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오너 2세 '회장 시대']정용진 부회장→회장, 2024년 정기인사 포석①위기 정면돌파 위한 '강한 리더십', 조직개편·인사혁신으로 '준비완료'
김선호 기자공개 2024-03-12 09:25:17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이 대대적인 인사혁신과 조직개편으로 전환기를 맞은데 이어 정용진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격변하는 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 퀀텀 점프를 이뤄낼 계획이다. '오너 2세 회장 시대' 막을 올린 신세계그룹의 변화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부회장(사진)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총수인 이명희 회장은 총괄회장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2024년 정기인사를 통한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와 컨트롤타워 경영전략실 개편이 이를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신세계그룹은 8일 정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발표했다. 모친인 이 회장은 총괄회장으로 신세계그룹 총수 역할을 지속한다. 이러한 인사가 진행된 건 정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수일가에 대한 인사가 2024년 정기인사와 함께 이뤄지지 않은 건 지난해 주요 계열사인 이마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하는 등의 부진한 성적을 받아든 상황에서 총수일가의 승진 조치를 발표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강구한 후 정 회장을 승진시키는 편이 안팎 여론을 고려했을 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채널 '통합 대표' 탄생
신세계그룹은 크게 백화점 사업이 주력인 신세계를 중심으로 한 ‘백화점부문’과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마트 등이 속한 ‘이마트부문’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한다. 그중에서 정 회장이 주도적으로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이마트부문이다.
지분구조에서도 이러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각각 동일하게 10%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장남인 정 회장이 이마트 지분 18.56%, 장녀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각 계열사 최대주주다.
이 가운데 정 회장이 임원으로 속해 있는 이마트가 지난해 실적 타격을 입었다.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29조47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1년 법인 설립 후 12년 만에 사상 최초의 연간 적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신세계그룹은 2024년 정기인사에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를 한채양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3개 계열사 상품본부장도 황운기 전무로 통합시켜 구매력 제고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도록 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지마켓, 에스에스지닷컴, 더블유컨셉코리아는 오프라인 채널과 달리 각각 지마켓 출신의 단독 대표를 구축하고 각개전투에 나서기로 했다. 그중 대표적으로 지마켓은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혁신으로 ‘초개인화 메가플랫폼’ 비전을 실행하고 있다.
◇컨트롤타워 경영전략실의 '변신'
2024년 정기인사 단행 후 신세계그룹은 경영전략실의 개편을 진행했다. 후속인사를 통해 컨트롤타워인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조직명을 바꾸고 수장을 권혁구 전 사장에서 임영록 사장으로 교체했다. 정기인사에 이은 후폭풍이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일어났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각 사별 지속 성장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고 이후 세부 조직개편으로 실행 방향 설정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성장을 이끌 조직으로 경영전략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후속 조직개편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영전략실장으로 선임된 임영록 사장을 중심으로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도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해 성과 창출의 최일선을 담당하도록 했다. 경영총괄에는 허병훈 부사장, 경영지원총괄에는 김민규 부사장을 임명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인사혁신과 조직개편은 신세계그룹이 재도약하기 위한 전환기로 평가된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정 회장에게 힘을 싣는 조치가 필요했던 것으로도 분석된다. 때문에 역할에 큰 변화는 없지만 정 회장의 직급을 격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했다"며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경영전략실 본연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기만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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