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창업주 소송전 일단락' 브이엠, 최우형 체제 속도 날까③김남헌 전 대표 항소 취하, 지분 매각 가능성…개인정보보호법 수사 변수
김도현 기자공개 2024-04-19 07:52:23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이엠(구 에이피티씨)의 지배구조에 가장 큰 부담을 안겼던 건 법적 리스크다. 창업주와 현 대표이사의 다툼이 이어졌기 때문이다.최근 리스크가 많이 희석됐다. 창업주의 소 취하로 법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사건 후속조치, 법률 분쟁 재발 가능성 등 변수응 남아 있다.
추후 지분 변동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 최대주주인 김남헌 전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지분은 13.34%다. 연이은 소송전은 지분 매각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전 대표 등 주주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을 모은다.
◇자신이 만든 회사에 소송 제기한 김 전 대표의 '새드엔딩'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브이엠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무효의 소' 관련 항소를 전부 취하했다. 1심 기각에 불복한 김 전 대표가 꼬리를 내린 셈이다. 이로써 양측의 4건 소송은 모두 기각 또는 취하됐다.
김 전 대표는 2002년 브이엠(당시 에이피티씨)을 설립한 창업주다. 그는 미국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출신이다. 식각 설비 최고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에이피티씨를 만들었다.
과거부터 반도체 식각 분야는 해외기업이 주름 잡고 있어 브이엠이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벤처캐피탈(VC) 등의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었는데 KB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인 초기 투자자다.
이를 통해 현재 브이엠을 이끌고 있는 최우형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최 대표는 당시 KB인베스트먼스 투자심사역으로 브이엠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에는 전문경영인으로 합류해 브이엠 성장을 견인해왔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특별관계인으로 묶였다.
문제는 2018년 8월 브이엠이 코스닥 상장하면서 불거졌다. 김 전 대표가 기업공개(IPO) 이후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고 브이엠은 최 대표 중심으로 돌아갔다. 2022년 11월 이들의 특수관계가 분리됐고 에이피티씨 경영진은 최 대표를 선택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브이엠을 상대로 △신주발행 무효의 소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등 4건의 소송을 냈다. 회사에 손을 뗀 전 대표와 현 대표가 맞붙는 모양새였다.
명확한 사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관련 소송을 김 전 대표가 보유 중인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봤다.
2023년 말 기준으로 김 전 대표(11.89%)와 가족들(1.45%)의 브이엠 지분은 13.34%다. 2대주주 최 대표(9.18%)와 브이엠(8.30%), 비엔더블유에이스사모투자 합자회사(6.09%) 등이 뒤를 잇는다. 지분 관계 상으로는 경영을 떠난 김 전 대표의 '엑시트'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그림이다.
김 전 대표는 최대주주지만 경영권은 없다. 특수관계인 몫을 더해도 회사를 차지하는 건 역부족이다. 최 대표가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도 하다.
김 전 대표의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팔 수 없는 수준이란 의미다. 매수자 입장에서도 10% 넘는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경영권 등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메리트가 떨어진다.
17일 오전 기준 브이엠 주가는 1만5000원을 넘어섰다. 김 전 대표의 주식수는 300만주 이상이다. 단순 계산해도 450억원 이상을 들여야 사들일 수 있는 작지 않은 규모의 주식수다.
이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없다면 효용성이 줄어든다. 결국 김 전 대표의 매각 희망가(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1000억원 내외 추정)와 원매자의 호가는 거리가 더욱 멀어질 수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브이엠 매각 의사를 드러냈으나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 경영권 확보 등이 전제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 회사 차린 김 전 대표, '사법리스크' 현재진행형
김 전 대표와 브이엠 간 소송전은 마무리 됐지만 관련 이슈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건으로 인한 김 전 대표와 주주 간 문제도 풀어야 한다.
해당 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개인정보를 고의적으로 불법유출 및 불법취득, 이를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관련자들을 개인정보보호법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브이엠은 올해 2월 안내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아니한 바 관련자의 범죄혐의가 사법기관에 의해 인정되면 향후 관련자에 대해 당시 주주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진행경과를 보면서 법률적 범위 내에서 별도로 안내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김 전 대표가 2021년 나이스플라즈마라는 회사를 세운 점이다. 김 전 대표와 부인인 심선화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이 회사 역시 반도체 식각장비를 다룬다. 잠재적으로 브이엠 경쟁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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