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유동성 압박' LG유플러스, 차입 증가·현금 감소 3년 내 미상환 회사채 3조 육박, 차환으로 한숨 돌려
이민우 기자공개 2024-03-18 07:56:3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차입금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가운데 보유 현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은 단기사채·차입 발생 등으로 3000억원 넘게 확대된 반면, 예금 등 현금성자산은 2500억원 가까이 줄면서 순차입금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차입 부담 가중과 보유 현금 축소는 LG유플러스의 단기유동성 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양호하나 유동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올해 포함 다음 3년 동안 매년 1조원 규모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자 비용을 감수한 차환 등이 필요한 상태다.
◇순차입금 증가세 “1월 회사채 발행으로 현금 확보”
15일 LG유플러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 7조3761억원 상당 차입금을 보유 중이다. 이는 전년 말 대비 3000억원 이상, 4.8% 늘어난 규모다. 2019년 LG헬로비전 인수 당시 5조7716억원이었던 LG유플러스의 차입금 규모는 소폭 감소한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 추세다.
지난해 차입금 증가는 주로 단기사채·차입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로 만기 설정된 시설자금 상환을 목적으로 1300억원 규모 단기차입이 단행됐었다. 더불어 유동성사채·장기차입금도 2022년보다 7500억원 가까이 불어 2조원을 넘겼다. 동기간 장기사채·차입금 감소가 동반됐으나 이는 5624억원 수준이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대비 크게 감소했다. 금융기관예치금을 포함해 6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8710억원 대비 25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에 2020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던 LG유플러스 전체 자본 중 순차입금 비중은 2022년 73%에서 지난해 78%로 치솟아 증가세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2022년 말 대비 감소하였으나 이는 회사채 발행시장 투자 수요를 고려해 올해 초로 회사채 조달 시기를 조절함에 따른 것”이라며 “1월 5000억원 회사채 발행으로 현재 안정적이고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동비율 100% 미만, 비우호적 금리 이자 부담
늘어난 차입 부담과 현금성자산의 감소는 LG유플러스의 단기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8%다. 부채비율은 통상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으로 보지만 200% 이하도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 부채비율로만 보면 과도한 유동성 압박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문제는 유동비율의 감소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유동비율은 88%를 기록했다. 2022년 말 105%에서 17% 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150% 이상을 건전하다 보고 100% 미만이면 단기 재무 상태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한다. 지표상으로는 LG유플러스가 재무상 단기유동성 악화를 겪을 위기에 노출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잔여만기를 3년 내로 앞둔 미상환 회사채는 3조원에 달한다. 만기시점을 균등히 배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상환 규모를 분산했으나 매년 1조원 내외에 달하는 규모의 상환은 꽤 큰 부담이다. LG유플러스에선 차환을 이용한 돌려 막기 또는 이익잉여금을 소모해 채무 상환에 나서는 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우선 LG유플러스는 1월 조달한 5000억원 규모 회사채로 올해 1분기 내 만기되는 3300억원 채무와 1800억원 단말기 대금·전자어음을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 말 LG유플러스의 유동비율 등 단기유동성 지표는 지난해 말 대비 개선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1월 모집된 회사채는 2년, 3년, 5년물로 중·단기채다. 숨을 돌리긴 했으나 차환한 부채를 짧으면 2년 길어도 5년 안애 다시 감당해야 한다. 여전히 과거 대비 비우호적인 발행 금리도 민감한 요소다. 최근 3년물 AA 등급 회사채 발행금리는 3%로 5%에 가까웠던 지난해 말보다 호전됐으나 1~2%를 오간 2021년 이전 대비 이자 부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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