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전쟁]7전8기 하이트진로 위스키, '토닉워터' 덕 볼까②1% 미만 위스키 비중…하이볼 '섞어 마시기' 노린다
홍다원 기자공개 2024-01-26 07:39:37
[편집자주]
반짝 유행일 줄 알았던 위스키가 '스테디'가 됐다. 매년 최고 수입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3만톤을 넘어섰다. 소비층이 두터워지고 위스키 라인이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골든블루, 페르노리카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등은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위스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의 전략과 재무 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2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넥스트 소주'로 위스키를 선택해 인지도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종합주류기업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새로운 매출처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하이트진로 매출 비중에서 위스키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위스키 다양화를 위해 '윈저' 인수합병(M&A)을 검토했지만 최종 불발되며 고민이 깊어졌다.그간 자체 생산 위스키 단종을 겪은 하이트진로는 팝업스토어 등으로 마케팅을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하이볼 열풍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토닉워터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여전히 걸음마 단계인 위스키가 토닉워터를 발판 삼아 소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소주·맥주 90%인 매출 구조...위스키 '약점'
하이트진로가 위스키 사업에 처음 진출한 건 1994년이다. 하이트진로 모기업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당시 계열사인 하이스코트를 설립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수입 위스키부터 자체 위스키를 출시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첫 번째 수입 위스키 '딤플'은 실패로 돌아갔다. 매출이 저조했던 '딤플을' 2002년 디아지오로 매각하고 자체 위스키 브랜드 '랜슬럿'을 출시했지만 자취를 감췄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음에도 반응은 차가웠다.
'랜슬럿' 이후 등장한 '킹덤'도 시장에서 사라졌다. 결국 하이스코트도 2012년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하이트진로에 흡수 합병됐다. 그간 출시한 3종의 위스키는 시장 진입에 실패했고 2014년 출시한 '더 클래스'도 인지도가 낮다. 위스키 라인업 강화를 위해 윈저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하이트진로가 선택한 위스키 브랜드는 '커티삭(Cutty Sark)'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커티삭과 유통 계약을 맺었다. 출시와 동시에 서울 가로수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이달 18일부터 서울 성수동 도어투성수에서 두 번째 팝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스키 확장에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는 하이트진로의 최대 고민이 '넥스트 소주'여서다. 하이트진로의 위스키 매출액은 2020년 17억원, 2021년 9억원, 2022년 19억원, 2023년 3분기 말 13억원 등 두 자릿 수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소주 매출액이 1조930만원임을 점을 감안하면 위스키 부문 성장이 시급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하이트진로 소주와 맥주 매출 비율은 90.80%에 달한다. 소주가 57.6%, 맥주는 33.2%로 사실상 소주와 맥주가 주류 매출을 대부분 견인하는 형태다. 반면 막걸리 외 기타주류(2.92%)에 포함된 위스키 비중은 현저히 적다. 2022년 별도 기준으로 봐도 와인 매출 비중이 1.9%였는데 위스키는 이보다 적은 수준이다.
◇5배 뛴 토닉워터 매출, 1조원 시장 공략
걸음마 단계지만 위스키 사업 성장 동력은 충분하다. 하이볼 유행 덕에 토닉워터가 효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토닉워터를 섞어 먹는 음용 방식이다. 하이볼 1잔에 위스키 2샷(60㎖) 정도와 얼음을 제외하면 토닉워터를 150~200㎖ 가량 채우니 판매량이 늘어나기 쉬운 구조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주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가 하이트진로, 진로소주를 소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아래 하이트진로산업(병 제조 및 판매), 하이트진로음료(먹는샘물 제조 및 판매) 등을 계열사로 뒀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토닉워터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강자다.
토닉워터 판매량 급증으로 진로토닉워터 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했다. 진로토닉워터의 연간 매출은 5년 전 59억원에서 지난해 337억원으로 약 5배 뛰었다.

하이트진로음료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는 먹는샘물(생수) 비중이 컸지만 토닉워터 인기에 힘입어 비알콜음료 부문 매출이 생수를 앞질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먹는샘물 부문 매출 비중은 47%(564억원), 비알콜음료 부문 매출 비중은 52%(633억원)다.
하이트진로는 분기보고서에서 "대표 주종인 소주와 대중화되고 있는 위스키 등이 판매되는 요식업소에 토닉워터가 입점률을 높인다면 향후 1조원의 시장 규모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하이트진로의 위스키와 토닉워터 매출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다. 실제 커티삭 팝업에서도 진로토닉워터를 사용한 하이볼을 선뵀다. 하이트진로가 토닉워터와 섞어 마실 수 있는 위스키 라인업을 구축한다면 향후 계열사와의 탄탄한 성장이 전망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윈저 인수를 검토했었던 것과 별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커티삭을 포함해 위스키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며 "하이트진로음료와의 시너지는 물론이고 종합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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