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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달라지는 제약사 주총

정새임 기자공개 2025-04-11 08:03:3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사 주주총회는 바이오텍 주총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주총장은 대부분 직원들이 자리를 채우고 결의는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시작 20분이 채 안 돼 주총이 끝나는 일도 허다하다. 주주들의 질문이 빗발쳐 길게는 반나절 이어지는 바이오텍 주총을 제약사에선 상상할 수 없었다.

그만큼 제약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러다보니 제약사 주총은 점점 더 폐쇄적이고 주총 본연의 역할을 기능하지 못하는 허울로 전락하곤 했다.

최근 제약사 주총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신규 주주들이 유입되고 회사의 경영활동과 주주환원정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양한 요구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적극적으로 주총에 참석해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지난달 참석한 유한양행 주총이 대표적이다. 오래된 주주 위주로 조용하게 흘러갔던 유한양행 주총에서 신규 주주들은 앞다퉈 새로운 목소리를 냈다. 왜 유한양행이 적극적으로 IR을 하지 않는지 불만을 토로했다. 유한양행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도 요구했다. 미국 승인 신약 '렉라자'를 필두로 상승하는 유한양행의 기업가치가 주가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이 골자다.

삼천당제약의 경우 본점 소재지인 경기도 화성시 향남에서 주총을 진행했음에도 수많은 주주들이 발걸음 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신규 주주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바이오텍 주총처럼 주총 후 Q&A 시간을 가졌고 회사의 답변을 온라인에서 공유했다.

동아에스티 등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제약사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긍정적인 변화임은 분명하다. 제약사가 복제약 및 개량신약 위주로 판매하던 시기엔 제약사 성장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었다. 적자가 나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바이오텍에 베팅했다.

제약사가 신약에 뛰어들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현금동원력을 갖춰 안정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고 시장 신뢰가 높은 제약사로 시선이 모아진다. 바이오텍에서 유망 물질을 도입해 글로벌 신약으로 키운 유한양행 '렉라자'라는 성공사례도 남겼다.

동시에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가치를 높일 책임도 커진다. 주주의 요구를 무한정 수용할 필요는 없지만 그간 제약사들이 주주환원정책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핵심은 주주와의 소통이다. 주주들은 요식행위의 주총이 아닌 실질적으로 회사와 소통하는 자리를 원한다. 조금씩이나마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포용력을 기대한다. 변화의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내년 더욱 더 달라질 제약사 주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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