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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법정자본금 한도, 수출금융 걸림돌 된 이유 15조 한도 소진율 98.5%…상향 없이는 추가 수출 지원 어려워

이재용 기자공개 2024-01-19 09:03:5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수출금융에 제약이 걸리면서, 수조원대 방산산업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수출금융을 지원해야 할 수은이 법정자본금 한도를 모두 소진해 추가 자금 공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은은 자본금이 확충될 때 정책금융에 대한 지원 여력이 확대된다. 현재 법정자본금은 15조원인데, 자본금 한도 소진율은 99%에 육박한다. 법정자본금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수출입은행법 개정은 국회에 멈춰있다.

◇납입자본금 14.8조…법정 한도 육박해 자본 여력 확충 사실상 불가

1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은의 납입자본금은 14조7732억원이다. 수은의 법정자본금은 15조원이며, 자본금 한도 소진율은 98.5%(14조7732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법정자본금을 모두 소진해 정책금융 수요 등에 대한 대응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다. 납입자본금이 법정자본금에 육박한 만큼 정부 출자 등을 통해 더 이상 자본 여력을 확충하기 어렵다.

수은의 신용공여 한도도 대형 수출 계약 지원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이다. 수은법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수은의 자기자본은 자본금 15조원을 포함해 18조4000억원 정도다. 동일 차주에게 빌려 줄 수 있는 최대한도는 40%인 7조3600억원 수준으로 수십조원의 방산산업 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부족한 규모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재 수은은 사실상 법정자본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로, 미래 전략 실현을 위한 확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2030년까지 최소 7조원 규모의 증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0조원대 상향 수은법 개정안 국회 계류…폴란드 계약 무산 우려도

수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수은의 법정자본금을 30조∼35조원으로 늘려 대규모 수출을 지원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법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수은법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수은법 개정안 폐지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수은법 개정안이 폐지되면 자칫 30조원 규모인 폴란드와의 2차 무기 계약도 무산될 수 있다. 폴란드와의 17조원 무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 계약하기로 한 30조원 규모의 정식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위산업 수출 등 대형 계약은 정부 간 계약 성격이 짙어 국책은행 등을 통해 수입국에 대출을 해주는 게 세계적인 관례인데, 현재 한국수출입은행은 법정자본금에 묶여 수출금융 지원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정부와 시중은행이 나서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추진되고 있으나, 폴란드 정부 측은 금리·보증에서 유리한 한국 정부차원의 수출금융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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