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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헤지펀드 발빼나…Vintage16 결국 청산 2년째 마이너스 수익률, 펀드 규모도 급감

이돈섭 기자공개 2024-01-26 08:13:11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8년여간 운용해온 에퀴티헤지 전략 펀드를 청산했다. 2011년 한국형 헤지펀드 제도 도입 이후 하우스 주식투자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 뒤 절대수익 창출을 기초로 야심차게 선보인 상품 중 하나였지만, 2022년 이후 수익률이 바닥을 쳤고 펀드에서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은 최근 'KB Vintage 16 일반사모 1호'를 청산했다. 2016년 4월 초 설정한 이후 8년여 만이다. 이 펀드는 KB운용이 2011년 한국형 헤지펀드 제도 도입 직후 선보인 KB K-Alpha 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한 KB운용 버전 주식형 헤지펀드로 개방형과 추가형으로 설정해 운용해 왔다.

KB Vintage 16 일반사모 1호 청산으로 KB운용의 한국형 헤지펀드 라인업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지난 22일 현재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기반의 KB운용 사모펀드는 대부분 부동산 관련 상품들이다. 'KB OCIO 글로벌 자산배분'이 여전히 존속하고 있지만 설정액이 1억원에 불과, 운용을 중단한 상태다.

운용업계 일각에서는 이희권 전 대표와 조재민 전 대표(현 신한자산운용 대표), 이현승 전 대표 등 3명의 전임 대표 체제 아래에서 존속해 오던 이 펀드를 청산한 것은 작년말 취임한 김영성 대표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성과가 부진한 상품들을 청산,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국내 1위 운용사가 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것은 과감히 제거해 나갈 예정"이라며 "운용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도, 둘째도 수익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 프로세스와 운용역 변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산 직전 이 펀드의 운용규모는 99억원이었다. 2016년 이희권 전 대표 체제 하에서 기관 투자를 받아 260억원 규모로 운용하다가 2018년 조재민 전 대표 주도로 펀드 클래스를 확장, 리테일 자금을 끌어모아 2019년 700억원 가까이 덩치를 불렸다. 이후에는 매년 규모가 작아져 지난해 100억원 아래로 줄었다.

펀드 성과 추이도 비슷한 추이를 그렸다. 청산 직전, 이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15.2%. 2017년 10.5% 수익률을 기록한 뒤 2021년까지 매년 많게는 7.01%, 적게는 1.19% 성과를 내다가 2022년 마이너스로 돌아서 지난해 -5.8%를 기록했다. KB운용이 이 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세운 목표치는 연 6%이었다.

펀드는 KB운용의 저평가 주식 투자 경험을 살려 롱숏전략 구사에 주력하면서 이벤트드리븐 전략 등을 가미해 알파수익을 추구했다. 페어 중심으로 안정적 수익률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며 그간 변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했지만, 지난해 2차전지 등 특정 섹터가 이끄는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근까지 이 펀드의 운용을 담당한 조직은 주식운용본부의 멀티운용팀이다. 당초 KB운용은 AR(Absolute Return)팀을 구축해 롱숏펀드 운용을 전담시켰지만, 펀드 운용 과정에서 조직 통폐합을 거쳐 지금의 멀티운용팀으로 변모했다. 멀티운용팀은 현재 강은표 매니저와 봉철우 매니저 등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멀티운용팀이 운용하고 있는 'KB코리아롱숏'의 경우 이날 현재 13억원 규모로 운용되면서 2013년 최초 설정 이후 1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벤치마크(KOSPI200+KIS종합지 1Y이하) 수익률 30%의 절반 수준이다. 유사 콘셉트의 KB연긐코리아롱숏의 경우 2015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2%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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