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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재심' 자비스앤빌런즈, 혁신 플랫폼 반전드라마 쓰나시장위서 플랫폼 사업성 강조…'파트너' NH증권 재수 성공 노하우 '집중'

윤진현 기자공개 2024-03-12 07:52:1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쩜삼' 플랫폼을 운영 중인 자비스앤빌런즈가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고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거래소 시장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해 상장 강행 의지를 보였다. 세무사회의 거듭된 반발에도 자비스앤빌런즈는 사업모델에 대한 재평가를 요청했다.

자비스앤빌런즈의 심사 결과에 IB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혁신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 시장위에서 심사 결과가 번복되는 선례로 기록될 수 있어서다. IB들은 비슷한 고민을 지닌 후발주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단 기대감을 내비쳤다.

게다가 상장 파트너 NH투자증권은 시장위 '재수'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국내 최초로 시장위에서 심사 결과를 번복한 에이프릴바이오의 상장 과정을 도맡았다. 자비스앤빌런즈가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NH투자증권의 손을 잡고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결국 '재심'…시장위서 '사업모델' 설득 '집중'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가 최근 거래소의 시장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2월 코스닥 상장 위원회의 사업모델 특례상장 예비심사에서 최종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코스닥 상장규정상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을 받으면 시장위원회에서 재심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진 철회를 통해 심사를 포기하는 절차를 밟았다. 시장위에서 결과가 뒤집힌 사례가 드물었던 점 등의 영향이 컸다. 에이프릴바이오와 이노그리드만이 성공 기업에 해당한다.

자비스앤빌런즈 측은 내부 논의를 통해 재심 청구를 결정했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시장위원회 재심을 받고자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이라며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함께 의견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알려진 미승인 근거는 사업모델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등이 미흡하단 점이었다. 자비스앤빌런즈의 주요 사업모델은 국세청의 홈택스를 통해 이용자의 세금 환급을 도와주는 삼쩜삼 플랫폼이다.

서비스를 출시한 지 4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는 총 1900만명이며, 누적 세금 환급액은 9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예비 유니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간편 시스템으로 세무 사각지대를 낮춰 납세자의 권리를 행사하도록 권장하는 서비스로 인정을 받았다. 그만큼 시장위 심사에서 적극적으로 사업모델의 혁신성과 지속가능성 등을 설득할 계획이다.
출처: 자비스앤빌런즈
◇혁신기업 공동 과제 '관심'…NH증권, 시장위 통과 경험 살린다

여기에 세무사회의 견제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세무 혁신 플랫폼인 삼쩜삼에 세무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자비스앤빌런즈 상장으로 인해 세무 대리 질서가 혼란해질 수 있다는 게 그 골자다.

세무사회는 거래소에 여러 차례 건의서와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 특히 “자비스앤빌런즈 상장으로 세무 대리 질서 혼란, 납세자 권익 침해, 사업성 부족, 사법 리스크 등으로 엄청난 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IB들이 이번 자비스앤빌런즈의 재심 결과에 집중하는 이유다. 혁신 플랫폼에 대한 미승인 번복 사례가 될 수 있어서다. 이후에 상장을 시도하는 플랫폼들 역시 비슷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만큼 자비스앤빌런즈 심사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상장 파트너인 NH투자증권이 자비스앤빌런즈의 선택을 존중해 재심 절차를 밟고 있다. 소명 자료를 준비해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선택을 존중해 시장위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혁신성이 있는 회사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게다가 NH투자증권은 시장위원회에서 결과를 번복한 최초의 딜을 주관한 경험도 있다. 2022년 기술특례 트랙을 밟아 코스닥 상장을 마친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위원회에서 고배를 마신 후 시장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재심을 거쳐 상장위의 미승인 결정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시장위에서 결과가 번복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올 들어 이노그리드가 시장위에서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시장위에서 결과가 바뀐 건 단 2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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