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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한화생명, 보험계약부채 축소로 건전성 개선세③회계기준 변경 후 부채총액 감소…계정 통폐합 거쳐 예측가능성 높였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4-04-05 08:05:27

[편집자주]

보험업은 호황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저PBR주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주가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사 자본과 순이익 극대화로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자본이 늘고 수익이 불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FRS17 도입에 따른 K-ICS 비율 개선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이익은 당겨 쓰고 리스크는 이연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킥스비율 개선과 맞물린 각 보험사별 자본 이슈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3: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주요 생명보험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고 부채의 질도 상대적으로 열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새 회계기준(IFRS17)을 부채총액이 크게 감소했고 그에 따라 주요 자본적정성 지표들도 개선됐다. 부채의 감소는 한화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산과 더불어 부채의 시가평가가 이뤄지면서 부채의 양과 질을 모두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계정을 세분화하거나 통합해 실질에 맞게 부채항목을 유연화한 것이 한화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한화생명의 부채총액은 최근 몇 년 계속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19년 말 109조6987억원에서 2022년 말 120조4646억원까지 불어났던 부채총액은 지난해 회계기준 도입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96조862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부채총액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보험계약부채의 축소다. 보험사는 보험 가입자들이 납입한 보험금을 부채로 계상한다. 향후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만기 환급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정 비율로 계상하고 회계에 반영한다.

새 회계기준에선 부채의 평가와 인식 등에 각 보험사 자율권을 보장한다. 계정항목과 각 계정에 어떤 부채를 포함할지 여부도 세부적인 방안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회계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보험계약부채 등 시가평가 항목을 세분화 해 보다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화생명의 보험계약부채는 가입자수에 비례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5년 추이를 보면2019년 말 83조6087억원에서 2020년 말 87조46억원을 거쳐 2021년 말 90조3487억원, 2022년 말 92조2964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보험계약부채는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 말 68조3467억원으로 감소했다. IFRS17 적용 직전 대비 약 22조원 넘게 보험계약부채가 감소했다. 부채를 시가평가한 결과 보험부채가 감소하면서 부채총액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역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부채 계정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전까지 보험계약부채 일괄 계정으로 처리했던 부채들을 세부 항목을 나눠 정확하게 시가평가하면서다.


IFRS17 적용으로 재보험 관련 보험계약부채 계정이 새로 만들어졌다. 사망보험과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상품에 대한 시가평가 뒤 공동재보험 관련 금액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금액은 246억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보험계약부채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금액은 아니다.

또 새로운 형태로 부채를 인식하는 경향도 발생했다. 기존에 ‘0원’으로 인식하던 투자계약부채가 지난해 1분기 이후 꾸준히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말 8조217억원을 기록 중이다.

투자계약부채는 실적배당형 및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 등과 관련된 부채다. 한화생명은 실적배당형 상품의 경우 순자산가치법을 사용해 공정가치를 측정하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합리적 공정가치의 대용치로 장부금액을 사용한다.

부채가 재평가되면서 특별계정부채도 크게 줄었다. 특별게정은 퇴직보험계약, 퇴직연금계약, 변액보험계약 등에 대해 그 준비금에 상당하는 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반계정과 구별해 계상하는 계정이다. 관련 금액을 특별계정자산 및 특별계정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2019년 말 22조9847억원 수준이던 특별계정부채는 2022년 말 23조4677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부채의 시가평가가 진행되면서 지난해 9월 말 14조757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역시 IFRS17 도입 효과다.

부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책임준비금도 새 회계기준에서 변화가 큰 항목이다. 2019년 말 83조6087억원 수준이던 책임준비금은 2022년 말 92조296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말 76조3929억원으로 감소했다. 회계기준 변경으로만 약 16조원 가량의 부채가 줄어든 셈이다.

책임준비금 산출 항목도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간소화됐다. 2022년까지 책보험료적립금, 보증준비금, 지급준비금 등 세부 17개 이상의 계정으로 나눠 산출하던 금액이 지난해부터 보험계약부채, 재보험계약부채, 투자자계약부채 등 9개 계정으로 축소됐다.

줄어든 계정항목이 다른 계정과 합쳐지면서 계정항목의 명칭도 일부 바뀌었다. 보험료적립금이 보험계약부채로, 보증준비금이 보증부채로, 계약자배당준비금이 계약자배당부채 등올 각각 명칭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투자계약부채 항목이 새로 도입됐다.

가장 비중이 큰 기존 보험료적립금은 2022년 말 87조8028억원을 기록했다. 새롭게 변경된 회계기준에선 보험계약부채로 항목을 나눴는데 지난해 9월 말 기준 68조3467억원으로 감소했다. 보험계약부채가 감소함에 따라 책임준비금도 축소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투자계약부채 계정이 새로 만들어져 지난해 9월 말 8조2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항목을 재분류하고 시가평가 효과를 누리면서 한화생명은 부채총액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자본항목은 탄탄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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