘, LG 이탈 후폭풍 현실화 '대안책 안 보인다'
- [Company Watch]코웨이, 국내외 동반 호조에 '4조 클럽' 초읽기
- 책임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