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8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도 제도가 뒤바뀌다 보니 이젠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수요예측 절차가 사실상 무력화되었는데, 차라리 미국처럼 일반 청약을 없애고 소수 기관 중심으로 공모주 배정을 진행하는게 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한 증권사 관계자에게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근 흐름에 대해 질문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지난해 공모주 제도가 대폭 변화한 이후 사실상 수요예측 제도가 무력화 되었다는 것이 골자였다.
IPO 제도에 대한 볼멘소리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외부 변수에 민감한 자본시장의 성격상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급격한 변화가 누적된 결과 최근에는 어느 때보다 불만이 큰 편이다.
특히 문제로 거론되는 현상은 지난해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수요예측 행태다. 이에 관해서는 공모를 주관하는 증권사나 주식을 배정받는 기관투자자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열 양상이 이어지며 배정 경쟁이 공모주 투자의 주류가 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IPO 기업의 공모가 확정 과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상장일 가격이 400% 까지 튈 수 있으니 대부분 밴드 상한을 초과한 수준에 가격을 써낸다. 상한보다 25% 이상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도 잦다.
증권신고서를 꼼꼼히 분석하는 기관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다른 이들의 신청 수량과 가격을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이전에도 이런 '눈치 싸움'이 있었지만 최근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자칫하면 아예 배정을 못받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한 2차전지 소재 기업 이닉스는 대표적인 사례다. 공모가를 최상단보다 27% 이상 높은 1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통상 20% 선에서 할증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수준이다. 증가 폭이 더 컸던 기업을 찾으려면 9년 전인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일부 기관은 이전 사례를 참고해 25% 할증한 가격을 써냈으나 단 한주도 배정을 받지 못했다. 높은 가격에 수요가 모였으니 어쩔 수 없다고 봐야할까.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이 만든 '인위적 버블'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평가다.
지난해 가격제한폭 확대를 골자로 한 수요예측 제도 개편 당시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제도 변화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 추가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다 없애고 미국처럼 하자"는 불만이 나오는 지금이 그 약속을 이행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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