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는 지금]에이스손보, 라이나원으로 TM 이전 기대효과는⑬건강보험시장서 라이나 브랜드 활용…실적 득실도 '이득 크다' 분석
강용규 기자공개 2024-05-28 12:28:00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는 한국 보험시장의 한축이다. 적지 않은 점유율로 소비자의 보험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한국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크다. 사별로 본사의 사업 지속 의지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경영 현안과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의 앞날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CE손해보험(에이스손보)은 최근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시장 철수설에서 비껴나 있는 보험사다. 모회사인 스위스 처브그룹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공언하고 라이나생명을 인수하는 등 오히려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 중이다.라이나생명 인수 이후 처브그룹은 한국 보험3사(처브라이프·라이나생명·에이스손보)의 TM(텔레마케팅) 조직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라이나원에 통합해 운영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에이스손보는 지난해 하반기 라이나원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에이스손보가 비용 절감효과와 라이나 브랜드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바라본다.
◇라이나원 효과, 비용 절감·손실 영향 회피
에이스손보는 2023년 7월 TM채널 담당 설계사들을 라이나원으로 이전 배속시켰다. 2022년 기준으로 에이스손보의 수입보험료 6771억원 중 82.6%에 해당하는 5590억원이 TM을 통한 모집이었음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핵심 영업조직을 떼어낸 것이다.
이는 처브그룹의 한국 보험사업 운영전략에 따른 것이다. 처브그룹은 2022년 미국 시그나그룹으로부터 라이나생명을 인수할 때 자회사형 GA 라이나금융서비스를 함께 사들였다. 이후 라이나금융서비스의 사명을 라이나원으로 변경하고 처브그룹 산하 한국 보험사의 TM 전담 GA로 운영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최근 원수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 설립이 보험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주요 이유는 자회사에 GA에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것보다 설계사 조직 축소에 따른 운영비용 절감 및 상품 개발 집중의 효과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에이스손보로서는 특히 비용 절감효과가 절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에이스손보의 순이익은 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8.5% 급감했다. 특히 보험손익이 744억원에서 278억원으로 전체 순이익보다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는 보험수익이 284억원 증가했음에도 보험서비스비용이 699억원으로 더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라이나원이 본격적으로 처브그룹의 TM 전담 GA로서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로 이 해 순손실 117억원을 냈다. 다른 자회사형 GA들이 그렇듯 흑자전환을 통해 모회사 실적에 기여할 때까지는 앞으로 2~3년의 안정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안정화 이전 라이나원의 적자가 에이스손보에 미치는 실적 악영향은 없다. 에이스손보가 라이나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관계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업계에서는 에이스손보에게 있어 라이나원을 통한 영업은 당분간 실보다 득이 더 많은 사업전략이 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무시할 수 없는 '라이나' 브랜드 파워
보험업계에서는 에이스손보가 영업의 무게추를 라이나원으로 옮기는 것으로 '라이나'의 브랜드 파워를 간접적으로 누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라이나생명은 건강보험시장에서 치매보험과 치아보험 등 특색 있는 상품을 앞세워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계약 10만건당 보험 민원이 업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신뢰도 높다.
건강보험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공동 사업영역인 제3보험에 속한다. 에이스손보 역시 지난해 수입보험료 6694억원 중 79.4%에 해당하는 5318억원이 건강보험을 포함한 장기보험에서 나왔다. 이 시장에서 라이나의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에이스손보에게 적지 않은 이점이 될 수 있다.
실제 처브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인수한 뒤 사명을 유지한 것도 라이나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처브그룹은 에이스손보의 사명을 라이나손보로 변경해 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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