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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방통위 시정명령 기한 넘겼다 '발만 동동' SBS M&C나 SM C&C 지분 매각 '난항', 방통위 "현재 처분 방안 검토"

이지혜 기자공개 2024-01-29 11:33:5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SBS M&C와 SM컬처앤콘텐츠(SM C&C)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SBS M&C 지분 매각은 투자자 측 사정으로 사실상 중단됐고 SM C&C 지분을 지금 팔았다가는 자칫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시장 상황 상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당초 공지했던 시한까지 소유제한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못한 채 약 일주일을 보내고 말았다.

방통위 법률에 따르면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광고대행자는 미디어렙사의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해당 규정을 어기게 됐다. SM C&C가 광고대행자에 해당돼서다.

◇시정명령 기한 넘긴 지 일주일, 카카오 ‘묵묵부답’

26일 방통위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해 7월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 소유제반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정해진 기한 안에 위반사항을 해소하지 못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가 시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SBS M&C나 SM C&C 지분을 매각해야 하지만 이런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달 18일이 시정명령 기한이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공식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현재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카카오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다.


방통위는 카카오가 미디어렙사 광고대행자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6항에 따르면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광고대행자는 미디어렙사의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해 7월 카카오를 대상으로 6개월 이내에 위반 사항을 시정하도록 명령하는 것을 의결했다.

카카오가 이 규정을 어긴 것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공개매수 등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지분을 약 40%가량 인수했다. 이에 따라 광고대행자에 해당하는 SM C&C가 계열사에 편입되고 말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SM C&C를 거느리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각각 20.76%, 19.11% 보유했고SM엔터테인먼트가 SM스튜디오스를 통해 SM C&C 지분을 29.45% 쥔 구조다. 동시에 카카오는 2014년부터 SBS M&C 지분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10%를 갖고 있다.

방통위의 규정을 지키려면 카카오는 올 1월 18일까지 SBS M&C나 SM C&C 지분을 매각했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는 해당 지분을 매각하지 못한 채 기한을 일주일이나 넘기고 말았다.

◇SBS M&C 지분 매각 '사실상' 중단, SM C&C 지분 매각도 '난항'

카카오가 방통위의 명령을 이행하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당초 카카오는 SBS M&C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해당 명령을 이행하기로 했지만 투자자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지역민영방송협의회가 공동출자한 PP법인에 SBS M&C 지분 10%를 매각하려고 했다. 지난해 12월 22일이 계약금 잔금을 납입하는 날이었다. 그러나 SBS가 이를 경영권 위협으로 여겼고 지역민영방송협의회로 하여금 인수의사를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역민영방송협의회는 SBS M&C 지분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고 카카오와 함께 다른 매수자를 찾고 있다. 카카오의 SBS M&C 지분 매각 작업이 시정명령 기한을 불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채 사실상 중단된 셈이다.

그렇다고 당장 SM C&C 지분을 팔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는 새 경영전략인 SM 3.0의 성공을 위해 1조원의 재원을 마련, 2025년까지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는 SM C&C 등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SM C&C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기준 SM C&C의 시가총액은 1724억원에 그친다. 2023년 초 SM C&C 주가가 5000원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하면 대폭 떨어졌을 뿐 아니라 시가총액도 반토막이 났다. 2022년에도 주가가 썩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3000원대에서 오르내리면서 기업가치도 지금보다는 나았다.

이런 상황에서 SM C&C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카카오는 물론 SM엔터테인먼트에게도 불리해질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카카오는 그만큼의 투자부담을 더 짊어질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SBS M&C 지분 매각하려 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방통위의 시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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