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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스플레이 전망대]삼성·LG 영토 확장, 게이밍·차량용 OLED 뜬다⑥주요 제조사, LCD 대체 가속화 기대…'OLED 패싱' 변수는 여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25 13:09:09

[편집자주]

2023년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다만 주력 분야에 따라 주요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24년에는 전년보다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LCD를 장악한 데 이어 OLED 주도권까지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요 이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직면한 기회와 위기, 약점과 강점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대교체에는 명분이 필요하다. 기존에 문제가 없거나 변화를 감수할 만한 이점이 없다면 바꿀 이유가 없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산업이 그랬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라는 신제품이 상용화된 지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으나 여전히 액정표시장치(LCD) 입지는 공고하다.

10년 넘도록 LCD의 아성을 넘지 못한 OLED는 최근에서야 해답을 찾았다. 바로 신규 응용처 발굴이다. 스마트폰과 TV를 제외하면 OLED 탑재가 활발한 영역이 사실상 전무했으나 게이밍 노트북 및 모니터와 자율주행 및 전기차가 구세주로 등장했다. 각각 시장 확대로 고성능 디스플레이가 요구되면서 OLED의 존재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바일과 TV 수요 기복으로 성장 정체 구간에 진입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같은 기회를 포착하고 관련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석한 양사는 현장에서 관련 전략을 두드러지게 드러냈다.

◇'게이밍 OLED' 고사양 게임과 찰떡 궁합

OLED가 LCD보다 뛰어난 부분은 주사율과 응답속도다. 주사율은 초당 보여주는 정지 이미지의 수를 일컫는다. 단위는 헤르츠(Hz)다. 가령 120Hz라면 1초 동안 화면은 120단계로 쪼개 보여주는 것으로 0.008초 만에 한 번씩 이미지가 나타나는 수준이다. 응답속도가 빠를수록 화면 전환이 빨라 잔상이 없는 영상을 구현케 한다.

고주사율과 높은 응답속도가 합쳐지면 고사양의 슈팅 게임(FPS),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등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가 된다. 가상의 빛을 추적하면서 물체 모양을 형성하는 광선 추적법(레이트레이싱)까지 게임에 도입되면서 두 지표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또한 OLED는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수적인 LCD와 달리 유기물이 자체 발광하는 구조다. 빛샘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검은색 등 원색 표현에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고화질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OLED 공급망과 생산성 개선으로 LCD와의 가격 격차를 줄인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명분 확대로 노트북과 모니터 제조사의 OLED 채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모니터 시장에서 OLED 비중은 2023년 2.7%에 불과하나 2027년 12.1%까지 커질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8억7500만달러(약 1조1700억원)에서 49억2500만달러(약 6조6600억원)까지 늘어나는 수준이다.

해당 부문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양강 체제를 띄고 있다. 일본 JDI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두 회사를 넘어서지 못했다. 특히 중소형 OLED에 강점이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우위를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OLED로 라인업을 넓히면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달 5일에는 미국 IT기기 제조사 레이저가 삼성디스플레이 OLED를 장착한 신형 노트북 '레이저 블레이드 16'을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고객사로는 삼성전자와 델, MSI 등도 자리잡고 있다.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스팀덱 등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 투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격자 LG디스플레이는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이달 4일 업계 최초로 480Hz의 게이밍 OLED를 선보였다. 240Hz가 고스펙으로 여겨지는 시점에 기술 공세를 펼친 것이다. 유럽 등지에서 중형 OLED TV가 게이밍 모니터로 활용되면서 신시장이 열린 상황이다.

◇전기 덜 먹는 '차량용 OLED' 채택 증가

OLED의 또 다른 장점은 BLU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전력효율에서도 LCD보다 앞선다는 부분이다.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해야 하는 전동차량에 적합하다.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 열화 현상(번인) 이슈는 장수명 재료 개발, 화면 분할 구동(로컬디밍) 정밀화 등으로 어느 정도 해소한 상태다.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OLED 수요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활용도가 높아지고 차량 내부에서 콘텐츠를 즐길 여유가 생기면서 고화질 OLED 수요가 상승하게 됐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는 선제 공략에 나선 LG디스플레이가 다소 우위였다. LCD와 OLED 모두 자동차 전용 패널로 제작하는 데다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은 '탠덤 OLED' 기술을 선점한 덕분이다.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다. LCD 제품은 없지만 모바일에서 쌓아온 OLED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숫자로 나타난다. 옴디아는 2022년 차량용 OLED 점유율을 LG디스플레이 51.7%, 삼성디스플레이 41.2%로 집계했다. 2023년에는 특정 분기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앞지른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는 CES 2024 현장에서 추후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LG디스플레이는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를 전시하는 한편 3세대 탠덤 OLED 개발 돌입 소식을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이 결합된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을 소개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자동차를 중심으로 OLED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타제품처럼 LCD를 점차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파트너가 10개까지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페라리와 협력을 개시하는 등 고객군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게이밍 기기와 완성차에서 LCD의 대안이 OLED가 아닌 다른 제품이 되는 경우다. LCD를 개선한 미니LED,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마이크로LED 등이 경쟁 대상이다. QD 관련 패널도 잠재 위협 요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LCD에 QD필름을 덧씌운 QLED TV를 재미를 본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LCD 기반 QL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플레이어들은 고객 요구와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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