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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서스운용은 지금]1·2기 대표체제 5년 시행착오, 연착륙은 '아직'①정춘기→김연수 대표 거치며 일반사모 확대, 수익 '들쭉날쭉'

이명관 기자공개 2024-02-29 08:16:44

[편집자주]

칸서스자산운용이 새주인을 만난지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순탄하지 않았던 M&A 과정을 거쳐 2019년 부동산 개발사인 HMG그룹에 편입됐다. 칸서스자산운용이 M&A 이후 어떻게 변화됐는지 또 향후 방향성 등을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인이 바뀌기 전 칸서스자산운용은 오래전부터 M&A 시장의 잠재 매물이었다. 이전 최대주주였던 한일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정작 매각의 키를 쥔 이는 김영재 회장이었다. 경영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직접 투자자를 유치해왔다. 그렇게 지지부진 하던 매각은 2019년 부동산 디벨로퍼인 HMG그룹의 등판으로 마무리됐다.

HMG그룹에 편입된 칸서스자산운용은 모기업과 연계된 개발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사업에 더해 성장 가능성에 시장의 이목이 향했다. 다만 올해로 5년차를 맞이한 칸서스자산운용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실적이 들쭉날쭉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초대 정춘기 대표 제체, MMF 시장 '철수'

HMG그룹은 2019년 10월 칸서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HMG그룹 계열사인 HMG디앤씨가 지분 74.8%를 취득했다. NH투자증권도 증자에 참여해 일부 지분을 확보했다. HMG그룹으로의 매각이 공식화된 시기는 칸서스자산운용이 제3자배정 유상신주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안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한일홀딩스의 매각안과는 별개로 칸서스자산운용의 김영재 전 회장이 직접 발로 뛰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필요유지 자기자본금이 미달한 상태였던 터라 경영개선 작업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HMG그룹과 NH투자증권을 유치했다.

최종적으로 HMG 50억원, NH투자증권 20억원 등 총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5대 1 수준의 무상감자가 기본이 된 개선작업이 이행됐다. 이와 함께 HMG그룹은 기존 대주주 지분과 김 전 회장의 지분까지 사들이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

이후 김 전 회장 등 칸서스자산운용을 이끌던 경영진이 물러났다. HMG그룹 체제에서의 초대 대표로 내정된 이는 정충진 대표다. 정 대표는 동양증권, 한국주택할부금융, 삼성증권 등을 거쳤다.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에서 자산운용업계에 발을 들였고, 2017년부터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를 역임했다. 케이클라비스 시절 정 대표는 구조화 상품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이력을 기반으로 정 대표는 2019년 11월 칸서스자산운용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정 대표가 합류했을 당시 칸서스자산운용은 경영개선 작업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2018년 대규모 손실로 결손금이 크게 쌓였고,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2018년 순손실 규모는 약 73억원에 달했다.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이어진 배상손실이 84억원이 컸다. 칸서스자산운용이 경영개선작업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곧바로 머니마켓펀드(MMF)를 정리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설정된 '칸서스법인신종MMF투자신탁1호'를 2020년 초 해지했다. 그 결과 칸서스자산운용의 MMF를 포함한 단기금융 펀드 설정액은 2019년 말 기준 335억원에서 이듬해 4월 '0원'이 됐다.

정 대표는 외형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보수율 낮고 향후 혹시모를 환매 요청에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물론 당시 칸서스자산운용의 MMF 현황을 보면 시장에선 경쟁사에 밀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칸서스법인신종MMF투자신탁1호는 5600억원 넘는 자금을 모으기도 했지만, 하향세가 이어졌고 해지되기 직전엔 수백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대신 칸서스자산운용은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펀드, 대체투자 상품에 집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채권형펀드를 연이어 선보였다. '칸서스튼튼우량단기채증권투자신탁1(채권)', '칸서스튼튼으뜸단기채증권투자신탁1(채권)' 등 단기채펀드 등이 출시됐다. 주식형 펀드인 '칸서스ONE-WORLD성과보수증권투자신탁(주식)'도 선보였다. 이는 설정 잔액으로도 잘 나타난다. 2020년 설정 잔액을 보면 증권집합투자기구 규모가 5170억원으로 전년 27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하지만 이같은 선택은 빛을 보지 못했다. 2020년 칸서스자산운용은 2018년에 이어 대규모 적자를 냈다. 2018년엔 배상손실이라는 영업외 요인이 문제가 됐다면 이번엔 영업이익단에서 손실이 났다. 2020년 말 기준 영업수익 64억원, 영업손실 39억원 등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53억원이었다.

