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의 첫 '국산 CAR-T' 도전]데이터로 입증한 큐로셀의 '안발셀' 국산약 설 자리 만들다②원조 킴리아 버금가는 데이터, 접근성 확대 강점…부작용·재발 장벽 과제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13 08:22:34
[편집자주]
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원료로 쓰며 1년여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가 있지만 1회 5억원에 육박하는 고가약으로 전세계서 7400억원 규모로 팔리는 준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 한국의 작은 바이오텍 큐로셀이 도전장을 냈고 국내 첫 CAR-T 치료제 상업화에 임박했다.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에 현지 제조 공급이라는 강점을 내세운다. 한국의 첫 CAR-T 치료제, 큐로셀의 첫 성과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08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산 CAR-T 치료제를 원하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높지만 상용화는 전혀 다른 얘기다. 이제야 막 표적항암 신약을 만들게 된 한국이다.그런 점에서 최근 CAR-T 신약 2상 결과를 받아든 큐로셀의 데이터는 고무적이다.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충분한 안전성·유효성 데이터를 내면서 국산 치료제가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후발주자지만 의미있는 데이터 확보한 '안발셀'
큐로셀은 세포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건수 대표의 창업으로 2017년부터 국산 CAR-T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약 7년 만에 허가 신청을 눈앞에 뒀으니 상당히 속도감 있게 개발이 진행됐다 볼 수 있다.
2017년은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허가된 때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약 등장에 분위기가 고조된 시기다. 분위기에 힘입어 큐로셀은 자체 개발한 OVIS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CAR-T 세포 기능을 강화한 신약 물질 '안발셀' 임상에 나섰다.
OVIS는 한번의 유전자 조작으로 CAR 발현과 PD-L1 제거, TIGIT 제거 등 3가지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안발셀이 타깃한 질환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이다. 혈액암의 일종인 이 암은 질병 진행이 빠르고 재발이 잦으며 재발 시 예후가 좋지 않다.
킴리아가 첫 허가를 위해 타깃했던 적응증이기도 하다. 큐로셀은 글로벌이 아닌 국내 임상으로 한정해 빠르게 안발셀 2상을 마칠 수 있었다.
시장은 안발셀 임상 결과에 주목했다. 국산 신약 물질들이 상용화를 위한 후기 임상에서 고배를 마신 사례가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CAR-T는 빅파마 중에서도 단 4곳만 보유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텍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사였다.
안발셀은 1차 중간분석, 톱라인 결과에 이어 최종결과보고서(CSR)까지 일관되게 긍정적인 데이터를 냈다. 5월 30일 발표된 최종 결과에 따르면 안발셀은 73명 중 55명에서 유효한 반응을 보여 객관적반응률(ORR) 75.3%를 기록했다. 통계적 분석에 따라 1차 유효성 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반응을 보인 환자 중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뜻하는 완전관해(CR)가 49명(67.1%)에 달했다. 일부 종양이 사라진 부분반응(PR)은 49명(67.1%)이었다. 이 외 안정병변(SD)을 유지한 환자 7명(9.6%), 질병이 진행된(PD) 환자 6명(8.2%) 등이었다.
앞서 킴리아는 DLBCL에서 수행한 임상에서 완전관해 39%를 포함한 객관적반응률 53%를 기록했다.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안발셀이 킴리아와 맞설 수 있는 충분한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한풀 꺾인 CAR-T 치료제? 비용효과성 높인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로 국내 신약 품목허가를 노려볼 수 있게 됐지만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있다. 여기엔 CAR-T 치료제 전반을 향한 의문점이 함께 포함돼 있다.
우선 CAR-T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 첫 번째다. 2017년 킴리아가 전 세계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단 한 번의 주사로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일명 '원샷 치료제'로 '꿈의 항암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 실제 진료 현장에 쓰이면서 CAR-T 치료제에 대한 문제점이 함께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부작용이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나 면역세포 관련 신경독성 증후군(ICANS)으로 CAR-T 치료제의 여러 부작용 중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안발셀 역시 2상에서 관련 부작용 사례가 나타났다. 다만 분석대상인 41명 중 3등급에 해당하는 심각한 사이토카인신드롬 발생률은 8.9%, 신경독성 발생률은 3.8%로 기존 CAR-T 치료제보다 부작용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수식어와 달리 일부 환자들은 킴리아를 맞아도 치료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빠른 시일 내 재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발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경향을 띄었다. 이는 초고가 가격과 맞물리면서 과연 CAR-T 치료제가 수억원의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획기적인 약인지 의문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CAR-T 치료제가 죽음을 앞둔 다수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킨 획기적인 약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큐로셀의 등장으로 부작용은 덜고 가격은 내리면서 CAR-T 치료제를 향한 의문을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쟁약이 등장하면 가격이 떨어져 비용효과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김건수 대표는 "초창기 CAR-T가 매우 초고가인데 일부 환자에서는 효과를 보이지 않아 실망도 있었다"며 "분명한 점은 10명 모두 치료할 방법이 전혀 없던 과거에서 30% 이상 장기 생존이 가능하게 된 획기적인 약이며 큐로셀은 기존 치료제보다 가격을 낮춰 안발셀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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