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넥스트스텝]권기수·장윤중, 카카오 엔터 계열사 구조조정 나설까2023년 '조 단위' 당기순손실, 경영효율성 개선 본격화 전망…SM엔터 계열사 향방은
이지혜 기자공개 2024-03-18 07:19:49
[편집자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찬사 받았지만 지금은 사법리스크의 근원지로 거론된다. 이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리더십 교체를 단행하며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새로운 리더십의 어깨는 무겁다. 사법리스크 해소와 재무건전성 개선, SM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 글로벌사업, IPO(기업공개)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과연 이들은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넥스트스텝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기수,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취임 직후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이 나쁜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통폐합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조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계열사 구조조정을 이끌 조직으로 쇄신TF(태스크포스)가 거론된다. 현재 권 내정자와 장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내부에 쇄신TF를 설치, 해당 조직을 이끌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장과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계열사 구조조정을 위해 별도의 조직을 인사 조직에 설치하고 연초부터 이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말도 돈다.
◇2023년 당기순손실 1조…쇄신TF, 계열사 구조조정 검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달 27일 오전 9시 서울특별시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A동 대회의실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권기수 COO(최고경영책임자)와 장윤중 GSO(글로벌전략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주주총회가 끝나고나면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권 COO와 장 GSO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예정되어 있던 수순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월 말 권 COO와 장 GSO를 차기 공동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가 카카오로, 66.1%의 지분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공동 대표에 오르는 것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권 내정자와 장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차기 대표로서 각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연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내부에 쇄신TF를 설립하고 성장을 위한 방향성, 과제 등을 점검하고 있다. 동시에 직원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경청하는 크루톡 등도 진행 중이다.
이들이 3월 말 공동 대표에 공식 선임되면 가장 처음으로 본격화할 작업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이 거론된다.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사 관련 조직 등 내부에 TF를 세우고 계열사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계열사 구조조정을 추진,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당기순손실 1조407억원을 냈다. 2022년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이 4381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해 적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출범 이래 별도기준으로 3년, 연결기준으로 2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내는 것이다. 9000억원에 가까이 영업권 손상을 낸 탓이다.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효율화 작업은 권 내정자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사실상 CFO(최고재무책임자)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CFO를 지냈을 뿐 아니라 카카오M 경영지원 총괄을 맡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범할 때에도 시너지센터장으로서 재무관리를 이끌었다.
◇계열사 감축 약속, SM엔터 계열사도 구조조정 대상 거론
그룹 차원에서 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작업으로 여겨질 수 있다. 카카오그룹은 2022년 계열사 수를 30여곳 가까이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등 엔터사업을 강화, 소규모 콘텐츠 제작사가 증가하면서 계열사 수가 오히려 늘어났다.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는 연결대상회사 수가 총 142곳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0곳으로 총 28곳이 늘어났다. 카카오가 원래 거느렸던 계열사는 청산하거나 주요 계열사에 흡수하는 식으로 14곳을 줄였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 그 계열사가 카카오그룹에 편입되면서 총 42개 계열사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카카오가 더 많이 쥐고 있지만 경영상 협력하는 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만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장 내정자가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장 내정자는 지난해 3월부터 SM엔터테인먼트의 CBO(최고사업책임자)와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두 내정자가 3월 말 정식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EO에 취임한 이후 그동안 검토했던 과제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 방향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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