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전쟁]고마진 위스키에 웃는 골든블루, '증류소' 설립은 과제⑤5년간 국내 최장 숙성은 성공…"한반도 특성 반영해 부지 검토"
홍다원 기자공개 2024-01-31 07:56:03
[편집자주]
반짝 유행일 줄 알았던 위스키가 '스테디'가 됐다. 매년 최고 수입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3만톤을 넘어섰다. 소비층이 두터워지고 위스키 라인이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골든블루, 페르노리카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등은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위스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의 전략과 재무 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세대 위스키 기업 골든블루가 위스키 대중화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기존 유흥 채널에 국한됐던 위스키 소비층이 넓어지면서 3년 간 영업이익이 2.5배 이상 늘었다. 위스키 소비가 늘어난 데다가 가격이 오르면서 도매상들이 그 전에 주류를 대량으로 매입한 영향이다.그러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한 'K(코리안)-위스키 프로젝트'는 속도가 더디다. 골든블루는 2016년부터 'K 위스키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위스키 원액을 직접 제조하고 관광형 증류소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4년 9개월간 숙성한 위스키를 판매해 국내 최장 숙성에는 성공했지만 증류소 설립 부지는 수년째 검토 중이다. 골든블루의 포부처럼 한반도 특성을 반영한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위스키 열풍에 3분기 영업이익률 36% 달성
토종 위스키 기업인 골든블루의 첫 시작은 전통주였다. 골든블루는 2003년 설립돼 상황버섯균사체를 발효 주체로 하는 천년약속 전통주를 시작으로 주류 시장에 발을 딛었다.이후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36.5도 프리미엄 위스키 골든블루를 출시하면서다.
무연산(연산 미표기) 위스키와 저도수 위스키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2021년 이후로 위스키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실적이 크게 올랐다. 2020년 20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1년 코로나19 영향으로 196억원으로 주춤했지만 2022년 536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은 6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453억원) 대비 47.5%나 늘어난 수치다.
고마진 위스키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4년 간 꾸준히 두 자릿 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36.7%에 달했다. 주류 기업들은 다른 식품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액 대비 원재료 비중이 낮아 수익성이 높다.
특히 위스키 가격이 오른 덕을 봤다. 골든블루 사피루스 출고가는 2만4255원에서 2만5905원으로 지난해 10월부터 6.8% 올랐다. 사피루스 윗등급에 해당하는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도 3만7235원에서 4만40원으로 7.5% 증가했다. 위스키 가격이 오르기 전에 주류 도매상에서 재고를 사들이면서 매출에 반영됐다. 골든블루 위스키는 판매는 94%가 주류 도매상이 담당하고 있다.
◇8년째 부지 검토 중인 K-위스키 생산 프로젝트
골든블루의 앞으로의 과제는 'K 위스키 프로젝트'다. 국내 생산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골든블루도 도전장을 냈다. 부산에서 출발한 회사인 데다가 국내 로컬 위스키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만큼 국내 증류소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국내 생산에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골든블루가 K 위스키 프로젝트를 공식화한 건 지난 2016년으로 벌써 8년이 흘렀다. 골든블루는 현재 증류소 설립보다는 원액을 스코틀랜드에서 들여오는 등 국내 숙성 테스트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에 위치한 기장 공장에서 숙성 테스트를 진행해 한국 기후를 반영한 위스키 생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코리안 위스키는 이미 인지도가 높은 스카치 위스키나 재패니스 위스키와 경쟁해야 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스코틀랜드 등 산악이나 섬 지역이 증류소 설립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최적의 증류소 입지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골든블루는 국내 환경은 증류소 설립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다. 이름이 코리안 위스키인 만큼 한반도의 특징이 제품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일본이나 대만 등 자국의 기후와 물을 최대한 활용한 제품들의 품질이 인정받고 있다"며 "증류소를 설립할 최적의 입지는 따로 없고 국내 환경을 제품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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