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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지앤텍벤처 '대펀 5인방', 바이오·ICT 투자 역량 '두각'④심사역 8인 '신구 조화'…격 없는 토론으로 신속한 투자 판단 '강점'

유정화 기자공개 2024-06-11 08:43:39

[편집자주]

CVC는 통상적으로 모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우선순위로 꼽는 경우가 많다. 국순당의 CVC인 지앤텍벤처투자는 다르다. 전통주 회사인 국순당과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될성부른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정통 벤처캐피탈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배중호 국순당 회장이 벤처캐피탈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앤텍벤처투자에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전문경영인이자 주주 파트너인 홍충희 대표와 전폭적인 신뢰 관계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느리지만 뚝심 있게 한 우물을 파온 지앤텍벤처투자는 올해로 국순당에 인수된 지 12년차를 맞았다. 더벨은 알짜배기 하우스로 꼽히는 지앤텍벤처투자의 성장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AUM 5000억원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이 특정 투자 전략이나 분야에 강점을 지니는 건 큰 장점이다. 한 분야라도 특출나다는 평가를 받으면 VC 입장에선 출자자를 모집하거나 정책금융 출자 사업에서 회사를 어필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앤텍벤처투자는 '세컨더리 명가'로 이름을 알린 하우스다.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홍충희 대표를 주축으로 세컨더리 투자를 일찍이 핵심 전략으로 삼아 시장을 선점했다. 지앤텍벤처가 운용 규모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내면서 시장에서는 '작지만 강한 VC', '라이징 스타'라는 평가가 나왔다.

세컨더리 뿐 아니라 ICT·바이오 분야 투자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펀과 핵심 운용인력간 호흡이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세컨더리·초기 단계 투자 성과 '눈길'

현재 지앤텍벤처가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총 8개다. 현재 5명의 전문심사역이 8개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이하 대펀)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홍 대표는 이중 절반인 4개 펀드에서 대펀을 담당하고 있다.

강준규 공동대표, 김태헌 전무, 송민섭 이사, 박성원 이사 등 심사역들은 핵심 운용인력으로 여러 펀드에 참여하는 동시에 각자 대펀으로서 펀드를 총괄하고 있다. 8명의 심사역은 연차별 10년 이상 투자 경험을 쌓은 시니어 인력 3명과 중간 관리자급 2명, 5년 미만 주니어급 3명으로 구성된다. 심사역간 연차 균형을 이루고 있다.

(왼쪽부터)홍충희 지앤텍벤처투자 대표, 강준규 대표, 김태헌 전무, 송민섭 이사, 박성원 이사

다양한 연차로 구성된 심사역들은 투자 과정에서 격없는 소통을 펼친다. 지앤텍벤처투자는 이같은 토론을 통해 신속한 투자판단을 내리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지앤텍벤처투자가 가진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한 산업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다는 데 있다. 현재 펀드별 대펀을 맡고 있는 심사역 5인방만 보더라도 각기 다른 전문성을 보유했다. 은행·증권사, 삼성전자, SK바이오팜, 회계법인 등 저마다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먼저 홍충희 대표는 1968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미은행, 현대증권(현 KB증권)을 거친 인물이다. 2000년 지앤텍벤처투자에 합류해 홍 대표는 모기업 국순당의 신임 속에 2012년 대표 자리에 올라 13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기업금융, IPO 업무를 담당하며 얻은 노하우를 지앤텍벤처에 쏟아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VC 업계에 생소했던 세컨더리 투자 바람을 일으키고 동시에 유망한 초기 단계 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했다. 과거 신규 투자 기업 발굴, 공모가 가치 산정, 기업IR 등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홍 대표는 지앤텍벤처가 처음 결성한 펀드인 '지앤텍1호벤처투자조합'의 대펀을 맡았다. 대펀을 맡은 첫 펀드임에도 내부수익률(IRR) 26%를 시현하고 3년6개월만에 조기에 청산했다.

