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김근호 대표 “리코가 우주폐기물을 거두는 그날까지”'업박스' 고도화·구독서비스 추진…"동남아 진출 초석 다질 것"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17 07:53:2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각될 폐기물을 자원의 원재료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우주폐기물을 거두는 그날까지 미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김근호 리코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리코는 사업장 폐기물 수거 서비스인 '업박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위탁급식시설, 프랜차이즈 매장, 호텔, 물류센터 등 다중이용시설 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수거하고 재활용한다. 약 3500개 기업이 리코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올해 리코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을 원년으로 삼는다. 회사는 폐기물 수거와 더불어 관리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폐기물 종합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주 규모가 커졌다. 더불어 북미,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업장 폐기물 수거해 재활용 운반자 역할…기업 만족도↑, 재계약률 높아
리코는 지난해 매출 229억원을 기록하며 연 평균 성장률 107%를 나타냈다. 누적 폐기물 수거량은 11만8927톤으로 지금까지 리코에서 수거한 폐기물을 종합하면 소나무 510만 그루를 심고 승용차 5만9603대를 감축한 효과를 냈다.
리코의 주력 서비스인 업박스는 음식물부터 사업장 폐기물까지 다양한 폐기물을 수거해주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업박스라는 이름은 용기 아래에 넣은 폐기물들을 최대한 가치를 끌어올려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의미를 가진다”며 “업박스를 통해 폐기물을 수거하고 플라스틱, 폐지 등 종류별로 재활용 업체에 공급하는 운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에서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는 것처럼 사업장에서도 분리 배출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사업장 입장에서 보면 이 과정들이 귀찮을 수 있고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폐기물을 종류별로 재활용 하는 업체로 일일이 연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업박스에서는 총 60종의 사업장 폐기물 수거가 가능하다. 음식물, 폐플라스틱, 폐비닐, 폐지, 폐수, 동식물성 잔재물, 금속, 유리 등이다. 폐기물 종류별 전용 차량과 수거 박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리코는 수거한 폐기물의 양과 처리비, 신고 서류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업박스 클라우드'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업박스 클라우드는 고객들에게 배출량 관리 데이터를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도 쓰이고 수거 기사가 쓰기도 한다”며 “기사들이 폐기물 수거를 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기록을 하는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교차 검증하는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박스 클라우드는 계속해서 고도화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운반 전 폐기물을 사진으로 찍었을 때 정확히 폐기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폐기물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인지 등 기초적인 단계에서 검증할 수 있는 정도의 버전을 개발해서 내부적으로 활용을 했는데 이 다음버전은 계속 고도화 하는 과정에 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선보이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코가 편리한 수거 시스템을 자랑하면서 이용 기업들은 업박스를 쓰기 전으로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A기업은 “업박스는 수거할 때마다 폐기물 양을 정확히 측정해 배출한 만큼 가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며 “덕분에 업박스 이전 업체 대비 폐기물 처리비를 약 28%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요식업 서비스를 하고 있는 B기업 역시 “식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보니 악취나 벌레에 매우 민감한 편인데 업박스는 배출량이 늘어나는 시즌에 수거함을 미리 추가 배치해 줘서 폐기물이 넘칠 일도 없고 용기가 더러워지면 알아서 깨끗하게 세척한 용기로 교체해줘 편리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업박스 이용 기업은 대부분 재계약을 맺는다. 김 대표는 “종합적으로 폐기물을 관리해준다는 편리함도 있지만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정량 측정과 정량 청구를 고집함과 동시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모든 폐기물을 사진을 다 찍어 데이터를 남기고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 100% 끌어올릴 것…북아메리카·동남아시아 진출 고려도
리코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기업 수주가 이어지고 있고 건설 현장 폐기물이나 더 큰 규모의 공장에서 나올 법한 산업 폐수와 같은 폐기물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라며 “음식물, 금속 등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1차적으로 필요한 폐기물 영역까지는 확보했기 때문에 이제 고객을 더 확보하고 운영을 효율화·고도화하는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는 올 초에도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그는 “동남아의 경우 나라가 계속 성장하고 개발되면서 한국이 보유한 환경 체계나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검증된 인프라나 시스템을 가지고 동남아 국가에서 좋은 파트너들과 손을 잡기 위해 물색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시장은 지난해부터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등에서 음식물 분리배출에 대한 움직임이 정부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음식물 폐기물 접근은 시장에서 기회가 계속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이나 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업박스 스테이션’을 설치해 폐기물을 수거하는 ESG캠페인 역시 올해 더욱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광장에 대형 분리배출장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분리배출하기도 했다. 향후 다양한 축제에서 업박스 스테이션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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