2020년 회계기준이 12월 말 결산으로 변경된 탓에 3개 분기 실적이 집계되면서 전해년도와 외형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본업에서 부진했다는 사실은 명확했다. 실제 2020년 증권평가 손실만 4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배상손실까지 잡혔다. 본업의 부진에 더해 송사 리스크가 칸서스자산운용의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

이 같은 부진에 이듬해인 2021년 정 대표는 일반 사모펀드 결성에 집중하는 선택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설정잔액을 보면 증권집합투자기구가 2810억원을 절반 가까이 줄었고, 일반사모투자합자기구가 1조6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원 가량 늘었다. 그 결과 전체 설정잔액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21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물론 전반적인 수익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2021년 말 기준 영업수익 121억원, 영업이익 2억원 등이다. 숫자만 보면 적자를 면한 수준인 셈이다.


◇NH증권 출신 김연수 대표 취임 후에도 변동성 '여전'

2021년 나름대로 반등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 측면에서는 턴어라운드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HMG그룹은 결단을 내렸고, 기존 정 대표를 대신해 NH투자증권 출신의 김연수 대표에게 칸서스자산운용을 맡겼다. 앞서 HMG그룹이 NH투자증권과 함께 칸서스자산운용에 투자했는데, 당시 김 대표가 NH투자증권의 실무 책임자였다. 김 대표는 NH투자증권의 금융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김 대표가 투자 실무자에서 대표로 선임된 배경엔 HMG그룹 김한모 회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시각이었다. 김 대표와 김 회장은 광주 대동고등학교 동문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을 인수할 때 HMG그룹이 NH투자증권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두 사람의 네트워크가 연결고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증자를 비롯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에도 나섰다. 외부투자자 유치에 성공하고 어느정도 성과도 거뒀다. 험블비파트너스를 통해 16억원을 조달 받았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TDF(타깃데이트펀드), OCIO(외부위탁운용)를 대체할 만한 펀드를 찾기 위해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형사로서 대형사와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잘 할 수 있는 영역 찾기에 나섰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일반사모펀드의 비중이 늘었다.

연장선에서 2022년 폴라리스쉬핑 투자에도 나섰다. 폴라리스쉬핑의 대주주인 폴라에너지앤마린의 우군을 자처해 16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결성, 자금 지원에 나섰다. 당시 폴라에너지앤마린은 호반건설로 잠시 넘어갔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 이 같은 칸서스자산운용의 행보 속에 펀드 설정 잔액에서 일반사모투자합자기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설정잔액을 보면 2022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특별자산집합투자기구 규모 역시 종전 1조1400억원 선에서 700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취임 첫 해 외형 성장엔 성공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다시 뒷걸음질쳤다. 2022년 말 기준 영업수익은 130억원, 영업이익은 다시 3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그나마 2023년 들면서 투자기업의 밸류가 오르면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2023년 영업수익 126억원, 영업이익 23억원 등을 기록했다. 2022년 21억원이었던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지난해엔 1억원이 채 안됐다. 이 지점에서 흑자전환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다시 20억원에 이르는 배상손실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순이익은 10억원에 그쳤다. 여전히 송사 이슈가 칸서스자산운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시행착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변동성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모양새다. 그나마 공모펀드인 칸서스하베스트 펀드의 수익률이 나아졌다는 점이 위안거리로 꼽힌다. 물론 하베스트 펀드의 설정액은 수백억원대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칸서스자산운용이 계속해서 수익이 되는 사업을 모색 중이지만, 여전히 간판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마땅치 않은 것 같다"며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실적이 들쑥날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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