세컨더리 펀드 포트폴리오도 화려하다. '지앤텍명장세컨더리투자조합'을 통해 담은 바이오 포트폴리오 가운데 △케이엠제약 △유틸렉스 △큐라켐 △압타머사이언스 △노보믹스 등이 IPO에 성공했다. ICT·제조 분야에선 힘스, 영우디에스피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특히 2016년 압타머사이언스에 20억원을 투자해 4년 만에 164억원을 회수, 8배가 넘는 멀티플을 기록했다.

1977년생인 강준규 공동대표가 보여준 성과도 눈에 띈다. 강 대표는 지앤텍벤처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아 투자 전반을 지휘하고 있다. 대펀으로 '지앤텍프로젝트펀드1호'에만 이름을 올리고, 올해 결성한 2개 블라인드펀드에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22년 에이피알에 투자를 진행해 7.3배 멀티플로 회수를 완료했다.

강 대표는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통신연구소에서 차세대 통신 부품을 개발, 이후 차세대 기술팀에서 첨단 4G 모뎀 기술을 연구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MBA를 마치고 대교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거쳐 지앤텍벤처투자에 합류했다.

◇김태헌 전무 첫 대펀 담당…ICT·바이오 역량 강화

김태헌 지앤텍벤처 전무는 투자2본부장을 맡고 있다. 2021년 합류한 그는 바이오·ICT 서비스 투자에서 오랜 관록을 지닌 인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스틱벤처스에서 벤처기업을 발굴해왔다. 특유의 통찰력과 경험을 겸비한 심사역으로 평가받는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와디즈(크라우드펀딩), 센스톤(인증보안), 뮬라웨어(애슬리저룩), T3엔터테인먼트(게임), 인벤티지랩(바이오), 엠디뮨(바이오), 아델(바이오) 등이 있다. 투자 섹터는 ICT·바이오 분야 내 기술 기반 기업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했는데, 모두 비즈니스 모델이 범용성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회수 성과가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도 다수다. 국내 1위 크라우드펀딩 기업 와디즈는 최근 기업공개(IPO) 계획을 공식화했다. 급속정밀냉각 기술기업인 리센스메디컬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타겟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현장 실사를 마무리하면서 상장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지앤텍스마트시티 지역혁신 펀드'의 대펀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앤텍벤처에 합류한 이후 첫 대펀이다. 오랜 벤처캐피탈리스트 경험으로 쌓은 폭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지역 혁신 기업 투자에도 적임자로 평가된다.

1980년대생 심사역들도 대펀을 맡아 지앤텍벤처의 펀드를 책임지고 있다. 1985년생 송민섭 지앤텍벤처 이사는 '경남-지앤텍 창조경제혁신펀드'의 대펀을 2020년 9월부터 맡았다. 바이오 투자를 담당하는 그는 이전 SK홀딩스 생명과학부문, SK바이오팜 신약 CMO사업부 등에서 근무했다. 엠벤처투자에서 심사역을 시작해 에스엠티바이오, 유투바이오, 제놀루션 등에 투자했다.

지앤텍벤처투자는 2021년 CJ제일제당 바이오기술연구소, 미래기술연구소 등에서 바이오 분야 연구 개발 업무를 수행하던 이규성 팀장도 영입하며 바이오 투자에 힘을 실었다. 다만 침체된 회수 시장 탓에 바이오 투자 비중을 늘리지는 않고 정중동 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1987년생인 박성원 이사는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의 대펀을 맡고 있다. ICT 및 제조업 섹터가 주력 투자 분야다. 박 이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고 회계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지앤텍벤처투자 합류 이전 한영회계법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치며 자문 업무와 상장, 비상장사 투자를 두루 경험했다.

2021년에는 ICT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금지현 팀장을 채용했다. 금 팀장은 서강대 법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큐피스트, 아모텍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앤텍벤처투자 관계자는 "심사역들의 전문성에 기반해 기업의 성장성과 회수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운용을 하고 있다"며 "피투자사의 성장을 가속화 시킨다는 측면에서 성장성이 높은 회사에는 적극적으로 팔로우온하고, 회수할 때는 분할 매도를 통해 회수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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