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광물 전쟁]공급망 직접 투자 가능성 열어놓은 SK온③소재·광물 협력 논의, 본격 투자 '원년'…구매 조직 체계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4-02-07 10:09:51
[편집자주]
전기차 구동의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는 전기차 제조원가의 40~50% 정도를 차지한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원가절감에 이차전지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광물 가격이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자 전기차·이차전지 업계뿐 아니라 소재, 상사업체들도 자체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서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값싼 광물을 확보하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상사업체의 광물 확보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4년 차를 맞은 SK온은 이차전지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장 작업을 단행했다. 아시아(국내·중국)에 한정됐던 생산거점을 헝가리, 미국 등으로 넓혔고 분사 전 20GWh에 불과했던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88GWh로 4배 이상 성장했다. 덕분에 중국 이차전지 업체의 약진 속에서도 비(非)중국 시장에서 두자릿수 점유율(작년 말 10.8%)을 유지했다.다만 SK온이 단순히 생산능력 확대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자체적인 산업 밸류체인 구축에도 나섰다. 레이크리소스, 에코프로비엠 합작 등이 대표적으로 곳곳에 뿌린 협력 논의가 올해 투자로 결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IRA가 키운 밸류체인 협력, 여유로운 투자 일정
SK온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전부터 스위스, 호주 등 광물업체와 손을 잡고 주요 원재료를 공급받았다. 생산능력 확대의 선결조건이 원소재 공급인 만큼 다양한 지역의 광물과 소재를 장기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본격 시행에 들어간 IRA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여기서 나아가 주요 소재·광물 업체에 대한 직접 지분 투자 가능성도 열어놓기 시작했다.
그 시작점 중 하나가 2022년 10월, 레이크리소스와 체결한 리튬 공급 계약이다. 레이크리소스는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아르헨티나의 리튬 염호와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이중 아르헨티나 카치(Kachi) 염호에서 나오는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그동안 구매 계약과 다른 점은 SK온이 직접 지분 투자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당시 SK온은 레이크리소스의 생산 프로젝트 결과를 보고 해당 회사의 지분 10%를 취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예정 취득일자는 지난해 6월이었다.
다만 프로젝트 성과가 나오지 않아 계약조건을 묶어둔 채 추후 실제 지분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레이크리소스는 지난해 12월 카치 프로젝트에 대한 1단계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는데 SK온은 올해 말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리튬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상태다. 이미 공급망 자체를 다변화한 데다 공급 계약 시점도 남아 있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투자는 포드·에코프로비엠 등과 맺은 3자 합작 계약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3사는 캐나다 퀘벡주에 양극재 공장을 구축 중인데 SK온과 포드 모두 구축을 주도하는 에코프로비엠 현지법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형식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 역시 실제 생산에 돌입하는 시점은 2026년 상반기로 SK온은 일정에 맞춰 지분을 출자해 현지 공장 구축을 지원한다.
◇구매 경쟁력 강화, 조직 체계화
SK온은 이러한 광물 확보·투자를 담당하는 구매 조직도 세분화했다. 출범 초창기부터 배터리구매본부장, 배터리전략구매실장, 배터리구매실장 등을 두고 각각 임원을 선임해 책임을 강화했다. 이후에는 구매담당, 구매경쟁력담당, 글로벌구매담당, 원소재구매담당, 셀소재구매담당 등 담당 임원수도 5명으로 늘리며 조직을 보다 체계화했다.
현재 전체적인 구매조직을 이끄는 인물은 신영기 부사장(구매담당)이다. 신 부사장은 전기차 부품회사인 태화기업의 총괄부사장 출신으로 2020년부터 SK이노베이션 배터리구매센터장을 맡아 이차전지 구매 조직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이차전지 사업부가 독립 출범한 이후에는 SK온으로 자리를 옮겨 구매 사업 총괄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신 부사장 아래에는 안정열 부사장(구매경쟁력)과 박종진 부사장(셀소재구매)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안 부사장의 경우 SK텔레콤 SCM그룹장을 맡다가 지난해 9월 SK온에 합류했으며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상무)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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