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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콘코리아 2024 리뷰]"경계현 만났다" 머크, 삼성·SK '반도체 동맹' 속도글로벌 임원 대거 한국행, 투자 확대 예고…엠케미칼 시너지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06 09:02:0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머크가 한국 반도체 업계의 잠재력을 크게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다. 머크는 우리나라 비중을 늘리면서 두 회사와의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심에는 2022년 인수한 엠케미칼(구 메카로 화학사업부)이 있다. 앞서 머크는 2025년까지 6억유로(약 8700억원)를 국내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중 절반을 엠케미칼 인수와 평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시설에 썼다. 남은 3억유로는 엠케미칼의 음성공장 등 생산능력(캐파) 증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파트너 회동부터 '세미콘코리아 2024' 기조연설까지…"한국에 진심"

최근 머크의 반도체 사업 경영진이 한국을 찾았다. 아난드 남비어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벤자민 하인 수석부사장, 슈레시 라자라만 수석부사장, 사파 쿠텁 쿠트 디지털솔루션 헤드 등이 총출동했다.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남비어 수석부사장은 지난 1월31일부터 2월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고 한국머크는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까지 개최했다.

머크 반도체 사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아난드 남비어 수석부사장

해당 간담회에서 남비어 수석부사장은 "AI로 인해 반도체 시장이 1조달러(약 134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94개의 반도체 팹이 지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평생 처음 본다"면서 "AI 핵심 요소인 메모리는 한국이 60%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은 그만큼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2024'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머크 부스를 방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경 사장은 카이 베크만 머크 일렉트로닉스 회장, 남비어 수석부사장 등을 회동했다.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남비어 수석부사장은 "경 사장이 직접 찾아왔고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제조사 및 협력사의 공통적인 기회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삼성과 같이 투자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머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용 특수가스, 화학기계연마(CMP) 슬러리, 린스 등을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주요 공정에서 쓰이는 필수 화학물질이다.

더불어 머크는 딜리버리 시스템 및 서비스(DS&S) 사업도 추진 중이다. 소재 공급장치와 특수가스 설비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는 "한국에 (고객들의) 메가 팹이 10개 정도 건설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비어 수석부사장은 "한국 고객과 협업하면서 무엇이 필요할지 살피고 있다. 이번 방한에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엠케미칼에 대해 설명하는 슈레시 라자라만 수석부사장

◇하이-K 전구체·DSA, 한국 공략 신무기

머크는 포트폴리오도 넓혀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엠케미칼 인수가 대표적인 활동이다. 메카로부터 품은 엠케미칼은 고유전율(하이-K) 전구체를 다룬다. 전구체는 증착 공정을 통해 반도체 기판 위 금속 박막과 배선을 형성할 때 사용하는 소재다. 유전율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어 고성능 D램의 필수 요소로 여겨진다.

라자라만 수석부사장은 "엠케미칼은 인수한 것은 제품군에서 하이-K를 채우고 회사가 가진 캐파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현재 샘플링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 계획도 구체화 단계"라고 이야기했다. 기존 엠케미칼의 고객은 SK하이닉스였으나 머크와 합쳐진 만큼 삼성전자 등과도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엠케미칼의 음성사업장에는 유휴 공간이 있다. 추후 머크는 한국 캐파 증대 시 해당 공장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 관전 포인트는 유도자기조립(DSA)이다. DSA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패터닝 공정의 일종으로 최신 노광 기술인 극자외선(EUV) 보완재로 주목받고 있다. 화학 재료를 웨이퍼 위에 도포한 뒤 가열해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EUV에서 발생하는 불특정한 패터닝 오류를 보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크는 수년에 걸쳐 12개의 고분자 재료를 배합해 DSA를 개발했고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과 관련 연구가 한창이다. 남비어 수석부사장은 "(DSA를 통해) 2개의 EUV 단계를 없애줄 솔루션"이라면서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이번 세미콘코리아 2024 행사 기간에도 DSA 관련 논의가 활발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기술 난도가 높아 구현이 어려웠으나 상용화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머크의 투자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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