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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IPO 제도개선 '당근-채찍' 병행…'풋백옵션' 어디까지환매청구권 부담 막중, 확대 영역 주시…주관사 공적기능, 제도기반 필요

양정우 기자공개 2024-03-20 07:47:5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당국이 'IPO 주관 업무 혁신 작업반(TF)' 가동으로 국내 기업공개 시스템의 대대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상장주관사의 IPO에 대한 책임을 가중시키면서도 상장예비기업에 대한 열악한 지위를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손질에 나서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무엇보다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이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성장성 특례 상장 등에 한정해 의무적으로 부여돼왔으나 앞으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은 물론 유가증권시장 상장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역으로 주관사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도 검토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풋백옵션 현실화 채비…코스피 IPO 확대 의견 '솔솔'

IB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IPO 파트마다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거래소측은 기술특례로 상장한 파두의 '실적 뻥튀기' 논란 이후 투자자 보호 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에 초점을 맞춰왔다.

새로운 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상장을 주관한 기술특례상장(혁신기술·사업모델) 기업이 증시 입성 후 2년 이내 관리·투자환기 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주관사에 풋백옵션 패널티가 부과된다. 그 뒤로 이 증권사가 기술특례상장을 주관할 때마다 모든 IPO에 풋백옵션이 부과되는 강도높은 조치다.

풋백옵션은 공모주 투자에 나선 일반 투자자에 부여된다. 공모주 청약으로 배정받은 주식의 가격이 상장 후 일정기간 동안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할 때 상장주관사를 상대로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앞으로 새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다른 특례 IPO보다 폭넓게 활용되는 기술특례상장에서도 증권사마다 막중한 부담을 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증권업계는 더블유씨피(WCP) IPO에서 풋백옵션 물량을 대거 떠안아 곤혹을 치렀던 선례가 있다. 당시 손절 대신 보유를 선택해 결국 이익을 내면서 처분하기도 했으나 그 사이 평가손실에 따라 IPO 본부의 전체 실적이 흔들리기도 했다. IPO의 볼륨에 따라서 풋백옵션에 따른 타격은 치명적일 수 있다.

한 증권사 IPO 부서장은 "이 와중에 금융 당국에서는 코스피 IPO까지 몇몇 조건을 토대로 풋백옵션이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증권시장을 노리는 IPO는 단연 공모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며 "만일 이런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IPO 시장은 소수의 메이저 하우스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주관사, 고객 상대 공적기능 '무리'…객관성 확보, 지위 개선 제도 검토

다만 금융 당국은 상장주관사의 책임을 키우는 대신 재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주관사 지위를 확보했다면 IPO 실사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장주관사와 상장예비기업은 금융기관과 고객 관계에 불과하다. 고객이 실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는 자료를 제시해도 적극적으로 검증에 나설 수 있는 카드가 없는 것이다. 밸류에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발행사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몸값과 사뭇 다른 객관적 시각을 관철시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파두 사태를 바라보는 IB업계에서는 매출 격차가 충격적이지만 상장주관사는 법규상 주어진 업무를 모두 소화했을 것으로 보는 실무진이 대다수다. 금융 당국의 기대처럼 상장 밸류의 객관성이 확보되려면 주관사의 공적 기능을 지지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은 상장주관사에 대한 당근책으로 수수료 체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어디까지나 사적 계약이어서 구체화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현실화가 가능한 코너스톤 제도의 경우 전향적 추진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너스톤은 IPO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 상장예비기업과 주관사가 투자자를 미리 유치해 공모주 일부를 배정하는 제도다. 대형 기관이 공모 주식의 판매 전에 장기투자(보호예수)를 약정하고 그 대가로 공모주 배정을 확약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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