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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K2인베, '안정성+전문성' 펀드 운용…'LP 확대' 원동력③2012년 모태펀드 첫 GP, 최대 출자 기관 NPS…13년간 LP풀 꾸준히 확대

이기정 기자공개 2024-03-25 08:32:52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하우스들의 최대 과제는 투자 활동을 위한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설립 초기 트랙레코드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지원을 기대할 모회사가 없거나 지분 투자를 받을 수 없는 LLC(유한책임회사)형 VC(벤처캐피탈)의 펀드레이징 난도는 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금융회사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설립 14년차를 맞은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K2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전문성을 통해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했다. LP(출자자)의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하우스의 투자 철학을 이해시켜 출자를 이끌어냈다. 펀드 운용과정에서는 안정성에 무게를 두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뿐 아니라 펀드 청산으로 꾸준하게 10% 이상의 IRR(내부수익률)을 기록하며 LP들과 신뢰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K2인베스트먼트가 출자를 받은 LP는 다양하다. 모태펀드를 시작으로 산업은행, 국민연금, 한국성장금융 등 국내 벤처금융 시장에서 상징성이 있는 연기금을 대상으로 한차례 이상 출자를 받았다. 또 각종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도 주요 LP로 확보하면서 풀을 꾸준하게 늘려가고 있다.

◇펀드 전략 내세워 출자자 설득, 모태 제재에도 지난해 '1440억 펀딩' 성공

2011년 설립된 K2인베스트먼트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LP는 모태펀드다. 2012년 신한캐피탈과 컨소시엄(Co-GP)를 결성해 4월 수시 출자사업 사회적기업 계정에 도전해 GP(위탁운용사) 자격을 따냈다. 당시 회사는 모태펀드로부터 50억원을 출자 받아 465억원 규모의 '신한케이투세컨더리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신한캐피탈과의 컨소시엄은 K2인베스트먼트가 먼저 제안했다. 벤처펀드 통상 만기는 8년인데, 해당 펀드는 5년으로 회수 기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청산 실적을 챙겨갈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나머지 자금은 민간에서 확보했다. 한국증권금융이 앵커 LP로 나서 출자액을 상당 부분 책임졌다. 또 우리금융캐피탈 등 일부 연기금이 추가로 자금을 보탰다.


이듬해에는 산은캐피탈과 함께 86억원 규모의 'KDBC-케이투 바이오스타펀드'를 만들었다. 이어 2014년 모태펀드가 앵커 LP로 나서면서 결성한 케이투유동화전문투자조합(830억원)에 다양한 출자자가 참여했다. 대표적으로 산업은행, 증권금융, 기업은행, 군인공제회, 중소기업은행, 농협중앙회, 과학기술인공제회, KT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지분유동화펀드는 LP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수익을 챙겨가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당시 지분유동화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LP들이 다수 K2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설립 초기 결성했던 세컨더리펀드와 지분유동화펀드를 IRR 각각 18.6%, 13.2%로 청산한 후 2018년 '케이투레페리오투자조합'을 만들었다. 이때 처음으로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VC업계에서 국민연금 출자금은 우수한 트랙레코드가 없으면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도 국민연금은 K2인베스트먼트에 금액 기준 가장 많은 자금을 출자한 LP이기도 하다. 이외에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이 자금을 맡겼다.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으로 결성한 펀드인 '케이투엑스페디오투자조합(1358억원)'에는 성장금융이 앵커 LP로 나섰다. 또 2·3호 세컨더리펀드인 '케이투 케이아이에스 2021(195억원), 2022(124억원)'에 한국투자증권이 출자를 진행했다. 정책 LP부터 연기금, 증권사, 캐피탈 등으로 LP풀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셈이다.

항상 LP들과의 관계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2022년 2호 지분유동화 펀드 조성을 목표로 모태펀드에 지원해 GP 자격을 얻었지만 LP 확보에 실패해 지위를 내려놓은 경험이 있다. 당시 일부 은행권 LP가 출자를 철회하면서 펀드 결성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재를 받아 2023년 1년 동안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하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결성한 '케이투 엑스페디오 3호 투자조합(1440억원)'은 LP들과의 굳건한 관계가 다시 한번 입증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 성장금융, 산재기금,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서울시 등이 출자자로 나섰다. 또 같은해 회사는 산은캐피탈과도 '케이디비씨-케이투 2023 세컨더리 투자조합(551억원)'을 결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K2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회사 설립 이전부터 신뢰 관계가 구축됐던 LP는 솔직히 말하면 없다"며 "항상 펀딩 과정에서 투자 목적과 회사의 강점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최소화 전략 고수…"청산 성과 우수, 소부장 투자 강점" LP 호평

K2인베스트먼트의 강점은 안정적인 펀드 운용에 있다. 회수 과정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해 리스크를 키우기보다는 적정한 수준에서 엑시트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운용에 있어서는 LP와의 소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펀드와 관련한 사소한 리스크라도 생길 시 곧바로 LP에게 알리고 대응책을 찾는다.

앞으로 더욱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는 K2인베스트먼트가 꾸준하게 LP풀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엑스페디오 3호 펀드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KTOA 등에게서 처음으로 출자를 받았다. 이중 KTOA의 출자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딥테크 투자 명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ICT 스타트업 육성에 목적이 있는 KTOA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우수한 회수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도 긍정적인 포인트다. K2인베스트먼트는 내년 레페리오펀드의 청산을 앞두고 있다. 현재 예상하고 있는 IRR은 18~20% 수준이다. 해당 펀드에는 코어라인소프트, 엔젤로보틱스, 리브스메드, 큐로셀, 씨메스, 코마테크놀로지, 엑소코바이오 등 우수한 기업들이 다수 담겨 있다.

이같은 행보로 K2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더벨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최·주관한 '2024 한국벤처캐피탈대상'에서 'LP가 선정한 Best Innovative Venture Capital House'의 수상사로 선정됐다. 이 상은 국내 주요 LP가 지난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하우스에 수여하는 상이다.

△국민연금공단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산업은행 △KTOA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 6곳의 LP가 K2인베스트먼트의 성과를 인정했다. 특히 펀드 운용의 성과와 내부 인력의 전문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KTOA는 "K2인베스트먼트는 현재까지 IPO(기업공개) 29개, 투자업체 207개, 총투자금액 5156억원, 총회수금액 3321억원으로 청산조합 평균 IRR 15.7%을 달성하는 우수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성장금융 역시 "김봉수 K2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소부장 기술기업 및 세컨더리 투자를 중심 전략으로 꾸준하게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코어라인소프트, 펨트론 등 양호한 실적으로 회수와 국내 주요 LP로부터 출자를 받아 블라인드 펀드 조성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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