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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라인 블록체인 대통합]단점 보완, 지역 한계 뛰어넘기 '동남아 정조준'③서비스 부족한 클레이튼과 재단 재원 없는 핀시아…통합 후 상호 보완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1-22 13:13:00

[편집자주]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라인의 '핀시아'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통합을 추진한다. 새 프로젝트 명칭은 '드래곤(가칭)'이다. 통합이 이뤄지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하나로 합쳐지고 두 조직이 통합된다.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프로젝트 드래곤은 카카오와 라인 메신저 기반으로 확보한 2.5억명의 지갑사용자, 수백개 웹3 솔루션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거버넌스 카운슬(GC) 설득, 통합 이후 사업 교통정리 등 산적 과제도 상당하다. 클레이튼·핀시아 통합의 배경과 과정,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09: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자국 메신저 앱을 사용하는 국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국가에서 메타(옛 페이스북)가 만든 '왓츠앱'과 '페이스북메신저' 두 서비스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카카오톡과 일본의 라인은 출신 국가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특이 성공 사례로 꼽한다. 이들은 해외진출을 꾸준히 타진해 왔지만 녹록지 않았다. 약 10년 전 스마트폰 신규 인구를 공략하기 위해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패 쓴맛을 봤다. 현지 사용자 특성을 고려한 '잘로' 등 메신저가 급부상하며 사용자를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라인이 태국, 인도네시아에 라인페이를 기반으로 자리를 잡았다.

메신저로는 동남아 진출에 실패했지만 블록체인에서는 가능성이 보인다.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가상자산 수요가 높은 반면 블록체인 메인넷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현지 토종 메인넷이 부재한 틈을 타 기반 서비스들을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레이튼과 핀시아 두 블록체인은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클레이튼은 마케팅을 위한 재단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비스 자체 개발 능력은 부족하다. 핀시아는 라인넥스트라는 개발사를 필두로 도시(DOSI) 등 핵심 서비스를 키우고 있지만 재단 예산이 없다. 두 블록체인 메인넷이 통합을 바탕으로 각자의 강점을 부각,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트남 공략한 클레이튼, 킬러앱은 없어

클레이튼은 싱가포르에 재단을 설립했다. 싱가포르는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국가로 재단을 설립하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많다. 또 동남아 국가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다.

클레이튼은 메인넷이다. 메인넷은 독자적인 생태계를 꾸릴 수 있는 대형 블록체인을 뜻한다. 하나의 메인넷 아래 여러 블록체인 탈중앙화앱(DApp) 서비스가 나온다. 카카오톡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립' 전자지갑도 클레이튼 개반 DApp이라고 볼 수 있다.

재단은 클레이튼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동남아 개발자 포섭에 착수했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에는 가상자산 투자 인구가 많고 젊은 개발자들이 포진해 있다. 서비스 개발 수요는 있으나 성공사례가 없어 블록체인 투자사들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클레이튼은 이런 특성을 가진 동남아를 블루오션으로 봤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을 가장 주목했다. 베트남은 가상자산에 매우 우호적이다. 블록체인 리서치기업 체이널리스의 조사 결과 2022년에 베트남이 글로벌 가상자산 채택 국가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베트남 가상자산 성장 배경에는 해외송금이 있다. 베트남 출신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가족에게 임금을 송금할 때 주로 가상자산을 사용한다. 은행과 비교해 수수료가 낮은 데 더해 몇 분 안에 송금이 완료되는 시간적 장점도 존재한다.

이에 클레이튼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생태계 확장 계획을 세웠다. 현지 블록체인 행사에 스폰서 후원을 했고 작년 7월에는 단독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문제는 서비스 개발을 외부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서비스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고 개발사가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거나 다른 블록체인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런 문제는 국내서도 발생한적 있다. 클레이튼 기반 대표 서비스였던 위믹스(WEMIX)는 위메이드가 자체 메인넷을 개발하면서 클레이튼을 떠났다. 멋쟁이사자처럼의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 메타콩즈(현 쿼드해시)도 영역 확대를 이유로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넘어갔었다.

◇라인넥스트 개발 역량과 클레이튼 재단 재원 만난다…시너지는?

핀시아의 사정은 클레이튼과 사뭇 다르다. 개발사인 라인넥스트를 필두로 핀시아를 활용한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있다. NFT 서비스 도시가 대표적이다. 라인넥스트는 지난해 말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 리드로 1800억원 상당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을 기반으로 핀시아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단점은 핀시아 재단의 자금이 넉넉치 않다는 점이다. 라인링크에서 핀시아로 리브랜딩하는 과정에서 재단의 유보(리저브) 물량을 없애는 '제로리저브'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통상 블록체인 메인넷이 개발사에 지급하는 투자금은 재단에서 나온다. 이에 핀시아는 계열사인 라인넥스트 외에 외부 개발사를 생태계로 흡수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에 봉착했었다.

두 재단은 프로젝트 드래곤(가칭)으로 블록체인을 통합한 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동남아 시장을 키울 방침이다. 라인넥스트가 만드는 서비스를 '킬러앱'으로 키우는 동시에 클레이튼 재단의 자원을 활용해 초기 개발 스타트업에 투자, 생태계 다양성을 확보한다.


클레이튼은 작년 초 재단 물량을 축소하는 작업을 거쳤으나 재단 운영 명목으로 1억8000만개 클레이를 남겨뒀다. 현 시세 기준 540억원 상당이다. 통합 후에는 기존 재단 운영비는 삭제되지만 5억5000개 프로젝트드래곤토큰(PDT)으로 구성된 에코펀드와 2억개 PDT의 재단 펀드가 생긴다. 에코펀드는 생태계 확장 투자 재원이고 재단 펀드는 말 그대로 재단 운영을 위한 자금이다. 원화 환산액은 각 1635억원, 594억원이다.

한 거버넌스카운슬(GC) 관계자는 "클레이튼은 재단 몫의 자금은 있으나 서비스 전개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반대로 핀시아는 라인넥스트를 주축으로 서비스 역량은 있으나 재단을 필두로한 마케팅 재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통합을 통해 동남아쪽 가상자산 시장을 공략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GC들을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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