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 한국증권 일임 예수금 1500억 전액 회수 랩 운용 확정 20개월만…OCIO 사업축소 여파 분석
이돈섭 기자공개 2024-05-22 13:38:4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06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이 한국투자증권에 위탁운용하고 있던 예수금 1500억원을 최근 모두 회수했다. 국내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한 결과 저축은행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증권의 OCIO 사업 축소 움직임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한국증권에 운용을 위탁한 예수금 1500억원의 회수 조치를 마쳤다. 2022년 7월 위탁 운용을 확정한 뒤 약 20여개월 만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당시 한국증권과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 두 곳에 2000억원 규모 예수금 운용을 위탁했고 두 증권사는 일임 비히클을 통해 해당 예수금을 운용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예수금 회수 조치는 국내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 유동성이 쪼그라들자 자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증권사 위탁 운용을 검토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이하고 고금리 환경 속 대출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예수금 운용 룸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업계 전반적으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확대와 개인 신용대출 부문 자산건전성 저하 등에 따른 충당금 확대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회수 속도가 더 빨라지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위탁 당시 증권사의 예수금 위탁 운용의 성과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한 뒤 위탁 운용기간 연장과 추가자금 투입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었다.
운용성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권은 페퍼저축은행 예수금을 유치하면서 국공채와 금융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연수익률 3%를 목표치로 제시했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운용 수익률이 비교적 부진했다. 다행히 회수 시점 누적 운용 수익률은 플러스(+)를 유지했다는 전언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한국증권의 경우 페퍼저축은행 측에서 수차례 운용 관련 컴플레인을 넣을 정도로 운용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면서 "당초 페퍼저축은행 예수금을 운용을 맡았던 OCIO 운용 관련 조직이 한국증권 OCIO 사업 축소에 따라 재편됐고, 수익자 입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운용 과정에 대한 불만을 가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페퍼저축은행이 예수금을 한국증권 측에 운용을 위탁할 때만 하더라도 한국증권 OCIO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양했다. 한국증권은 고용보험기금 등과 같은 대형 기금뿐 아니라 한국거래소와 서민금융진흥원, 통일과나눔 등 다양한 법인 자금 등을 위탁 운용하고 있었지만 최근 2년간 위탁운용사 지위 대부분을 타사에 넘겨줬다.
올 초 취임한 김성환 한국증권 대표가 OCIO 사업 수익성을 꼬집으면서 힘을 뺀 결과 당초 페퍼저축은행 예수금 위탁운용을 맡았던 OCIO 관련 운용조직도 현재 다른 형태로 재편돼 있는 상황.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증권 OCIO 사업의 경우 현재 명확한 방향성 설정이 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조직 규모도 상당히 축소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이 KB증권에 맡긴 예수금 일부는 현재까지 운용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다만 운용규모 자체는 2년 전 위탁운용을 시작했을 때에 견줘 상당폭 줄어들었다. 과거 저축은행중앙회 예수금 위탁운용 경험을 갖고 있는 KB증권은 페퍼저축은행뿐 아니라 민국저축은행 등 복수의 저축은행 예수금도 유치해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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