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은둔의 배당주' 신영증권, 밸류업 가동에 주가 '훨훨'배당수익률 6%대, 증권업계 최상단…최근 1년간 20% 상승
윤종학 기자공개 2024-05-31 08:22:0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신영증권의 최근 1년(2023년 5월24일~2024년 5월24일) 주가 수익률은 20%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5월말 5만4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최근 6만7000원대까지 높아졌습니다. 정부가 저평가된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오랜 기간 저평가됐던 신영증권 주가에도 훈풍이 부는 분위기입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도입한 정책입니다. 저평가된 상장 기업들이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배당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과 함께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증권주들도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신영증권도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1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 5만90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5개월여만에 15% 뛰었습니다. 5월 초에는 역대 최고치인 6만8000원선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신영증권의 주가 상승세는 시장 및 업권 대비해서도 가파른 편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5%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시장 대비 15%포인트 높은 주가흐름을 보인 셈입니다. 코스피 증권 지수 역시 13% 오르는데 그치며 증권업권 내에서도 최상단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신영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0.6배 수준으로 저PBR 섹터로 꼽히는 금융섹터 중에서도 낮은 편입니다. 이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입니다.
◇Industry & Event
신영증권은 1956년 설립돼 증권, 장내외 파생상품 등의 투자매매업 및 투자중개업, 신탁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증권사입니다. 본점 포함 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종속기업으로는 신영자산운용과 2019년 10월에 본인가를 취득한 신영부동산신탁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업부문은 위탁매매, 자기매매, 기업금융, 기타 등 다양한 증권업 분야에 진출해 있습니다. 이 중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중개 및 투자매매를 담당하는 위탁매매부문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지난해 3분기(2023년 4월~2023년 12월) 기준 위탁매매 이익은 51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1073억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 밖에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고유자산 운용 이익을 취하는 자기매매부문에서도 380억원을 거두며 순이익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기업금융 부문의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기 303억원에서 17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신탁, 투자일임, 투자자문 업무 및 지원 업무 등에 해당하는 기타부문은 지난해 영업비용이 급증하며 11억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이에 신영증권은 패밀리헤리티지를 통해 해당 부문의 수익성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초고액자산가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신탁파트에서는 실제 수탁을 받아 포트폴리오 투자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신영증권은 부문별 부침은 있지만 전체 실적 지표면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활용해 53년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리 인상기로 업황 전체가 부진했던 2021년 이후에도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결산기준(2023년 4월~2024년 3월)에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실적 지표가 모두 급성장했습니다. 매출은 직전년도 2조3535억원에서 2조7366억원으로 16.3% 올랐고 영업이익은 1156억원에서 1715억원으로 48.3% 올랐습니다. 이에 순이익은 1044억원에서 1499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습니다.
◇Market View
신영증권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증권업계가 주목받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던 종목이었습니다. 실제 2014년 교보증권이 내놓은 '증권주의 베타플레이가 지겹다면'이라는 리포트 이후에는 신영증권 관련 리포트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소외됐던 종목입니다.
운용사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신영증권이 소외된 이유를 묻자 "전반적으로 증권섹터의 투자 매력도가 낮았기에 중소형사까지 커버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특히 신영증권은 최대주주 및 자사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거래량이 낮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종목을 선별하는 지표들에는 부합하는 면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밸류업 프로그램 대상 기업의 조건은 PBR 외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을 주요 투자 지표로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신영증권의 별도기준 ROE는 6.6%로 증권업계 평균인 5%를 웃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이 40% 이상 급증한 만큼 ROE는 더 높아졌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근 몇 해 동안 주당 4000원씩 현금배당을 단행하며 배당수익률도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1년 6.71%, 2022년 7.17% 등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주당 4000원을 배당한다면 6% 초반대 배당수익률이 나올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고배당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종목으로 투자지표상에서는 저평가된 부분이 많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자사주 소각 등 현재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요인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IR 등에서 발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신영증권의 키맨은 원종석 회장입니다. 1961년생인 원 회장은 중앙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신영증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기획조정실, 조사부, 영업지점 등을 두루 거쳐 2005년 대표이사에 선임돼 신영증권을 이끌고 있습니다.
신영증권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ROE를 높이거나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가를 부양해야 합니다. 통상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해 ROE를 키우는 방법보다는 높은 자사주 비중을 낮추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힙니다.
실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는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자사주 소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영증권은 아직까지 자사주 소각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며 자사주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신영증권은 올해 4월 유통되고 있던 우선주(700만주)를 모두 보통주로 변경상장했습니다. 변경 비율은 1대 1로 보통주 700만주가 추가로 늘어난 셈입니다. 다만 신영증권의 우선주 중 523만주가 자사주였습니다. 우선주가 보통주로 변경되며 총발행주식 가운데 50% 이상을 자사주로 보유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20%를 더하면 총발행주식 중 유통주식은 30%에 불과합니다. 시장에서 신영증권이 자사주 소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신영증권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가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면서도 향후 자사주 소각 계획에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회사 IR 담당자는 "최근 주가상승은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중장기적 추진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주주가치제고에 대한 정확한 계획을 밝히기 어렵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앞장 서 왔고, 이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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