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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가양동 CJ부지·이마트 개발에 2.4조 몰렸다 ①우발부채 11조 중 장기 미착공 대출 2.9조, 1조 넘는 프로젝트 두곳에 집중

이재빈 기자공개 2024-03-26 08:05:44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개발사업이 늘고 있다. 불어나는 이자에 사업성이 떨어져 부지가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브릿지론에 신용을 보강한 건설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벨은 2년 이상 브릿지론을 사용한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건설사 우발채무 리스크와 출구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 맏형으로 통하는 현대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 규모는 업계에서 가장 크다. 지난해말 기준 PF 보증한도는 11조원을 상회한다. 이 가운데 브릿지론 보증한도는 4조5000억원 규모다. 사업성이 우려되는 2년 이상 사업지에 제공된 브릿지론 보증한도는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강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사업지가 두곳이나 포함돼 있다. 강서구 가양동 CJ부지 개발과 이마트 가양점 개발 등이 우발부채 1조원을 상회하는 사업지다. 남산 힐튼호텔 개발사업과 등촌동 임대주택 개발사업도 각각 2000억원과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현대건설 신용보강으로 조달했다.

◇PF 신용보강 11조 상회, 장기 브릿지론 3조 육박

지난해말 기준 현대건설이 PF대출과 관련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우발부채 규모는 11조1307억원이다. 9조5677억원이었던 전년말 대비 16.34%(1조563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시행사의 기한이익상실(EOD) 등으로 인해 우발부채를 떠안은 사례는 없었다.

다른 시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신용을 보강한 사업지를 제외하고 현대건설이 오롯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사업지 중 본PF 단계에 진입한 규모는 6조3442억원이다. 전체 PF대출의 57% 규모다. 통상 본PF 조달은 분양과 맞물려 이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출 상환이 가능하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책임준공 의무만 이행하면 신용보강이 소멸된다.

정비사업과 관련된 본PF가 4조6340억원으로 전체 본PF의 73.04%를 차지했다. 개발사업 관련 본PF는 1조7102억원에 그쳤다.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는 보증한도는 4조543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우발부채의 41.63% 규모다. 현대건설이 공개하고 있는 브릿지론 사업지는 총 9곳으로 이들 사업장의 보증한도는 3조7292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출이 실행된 규모는 3조5716억원이다. 나머지는 기타 사업지로 분류됐다.

9개 사업지 중 2024년 3월 기준 브릿지론 사용기간이 2년을 넘긴 사업지는 4곳으로 총 우발부채 규모는 2조8873억원이다. 전체 우발부채 가운데 25.94%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행된 대출금은 2조7811억원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브릿지론 사용기간이 2년을 넘기면 이자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된 사업지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신용보강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사업지는 두곳이다. 사업지별 보증금액은 △가양동 CJ부지 1조5185억원 △이마트 가양점 개발 1조121억원 △남산 힐튼호텔 개발 2000억원 △등촌동 임대주택 개발 1567억원 등이다.

◇2020년 기표 가양동 CJ부지, 보증한도액 9645억→1조5185억

가장 큰 규모의 신용보강이 제공된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은 2019년 12월 닻을 올렸다. 인창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2020년 1분기에는 현대건설이 9645억원 규모 신용보강을 제공했고 인창개발은 이를 바탕으로 사업지를 확보했다.

순항이 기대됐던 개발사업은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장기화됐다. 컨소시엄은 당초 2021년 7월 착공 및 분양과 2024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사업이 지연되면서 현재 착공목표는 2024년 하반기로 설정돼 있다.

고금리 브릿지론이 장기화됨에 따라 현대건설의 신용보강 규모도 급증했다. 2020년 1분기말 9645억원이었던 현대건설의 보증한도액은 지난해말 기준 1조5185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은 8925억원에서 1조4825억원으로 증가했다. 약 4년새 사업지에 투입된 자금이 5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시행사인 인창개발이 1분기 들어서도 꾸준히 자금을 조달 중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잔액은 이미 1조5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창개발은 올해 들어 총 네 차례에 걸쳐 유동화법인(SPC)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된 자금은 총 6343억원으로 기존 브릿지론 차환 및 이자비용 지급 등에 투입됐다.

현대건설은 연내 본PF 전환을 통해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에 설정된 브릿지론 우발부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유동화증권 대출만기는 오는 11월로 설정돼 있다.

◇채무보증 1조 이마트 가양점 개발, 2025년 본PF 전환 예정

이마트 가양점 개발사업도 장기간 현대건설이 브릿지론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지다. 2021년 5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이마트로부터 6820억원에 부지 매입을 확정지으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브릿지론 기표는 2021년 6월에 이뤄졌다. 특수목적법인(SPC) 그랜드강서제일차를 통해 대출을 유동화하고 7300억원을 조달했다. 현대건설이 지급보증 형태로 신용보강을 제공하면서 조달이 이뤄졌다. 조달 이후에는 2023년 1분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개발사업의 발목을 잡은 문제는 건설부동산 경기침체와 공사비 상승, 인허가 지연 등이다. 당초 컨소시엄은 이마트 가양점 부지에 오피스텔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로 오피스텔 인기가 하락하는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컨소시엄은 오피스텔이 아닌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기로 개발계획을 변경했다. 분양면적을 늘려 사업이익을 추가 확보하면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받게 되면서 착공예정 시기가 2025년 3월로 밀렸다.

이마트 가양점 개발에 제공된 보증한도는 2021년말 7990억원에서 지난해말 1조121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잔액은 7300억원에서 9521억원으로 늘었다. 2년만에 실제 대출액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난 셈이다.

향후 이마트 가양점 개발을 위해서는 브릿지론 만기를 추가로 연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론 만기는 2024년 12월인 반면 착공은 2025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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