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원씽, '사내이사 축소' 애경산업 입김 세질까창업주 배우주 전 대표 공석 유지, '인수 2년차' 협업 본격화 전망
서지민 기자공개 2024-02-05 07:17:1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9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 2년 전 애경산업 자회사로 편입된 원씽이 이사회 전열을 재정비했다. 창업자인 배우주 공동대표가 사임하면서 사내이사 1명을 제외한 모든 이사회 멤버가 애경산업 측 임원으로 구성됐다. 모회사의 영향력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원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배우주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공동대표 규정이 폐지됐다. 배 대표는 2019년 최유미 대표와 함께 원씽을 설립한 인물로 구체적인 퇴사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경산업은 2022년 5월 111억원에 원씽 지분 70%를 인수했다. 애경그룹의 첫 외부기업 M&A로 이목을 끌었다. 원씽은 어성초, 인진쑥 추출물 등 원료 성분을 차별화한 기초스킨케어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으로 색조에 강점이 있는 애경산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인수 후 애경산업은 기존 공동대표에게 그대로 회사 운영을 맡기는 대신 기타 비상무이사와 감사로 애경산업 출신 인물 4명을 선임했다. 기존 원씽의 강점을 지키면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애경산업 임재영 대표와 선보경 화장품사업부 총괄 전무, 김상준 경영지원부문 총괄 전무가 기타 비상무이사로, 박진우 미래전략실 총괄이 감사로 이름을 올렸다.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주도할 재무인력으로 CFO인 김 전무를 투입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2024년도 애경그룹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임 대표가 물러나고 김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공석이 된 CFO 직은 박 총괄이 겸직하기로 했다. 박 총괄은 기획과 IR, 성장전략 수립 등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과 회계·재무를 총괄하는 경영지원부문을 함께 이끌게 된다.

배우주 전 원씽 대표와 임재영 전 애경산업 대표의 사임으로 사내이사와 기타 비상무이사에 각각 한 자리 공백이 생겼다. 원씽은 사내이사를 채우지 않고 기타 비상무이사 자리에만 애경산업 측 임원을 선임했다.
현재 사내이사는 창업자인 최 대표 뿐으로 이사회 5명 중 4명이 애경산업 경영진이다. 원씽 실무진보다 모회사 애경산업에 힘의 균형이 더 쏠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원씽에 대한 애경산업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원씽은 애경산업의 계열사로 편입된 후에도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여전히 외부 OEM 업체를 통한 생산 방식을 고수 중이다. 그동안의 행보 중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건 지난해 6월 연남동에 위치한 애경 디자인센터로 사무실을 옮긴 게 유일하다.
그 사이 원씽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으나 매출 성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손실을 기록하고 적자전환 했다. 실적 개선을 위한 새 성장전략이 필요한 상황에서 AGE20'S 등 주력 브랜드를 통해 시장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애경산업과 협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신영 구매·SCM 부문 상무로 기타 비상무이사 자리를 채운 점도 눈길을 끈다. 애경산업은 325억원을 투입해 물류센터를 증축하는 등 물류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중앙물류센터는 보관 용량을 기존의 약 2배로 늘리고 고객 주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애경그룹 정기 인사에 따른 후속 조치로 원씽 이사회에도 변동이 생긴 것”이라며 “그동안 원씽은 애경산업과 협업을 모색하기보다는 디지털 채널에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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