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동맹의 재편]미국 항공사 라이벌전과 국내 FSC 합병의 나비효과①'스카이팀 vs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 라이벌, 합병승인 마지막 키
허인혜 기자공개 2024-02-15 07:33:45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단순히 국내 항공사간의 만남이 아니다. 세계 7위로 올라서는 만큼 항로도, 항로를 결정하는 항공동맹도 바뀐다. 해외 경쟁당국이 결론을 숙고하는 이유다. 국내 항공업계에도 전례없는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두 대형 항공사(FSC)가 합병하면 거대한 항공동맹이나 마찬가지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역시 두 항공사의 자회사가 합병한 대형 LCC와 강소 LCC들로 재편된다. 더벨이 두 항공사의 합병에 따른 국내외 항공동맹의 변화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국내 빅3이자 라이벌이다. 아무리 경제대국 미국의 톱티어 항공사라지만 이역만리 타국이다. 국내 산업에 영향이 없다면 둘 사이의 경쟁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항로를 바꿀 수도 있는 갈등이다. 두 항공사가 속한 항공동맹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스타얼라이언스에,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스카이팀에 속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성사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탈퇴가 유력하다.
유나이티드항공이 두 항공사의 합병을 반길리 없다. 미국 경쟁당국도 빅3 중 한 곳의 의견을 묵과하기는 어렵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합병 승인이 유력해진 지금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두 항공사가 합병한다면 항공동맹의 지형도는 어떻게 바뀔까.
◇대한항공의 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국제 항공 동맹체는 모두 스카이팀(SkyTeam),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원월드(oneworld) 세 곳이다. 항공 동맹은 소비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항로는 물론 마일리지 등의 서비스도 공유하기 때문이다. 노선 다양성과 취항 도시, 서비스, 가장 중요한 연계 운항 인터라인(Interline) 등은 가입 항공사가 얼마나 많은 지에 따라 갈린다.
대한항공이 스카이팀에,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해있다. 항공사 규모로만 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앞서지만 항공동맹을 떼어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우위다.
정확하게는 스타얼라이언스가 스카이팀을 누른다. 스타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나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루프트한자, 에어캐나다, 전일본공수(ANA), 타이항공 등 26개 회원사가 속해 있다. 1300개 공항에 취항한다. 스타얼라이언스는 최초의 항공 동맹이다. 1997년 설립됐다. 아시아나항공이 합류한 건 2003년이다.
스카이팀에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등 19곳이 몸담고 있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의 창립 멤버다. 2000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이 합작해 세웠다. 결성은 가장 늦게 됐지만 원월드에 앞서 세계 2위다.
이 항공동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결정하는 마지막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성사되면 미주항로 대부분을 점유한 메가 캐리어가 스카이팀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얼라이언스는 한미노선의 주요 동맹을 잃는다.
◇아시아나 동맹 잃는 스타얼라이언스, 점유율 80% 차지하는 스카이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군불을 오래 뗐지만 이제 정말 9부능선을 넘고 있다. 이르면 13일 유럽연합 경쟁당국인 집행위원회(EC)가 심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미국의 결정만 남는다.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할 14곳 중 마지막 한 곳이다.
험로를 지났지만 미국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미국 법무부(DOJ)는 수년째 기업결합 승인을 내리지 않고 있다. 승인도 유예했다. 미국 매체인 폴리티코는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스타얼라이언스와 스카이팀에는 미국의 양대 항공사가 따로 몸담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팀,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이 한 팀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경쟁제한을 이유로 결합에 반대하고 있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양쪽에 속한 미국 항공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주목하는 건 한국~미국간 노선의 특수성 때문이다. 한미 노선의 80%를 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점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18년 조인트벤처를 체결해 한미노선을 공동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유럽 노선 점유율이 58%였는데 미주노선은 이보다도 높다는 이야기다. 이중에서도 대한항공·아시아나의 미주 13개 노선 중 5개(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에 독과점 논란이 일 수 있다. 모두 주요 노선이다.
◇'해결사' 에어프레미아? 아쉬운 점유율…노선 확대·대한항공 지원 남았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5월부터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비행기를 띄운다.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에 이은 세 번째 미주 정기편성 노선이다. 하와이에도 취항한 바 있다. 상반기 중으로 미국 법무부에 승인을 얻어낼 계획인 대한항공에게는 희소식이다. 대한항공은 실제로 에어프레미아를 아시아나항공 대체 항공사로 내세우고 있다.
아직 아쉬운 점유율은 걸림돌이다. 지난해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 점유율은 4.09%에 그친다. 델타항공을 제외한 외항사들의 점유율이 약 15%인데 합산 점유율은 물론 각사별로 떼낸 점유율에도 밀린다.
다만 지난해는 에어프레미아의 성장기였다. 미주노선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독과점 우려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 등의 항로가 주다. 대한항공의 지원도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에 기재와 조종사, 승무원 등 필요 인프라와 인력 이관 등의 내용을 담은 지원방안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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