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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中 경기 부양 기대감에 뛴 코스맥스, 향후 반등 열쇠는중국 장기 성장 기대감에 '방점', 실질적 중국 법인 매출 회복 관건

홍다원 기자공개 2024-12-20 09:31:1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대표 기업 코스맥스 주가가 모처럼 뛰었습니다. 그간 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던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는데요.

지난 10일 종가 기준 코스맥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24%(1만8600원) 오른 14만92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연초 대비 21% 오른 수치입니다. 올해 종가 기준 최고가인 19만7800원에는 못 미치지만 그간 하락했던 낙폭을 일부 회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주가 상승을 이끈 건 기관 투자자들이었습니다. 화장품 ODM업계의 업황과 현재 코스맥스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이달 들어 기관 투자자들은 코스맥스 주식을 105억원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5억원, 35억원 순매도했습니다.

K-뷰티 호황으로 화장품 ODM 기업들이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코스맥스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는 어려웠습니다. 해외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법인의 성장세가 정체됐기 때문입니다. 중국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코스맥스는 지난 6월 고점을 찍고 하락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중국 시장 업황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번 코스맥스의 주가 급등 배경도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 때문입니다.

지난 9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 경제 업무의 최우선 과제로 소비 진작을 언급했는데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내수 확대와 소비 진작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과학기술 혁신을 소비 진작보다 우선 순위로 뒀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중국 정부 기조 변경에 따라 위축됐던 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화장품 기업 주가들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코스맥스는 두 자릿 수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이는 꾸준히 중국 시장에 힘을 싣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코스맥스는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세울 만큼 중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는데요.

2004년 중국 화장품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해 중국 내수 화장품 시장과 로컬 브랜드를 20년 넘게 공략해왔습니다. 중국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중국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코스맥스의 중국법인 코스맥스차이나는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신사옥 건립에 나섰습니다. 총 1300억원을 투입해 연구와 생산, 마케팅까지 ODM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코스맥스의 중국 시장 성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데요. 중국 법인 실적 회복이 결국 주가 상승의 열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이 주가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한국 인디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국내 법인이 연결 실적의 고성장세를 견인해 왔지만 앞으로의 주가는 중국과 미국 법인 회복 여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 경기 회복 시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 매출 비중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에서 할증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며 "현재 주가는 PER 13.3배로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중국 법인에서의 실질적인 매출 확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주가 상승에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이 반영됐지만 기대감이다보니 장기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코스맥스 주가가 급등한 건 중국 부양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컸고 그간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매수세가 집중되기도 했다"며 "4분기에 직접적인 중국 법인 실적 반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Comments

코스맥스그룹의 재무 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건 신윤서 코스맥스비티아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입니다. 코스맥스가 지주사의 지배를 받고 있는 구조이다보니 지주사 CFO인 신 부사장이 코스맥스를 포함한 계열사 재무를 아우르고 있는데요.

신 부사장은 코스맥스그룹에서 약 12년간 그룹의 재무를 책임진 인물입니다. 1971년생으로 삼정KPMG를 거쳐 2011년 3월 코스맥스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22년에는 2016년 임원 배지를 단지 3년 만에 전무이사로 승진했고 2023년 인사에서는 부사장에 오르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더벨은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신 부사장으로부터 최근 주가 급등 이유와 중국 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원인 등을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오전 9시 30분 경 공시상 나와 있는 대표 번호를 통해 전화를 걸었지만 주가 관련은 IR팀에서 대응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 IR팀 담당자는 11시까지 회의가 잡혀 있어 자리를 비웠다고 했습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실을 거쳐 주가와 향후 계획에 대한 코멘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코스맥스 IR 담당자는 주가 급등 이유에 대해 "지난 10일은 코스맥스뿐만 아니라 화장품주 전반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날이었다"며 "그간 눌려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반영됨과 동시에 전날 중국 정부 부양책 발표로 중국 시장도 동반 성장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코스맥스는 올해 글로벌 최초로 화장품 ODM 매출 1조원을 돌파했는데 중국 시장의 장기 침체가 회복됐다면 추가 성장이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시장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신사옥 건립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앞선 담당자는 "올해 상하이 신사옥 착공에 들어간 것은 여전히 중국 잠재 화장품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며 "중국 중심지를 제외한 도시는 화장품 소비가 활발하지 않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구매력을 갖추면 추가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ODM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에서 연구·생산·영업을 하나로 모은 '중국 미의 전당' 콘셉트의 신사옥 건립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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