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CFO]김윤건 두산테스나 CFO, '공격→보수' 투자전략 선회⑤그룹의 미래 먹거리 성장 조력자, 업황 고려해 '재무 안정성' 강화
홍다원 기자공개 2025-03-24 08:18:51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5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테스나는 두산그룹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기업이다. 미래 청사진을 책임질 후보인 만큼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이를 지휘하고 있는 건 김윤건 부사장이다. 30년 넘게 두산그룹에 몸담은 김 부사장은 두산테스나 신규 CFO이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중공업부터 유통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재무 경험을 살려 두산테스나의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다만 최근 모바일 업황 부진에 따라 수익성이 꺾이면서 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향후 보수적인 설비투자로 전략을 변경하고 재무 안정성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산업차량·유통 거쳐 반도체까지 맡은 '팔방미인'
김윤건 CFO는 1968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직후 두산식품에 1991년 입사해 두산그룹 생활을 시작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우물을 판 인사다.
2010년부터는 두산 지주부문 상무로 승진해 재무 관리를 맡았다. 이후 두산의 동박적층판을 만드는 두산전자BG로 이동해 경영총괄을 맡았다. 재무를 포함한 운영 전반을 이끌었다.
이후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5년 만에 전무로 승진해 산업차량BG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에는 부사장 직급으로 두산 사업부문 경영전략 담당과 유통BU장을 맡았다. 중공업부터 면세 등 유통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그에게 두산테스나 대표이사 겸 CFO라는 중책이 맡겨진 것은 2022년 4월부터다. 두산그룹이 삼성전자 협력사로 유명한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테스나를 품에 안으면서 김 부사장이 두산테스나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채권단 관리 체제를 벗어난 두산그룹이 향후 캐시카우로 반도체 사업을 점찍은 만큼 초대 CFO인 김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했다. 당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5년 간 1조원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히며 공격적인 투자에 돌입했다.
김 부사장을 주축으로 두산테스나가 성장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특히 장치 산업인 반도체 테스트 분야는 보유한 장비가 늘어날수록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다. 두산테스나의 외형 확장을 위해 꾸준히 대규모 설비투자(CPAEX)가 이뤄졌다.
취임 첫 해인 2022년 두산테스나 CAPEX는 256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2분기까지만 해도 신규 CAPEX는 370억원이었는데 3분기에는 517억원, 4분기에는 1007억원 규모 CAPEX가 발생했다. 고객사 수주에 맞춰 신규 테스트 장비를 늘려나갔다.
이러한 투자활동은 꾸준히 이어졌다. 두산테스나의 유형자산 취득에 따른 현금 유출 규모는 2023년 1718억원, 2024년 18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년 만에 매출액은 2776억원에서 3731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유동비율 '90%→62%' 하락, 해외 고객사 확보 총력
다만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문제다. 두산테스나는 2024년 영업이익 380억원, 순이익 3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37.6%, 25.1% 감소한 수치다. 모바일 업황 부진에 따라 고객사 제품의 재고조정이 이뤄진 영향이다.
향후 김 부사장은 업황을 고려해 두산테스나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고 재무 안정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후공정 분야가 올해도 어려운 만큼 시설투자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지난 2년 간 투자를 늘려왔기 때문에 당장 추가 장비 투자 없이도 수주 물량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2024년 연말부터 이미지센서(CIS) 가동률이 60% 이하로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2년 간 투자를 지속해 온 만큼 차입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2년 39%를 기록했던 유동비율은 2023년 90%로 상승했다가 2024년 62%로 다시 하락했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더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김 부사장은 보다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차입규모를 조절하며 현금을 비축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두산테스나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50억원을 기록했다.
동시에 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만 등 해외 고객사 확보에 매진한다. 2024년 2월 인수한 CIS 반도체 후공정 기업 엔지온을 활용해 물량에 대응할 계획이다. 두산테스나가 엔지온 흡수합병을 마친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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