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항공동맹의 재편]메가캐리어의 하늘길은 어떻게 달라질까②경쟁제한에 1+1은 어려운 합병, '스카이팀' 델타항공·버진애틀랜틱 공조

허인혜 기자공개 2024-02-16 07:38:38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단순히 국내 항공사간의 만남이 아니다. 세계 7위로 올라서는 만큼 항로도, 항로를 결정하는 항공동맹도 바뀐다. 해외 경쟁당국이 결론을 숙고하는 이유다. 국내 항공업계에도 전례없는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두 대형 항공사(FSC)가 합병하면 거대한 항공동맹이나 마찬가지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역시 두 항공사의 자회사가 합병한 대형 LCC와 강소 LCC들로 재편된다. 더벨이 두 항공사의 합병에 따른 국내외 항공동맹의 변화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0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험로를 예상하지 못한 길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부터 결론을 내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됐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이 뛰어들 수 있었던 자신감에는 각국 항공사들과 '스카이팀'이라는 긴밀한 동맹체 아래 있었던 점도 작용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가장 먼저 규모 확대다. 글로벌 7위급 메가 캐리어의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두 항공사가 활발히 국제선을 띄우다보니 각국 경쟁당국도 1+1의 합병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각 사별로 보면 규모가 늘어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축소 조정도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에 우선 배분을 노력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영국 등 일부 장거리 구간은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가 100% 대안책이 되기에는 어렵거나 시기상조다. 대한항공이 추가로 꺼내든 카드는 스카이팀 내 항공사들과의 공조다.

◇슬롯·운수권 조정 요청한 EU·영국·일본·중국·미국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 후 반납할 슬롯과 운수권은 합병 항공사 관점에서는 마이너스지만 전체 항공업계에게는 새로운 진입로다. 13개 국가가 승인이나 조건부승인을 내릴 때마다 그 조건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최근 조건부승인 결정을 내린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영국과 일본, 중국 등이 운수권과 슬롯 반납,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등의 조건을 걸었다. 남아있는 미국 역시 슬롯 배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포함한다면 EC의 조건이 가장 까다로웠다. 화물뿐 아니라 여객 노선의 변화도 있다.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대한항공이 보유한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4개의 노선을 반납하기로 했다. 대체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이다.

영국의 경쟁당국인 경쟁시장청(CMA)과는 인천~런던 노선 운수권과 슬롯을 영국 버진애틀랜틱에 넘기겠다고 제안해 승인을 받았다. 인천~런던 노선에 버진애틀랜틱이 취항하는 한편 대한항공 보유분이 주 10개, 아시아나항공이 주 7개였는데 합병 후 아시아나항공의 슬롯을 모두 넘겨주는 조건이다. 호주도 인천~시드니 항로에 콴타스·제트스타가 비행기를 띄운다.

지난달 합병 승인을 통지한 일본은 일부 노선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서울 4개 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 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 등이다. 대한항공은 요청이 있다면 신규 진입자에게 슬롯을 양도하기로 했다. 중국 경쟁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중국의 9개 노선 반납을 요청했다. 신규 항공사가 진입을 원하면 내주는 조건이다.

상반기 승인이 예상되는 미국은 대한항공·아시아나의 미주 13개 노선 중 5개(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에 독과점 논란이 일 수 있다. 모두 주요 노선이다.

◇국내사만 활용 불가능, 외항사·항공동맹 어디 진입했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해야 한다면 최대한 국내사에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들은 국내 배분에 한계가 있다. 덕분에 수혜를 보는 외항사도, 항공동맹도 있다. 특히 대한항공과 공조 중인 스카이팀은 두 항공사의 결합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대한항공의 합병으로 수혜를 보는 항공사들이 스카이팀에 몰려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영국의 버진애틀랜틱이다. 대한항공이 먼저 대안으로 내세웠다. 대한항공은 CMA가 합병에 따른 시장 경쟁성 제한을 우려함에 따라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 신규 취항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버진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 운항 추진과 함께 스카이팀 합류 작업도 진행됐다.

델타항공도 마찬가지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2018년 조인트벤처(JV)를 체결한 뒤 한미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더불어 항공 동맹이 없는 에어프레미아나 스타얼라이언스의 유나이티드항공도 미주노선을 확대하면 시장 경쟁성이 저하되지 않는다고 봤다. 지난해 기준 점유율을 고려할 때 5% 미만인 에어프레미아 등은 아직 시작 단계이고 따라서 델타항공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에어프레미아도 항공기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확대되면 항공동맹 가입을 계획하고 있다.

스카이팀은 아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항공이 수년간 각국의 요구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소속 외의 외항사들과도 꾸준히 접촉해 왔다. 일부 장거리 구간에서는 다른 항공동맹 소속 항공사와 협의하기도 했다. 인천~시드니 노선 취항을 결정한 호주의 콴타스항공과 계열사인 제트스타항공이다.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 19곳 중 호주 항공사는 없다. 콴타스항공은 또 다른 항공동맹인 원월드의 창립멤버이자 호주의 최대 항공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