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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생 디앤디파마텍, 임상순위·파트너사 다 바꿨다 파킨슨병 임상 좌초 후 '비만·MASH' 무게추 이동, 멧세라 파트너십도 강조

차지현 기자공개 2024-04-17 15:17:34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LP-1 계열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이 코스닥 입성을 앞뒀다. 철회없이 예정대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하면 3번째 도전 만에 상장의 꿈을 이루게 된다.

재정비 기간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새로운 파트너사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추후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회사들을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쉬운 파킨슨병 임상 결과, NLY01 좌초 후 후속 집중

디앤디파마텍은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창업주 이슬기 대표이사를 포함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홍성훈 부사장, 곽정현 사업개발팀 차장 등이 참석했다.

IPO 도전은 이번이 세번째다. 2020년 10월 코스닥 상장 예심을 청구했지만 이듬해 2월 한국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아 좌초됐다. 이어 2021년 10월 다시 추진한 상장 예심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가 17일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발표를 맡은 이 대표는 재정비 기간 '달라진 모습'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당초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운 건 파킨슨병 치료제였는데 작년을 기점으로 비만 치료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NLY01' 임상 2상 톱라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데 따른 전략적 판단이었다.

이 대표는 "2023년은 디앤디파마텍 입장에서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면서 "수년 간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투자했던 NLY01이 임상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으면서 파이프라인 중요도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로 조정되는 시기를 겪었다"고 했다.

현재 집중하는 파이프라인은 △GLP-1/글루카곤 수용체 기전 MASH 치료제 'DD01' △GLP-1 계열 경구형 펩타이드 비만 치료제 'DD02S' 등이다. 이전보다 후순위로 밀리긴 했지만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을 적응증으로 한 NLY01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GLP-1 경구 비만약 주력, 파트너사 멧세라 주주들 강조

이 대표는 NLY01을 대체할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른 DD01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DD01은 2021년 중국 살루브리스에 MASH를 적응증으로 기술수출한 물질이다. 임상 1상 톱라인 결과에서 안전성 및 탐색적 유효성을 확인하면서 메인 파이프라인으로 올라섰다. 연내 진입 예정인 임상 2상에서 장기간(48주) 투여 시 효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그는 "DD01의 경우 비록 임상 1상 초기 단계지만 100명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내부적으로 상당한 확신을 가진 물질"이라면서 "그 결과를 장기로 투여하는 임상 2상을 직접 끌고가면서 파이프라인 가치를 많이 끌어올린 다음 3상 이후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DD02S와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GLP-1 계열 경구용 비만 치료제 수요를 강조했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유일하다. 리벨서스는 제2형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았는데 비만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임상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DD02S를 리벨서스 대비 치료 효능은 높고 생산 단가는 낮은 물질로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굵지의 글로벌 투자사가 세운 바이오텍을 우군으로 맞이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작년 4월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와 DD02S 등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후속 연구 계약까지 따냈다. 기술수출 수익과 별도로 133억원가량 임상 비용을 지급하는 게 후속 계약의 골자다.

멧세라는 2022년 비만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곳이다. 제약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미국 아치 벤처 파트너스와 화이자 전 사장이 설립한 VC가 공동으로 세웠다. 구글이 설립한 GV(전 구글벤처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 투자청, 소프트뱅크 등을 주요 주주로 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대표는 "통상 100개 이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빅파마들에게 기술수출을 하면 당사 물질의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이런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대신 막대한 자금력과 임상 개발 전문성을 갖춘 바이오텍과 협업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발테드·프리시전 등 자회사 언급, 향후 '기업가치 제고' 기대

추후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회사들을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퇴행성 뇌질환 빅테이터 업체 발테드 시퀀스(VALTED SEQ)와 PET 이미징 바이오마커 업체 프리시전 몰레큘러(Precision Molecular Inc.)가 그 주인공이다. 디앤디파마텍이 각각 68.8%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이 대표는 "볼테드는 단일세포 시퀀싱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구축 전문 업체"라며 "접근이 매우 어려운 뇌 질환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했다. 이어 "이를 기반으로 추후 신약개발을 위한 새로운 타깃 또는 새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시전 몰레큘러를 통해서는 방사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방사성 치료제는 특정 장기나 암을 표적하는 '물질'과 치료용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차세대 항암제다. 앞서 프리시전 몰레큘러는 젠테라 테라퓨틱스와 함께 방사성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지알파를 설립했다.

그는 "디앤디파마텍이 방사성 치료제 초기 개발 제품을 갖고 있었는데 젠테라가 우리 제품을 갖고 공격적으로 임상을 진행해보고 싶다고 제의해서 공동으로 지알파를 설립하게 됐다"면서 "첫 파이프라인이 올해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지난 5~6개월 동안 미국에서 가장 큰 인수합병(M&A)의 화두가 됐던 회사들이 모두 방사선 치료제 개발사였다"면서 "이런 추세를 보면 지알파가 향후 2년 내 초기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가치가 많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12일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22~23일 청약을 거쳐 내달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액은 2만2000~2만6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는 19일 확정한다. 희망 가격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295억~271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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