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 임종훈, 첫 임원회의…주력사업 점검 빠른 조직장악 차원, 대대적 임원인사 관측…임주현 부회장 배제 가능성
김형석 기자공개 2024-05-17 08:08:0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친 송영숙 회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임종훈 대표가 빠르게 조직 장악에 나섰다. 송 회장 해임으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위탁개발생산(CDMO) 등 추진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조만간 임종윤·종훈 형제가 임원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 달여간 경영에 반기를 들었던 송 회장에 이어 임주현 부회장 등도 경영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회장 해임 후 '경영속도' 즉각 실행
16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대표는 16일 본사에서 단독 대표이사가 된 뒤 첫 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그가 단독 대표이사가 되자마자 직접 소집했다.
임종훈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부문별로 추진 중인 사업의 경과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현재 형제를 중심으로 외부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경영체제 변화에 따른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고 집중하고 있는 기존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임종훈 대표는 14일 임시 이사회에서 단독 대표이사가 된 직후 기자들에게 "경영속도를 내겠다"고 밝힌바 있다.
가장 시급하게 다루는 사업은 CDMO 수주다. 2018년 바이오의약품의 대량 생산 시설인 평택 2공장을 완공했지만 수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공장은 건설에만 1730억원을 투입했지만 매년 700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CDMO 수주는 임종윤·종훈 사장이 밝힌 위탁개발(CDO)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위탁생산(CMO)이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 주는 사업이라면 CDO는 공정 앞단에 있는 연구개발(R&D)의 영역이다.
단순히 고객사가 만든 설계에 따라 그대로 생산만 하는 CMO와 달리 세포주나 생산 공정, 제형 및 분석법 등을 개발하는 게 CDO다. CDMO 생산 능력 없이는 임 사장이 강조한 CDO 전략을 펼치긴 어렵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가 이날 임원 회의를 주관하면서 진행중인 사업을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동시인사 추진, 임주현 부회장 거취 '촉각'
이날 회의에선 임원 인사에 대한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종훈 대표가 송 회장의 해임 사유를 '경영속도'라고 간접적으로 밝힌 데 따라 송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를 빠르게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 인사 파동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감지됐다. 임 부회장을 한미약품 R&D 부회장으로 이동시킨 인사를 10일만에 무효화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송 회장 라인인 임 부회장 등을 비롯한 일부 인력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예상된다.
임 부회장은 3월 주총 이후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서는 물러났다. 최근에는 그가 맡아온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서 한미약품 R&D 부문만 담당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이미 주요 업무에서 영향력은 상실했지만 두 형제 입장에선 임 부회장의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임 부회장 역시 본인의 자리 유지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는 14일 임시 이사회 후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두 형제의 판단에 따라 현재 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미약품에서 5년간 인사와 감사업무를 총괄해 온 핵심 임원인 김현수 상무를 한미사이언스로 이동시킨 점도 임원 재배치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01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약 20여년간 근무해온 정통 '한미맨'이다. 최근 5년간 한미약품에서 인사업무 전반을 총괄해온 만큼 임종훈 대표와 함께 향후 그룹을 이끌 인력 발탁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역시 임종윤 사장 라인으로 인력 재편이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내달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한미약품은 임시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종윤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향후 그룹 인사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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