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GA 열전]라이나원, 처브그룹 부분적 제판분리는 성공할까⑧라이나생명·에이스손보 2사 공통 GA…전환출범 첫해 생산성 업계 평균 웃돌아
강용규 기자공개 2024-04-23 12:27:39
[편집자주]
자회사형 GA를 통한 제판분리는 보험업계의 뜨거운 화두다. 기존에는 전속 채널과 자회사형 GA를 함께 운영하는 형태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GA 자회사에 판매를 일임하는 완전한 제판분리를 추구하는 보험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들이 직접 GA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운영 형태는 어떻게 바뀌어 갈까. 더벨은 자회사형 GA들의 경영 현황을 살펴보고 제판분리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나원은 라이나생명의 GA(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 라이나금융서비스를 기반으로 미국 처브그룹이 국내에서 출범한 자회사형 GA다. 전속채널을 완전히 분리한 것이 아니라 텔레마케팅(TM)채널만을 분리한 '부분적 제판분리'의 형태다.처브그룹에서 처브라이프생명은 제판분리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ACE손해보험(에이스손보)의 합류가 뒤늦게 이뤄지는 등 출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다만 설계사 조직의 생산성 측면에서는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 안팎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면 전문 GA에서 TM 전문 GA로…처브그룹서 불완전한 날갯짓
라이나생명은 시그나그룹 산하 시절이었던 2013년 GA채널을 활용해 대면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 아래 자회사형 GA 라이나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출범 초기 적자를 연달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2016년 라이나생명은 시그나그룹의 한국 영업법인 시그나코리아에 라이나금융서비스 지분 100%를 매각했다.
이후 라이나금융서비스는 2016년 말 1624명에 달했던 설계사 수가 2021년 128명까지 감소하면서 GA채널에서의 영향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2017년 순이익 11억원을 내기는 했으나 일시적 이익이었을 뿐이다. 이후 현재까지도 라이나금융서비스는 적자를 지속 중이다.
2022년 라이나생명이 시그나그룹에서 처브그룹으로 매각되면서 라이나금융서비스도 함께 넘어왔다. 처브그룹은 라이나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처브그룹 산하 한국 보험사 3곳의 공동 GA로 운영하되 대면영업이 아닌 TM 중심의 법인으로 전환 출범하는 것이다. 사명이 '라이나원'으로 바뀐 것도 이 때다.
라이나원은 이미 2019년부터 대면영업을 사실상 중단하고 TM 영업만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 처브라이프, 라이나생명, 에이스손보 3사의 TM 설계사들이 합류해 조직 규모를 키우고 생·손보 교차판매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온전하게 실현되지는 않았다. 당시 처브라이프는 대규모 계약해지사태의 여파로 신계약 영업을 축소하고 기존 계약의 유지에 공을 들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었던 만큼 라이나원 프로젝트에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에이스손보의 합류 역시 전속 TM 설계사들이 반강제적 인력 이동에 반발하는 사이 지연됐다. 결국 라이나원은 라이나생명의 TM 설계사들만 이전된 상태로 출범했다. 출범 시기도 당초 계획이었던 2022년 12월이 아닌 2023년 1월로 밀렸다. 2023년 7월에야 에이스손보 TM 설계사들도 라이나원에 합류했다.

◇’반쪽 출범’에도 빠른 시장안착…원수보험사 실적 부담은 제로
라이나원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기는 했어도 결국 에이스손보 TM 설계사들을 성공적으로 흡수한 덕분에 설계사 수가 2023년 상반기 말 1311명에서 그 해 하반기 말 1965명까지 증가했다. 외국계 보험사의 자회사형 GA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자회사형 GA들 다수가 출범 초기 영업에서 약점을 노출한 것과 달리 라이나원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 중인 것으로도 파악된다. 지난해 라이나원은 설계사 1인당 수입수수료가 5750만원으로 집계돼 업계 평균인 5690만원을 웃도는 생산성을 보였다. 이에 '반쪽 출범'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사라져 가고 있다.
라이나원은 지난해 순손실 117억원을 봤다. 처브그룹의 TM 전문 GA로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지난해부터였던 만큼 향후 2~3년은 적자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자회사형 GA들 모두가 겪은 과정이다.
다만 이 손실이 라이나생명이나 에이스손보 두 원수보험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라이나원은 라이나생명으로부터 지분관계가 분리된 시그나그룹 산하 시절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나원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나코리아다. 두 원수사는 라이나원의 판매성과에 따른 보험료수입 효과만을 본다.
GA업계 관계자는 "TM 조직만을 분리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것은 라이나원이 동양생명의 자회사형 GA 마이엔젤금융서비스(현 동양생명금융서비스)에 이은 2번째 시도"라며 "전례가 있는 분리 전략인 만큼 처브그룹에서도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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