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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2024]데이터 발표만이 아니다, 스폰서로 확인하는 '글로벌 위상'AZ·다이이찌산쿄 '엔허투 드라이브', HLB와 LG화학 '부스업' 눈길

시카고(미국)=최은수 기자공개 2024-05-31 10:31:5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SCO는 세계 최대 암학회인만큼 출품작부터 레퍼토리 부스업까지 시장의 관심사가 된다. 과거와 비교해 국내 바이오기업의 약진이 엿보이긴 하나 아직까지 메이저 학회는 천문학적 연구개발(R&D) 비용을 쏟는 빅파마,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하지만 빅파마라고 무조건 '쩐의 전쟁'만 집중하는건 아니다. ASCO를 둔 스폰서십(도너) 형태도 저마다 다른 전략을 내세운다는데 주목된다. 올해 예순번째를 맞은 ASCO에서 전 세계 항암시장을 둘러싼 빅파마의 다른 '스토리텔링'을 확인할 수 있다.

◇'엔허투 드라이브' 다이이찌산쿄 2년 연속 플래티넘

미국 시카고 현지시간 30일 기준 ASCO 2024에서 스폰서십을 확정한 확정한 메인 스폰서는 총 4곳이다. ASCO는 학회의 성격을 띠는만큼 별도의 멤버십 및 부스업 외에도 창립 스폰서십을 비롯해 연례 스폰서(도너) 등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한다.


각각 스폰서 등급 체계는 플래티넘부터 브론즈까지로 세분화돼 있다. 스폰서 등급별 금액이 확정된 건 아니다. 그러나 부스업을 위한 금액만 한화로 10억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단순히 돈을 많이 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시장 인지도와 성과 등도 뒷받침 돼야만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2023년에 이어 다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오너에 이름을 올렸다. 엔허투를 통해 학회 역사상 첫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만큼 독보적이며 상징적 지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엔허투는 ADC 계열 내 최초(퍼스트 클래스)는 아니지만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유효성 데이터'를 무기로 삼는다. 작년 매출은 약 3조원으로 전체 기준 20위권이다. 적응증 확장 전인데다 출시 3년차인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한다. 매출 성장세가 빠른만큼 당분간 이번 학회 외에도 스폰서십 '마케팅' 드라이브는 계속될 전망이다.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와중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폰서 등급 '골드'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에만 119억 달러, 한화로 약 15조원의 영업손실을 인식했지만 마케팅 기조엔 변함이 없다. 작년 국내 바이오텍 오름테라퓨틱에서 확보한 차세대 기술을 비롯해 새 도전을 알리려는 전략이자 절치부심으로 읽힌다.

◇국내 기업은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마수걸이 스폰서 시기에 이목

면역관문 TIGIT 표적 항암제를 개발하는 아르쿠스는 새롭게 명단(브론즈)에 이름을 올렸다. 아르크스는 시가총액 약 2조원의 바이오텍으로 빅파마에 비견할 체급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TIGIT에 대한 빅파마의 관심이 높아지자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하기 위해 재빨리 움직였다.

이밖에 항암보조제 아킨지오로 알려져 있는 스위스의 헬신은 스폰서 등급을 플래티넘에서 실버로 2단계 내렸다. 아킨지오는 항암환자의 항구토 복합제로 국내에선 HK이노엔이 판권을 보유 중이다.

국내 기업은 아직은 내실보단 화려함이 필요한 스폰서십 영역에선 갈길이 멀다. 60년 ASCO 역사에서 국내 기업이 스폰서십에 나선 사례는 전무하다. 또 하나의 네트워크 큰 장인 바이오USA의 경우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벌써 4년 째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빅파마들이나 바이오텍이 스폰서에 나서는 건 핵심 파이프라인이 본격적인 상업화나 마케팅 단계에 돌입한 데 따른 사업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글로벌 상업화에 다다른 항암 프로그램은 없다. 아직은 더 성숙할 시간이 필요한 단계다.

하지만 마케팅과 스폰서십의 첫발인 부스업과 관련한 움직임은 속속 목격된다. HLB의 경우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를 통해 메인부스업에 나섰다. LG화학 또한 2022년 인수한 아베오를 통해 부스를 차리고 포티브다 등 기출시 항암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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