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재고 효율화' LF, 본업 현금흐름 개선 '착시 효과'126억 규모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실적 반등 위한 경쟁력 높이기 총력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05 07:39:30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9: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F가 지난해 본업인 패션사업에서 순이익이 뒷걸음질쳤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프닝에 맞춰 전략적으로 늘렸던 재고자산이 판매로 전환된 효과도 있었지만 자산 재평가를 추진하며 '회계상 착시효과'가 생긴 영향이다.3일 LF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78억2113만원으로 집계됐다. 292억825만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 2.6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LF의 패션사업의 실적과 재무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별도 재무제표를 참고하면 된다.
LF는 지난해 별도 기준 1조2725억8729만원, 당기순이익은 823억원 수준이다. 외형은 전년보다 소폭 규모를 키웠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지표가 되는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순이익 규모가 줄었는데 현금흐름이 개선된 것은 운전자본 효율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LF는 2022년 리오프닝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재고를 비축했다. 2021년 2431억4202만원 규모였던 재고자산은 2022년 3525억4754만원으로 44%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약 9% 증가했지만 재고자산이 대폭 늘어난 영향에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996억1975만원에서 292억3825만원으로 감소했다.
2023년의 경우 현금흐름 둔화의 요소인 재고자산이 50억원 규모 더 늘어났다. 패션 기업 특성 상 안정적인 재고를 확보하는 것도 주요 전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영업활동 과정에서 재고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입채무도 약 164억원 규모 감소했다. 외상값을 갚는 개념이기 때문에 매입채무가 줄어들면 현금이 유출된다.
하지만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 계정에서 126억원이 플러스(+)되면서 오히려 현금흐름은 개선됐다. 외상매출금 개념인 매출채권도 소폭 줄어들며 플러스 흐름에 힘을 보탰다.
통상적으로 기업은 미래의 제품 수요 등을 검토해 시장가치의 하락 등이 발생한 경우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을 계상한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은 매출원가에 반영한다. 패션업은 특성상 유행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악성재고는 평가손실로 이어진다.이에 따라 LF도 주기적으로 재고 손실 평가 등을 진행하면서 회계적 부담을 낮추고 있다.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재고자산을 평가할 때 저가법을 사용한다. 취득원가와 순실현가능가치 중 더 낮은 금액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LF는 재고자산 중에 미착품을 제외하고는 취득원가와 순실현가능가치를 총 평균법으로 결정한다. 지난해 손실로 반영했던 재고 중 일부가 팔렸다. 순실현가치가 회복된 개념이기 때문에 환입이 됐다.
또 기존 재고 자산에 감가 상각을 반영해 가치를 낮췄고 이를 평가에 반영했다. 예를 들어 100원으로 평가손실을 반영한 재고를 1년이 지난 후 80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재고자산에 더 낮은 금액을 반영하면서 환입 효과가 생긴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지난해 재고자산 평가 손실 환입금 전부가 실제 현금으로 유입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LF 측의 설명이다.
LF는 올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해 공격적인 브랜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이익은 감소했지만 매출이 증가한 것은 신규 브랜드 론칭과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 앰배서더로 이효리를 발탁하면서 숏패딩 등의 메인 아이템의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지난해 3월 부터 수입 판매하기 시작한 LVMH 신생브랜드 '빠투'도 주목을 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착용샷이 공개되면서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다. LF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자회사 씨티닷츠가 운영하는 캐주얼 브랜드인 '던스트'(Dunst)'의 중국 진출에 나선다. 던스트는 티몰글로벌에서 지난해 매출이 56%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어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가을/겨울(F/W)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계절에 발맞춰 보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F관계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것은 재고자산 조정 효과가 맞다"며 "올해는 실적 반등을 위해 브랜드별 혁신제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며 패션사업을 주축으로 식품, e커머스 사업 등 미래 사업에 투자와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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