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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세컨더리 명가' 지앤텍벤처, 회수성과로 얻은 LP신뢰⑤3개 조합 투자한 압타머사이언스 '잭팟'…온코크로스·아이지넷 엑시트 가시화

유정화 기자공개 2024-06-12 07:11:11

[편집자주]

CVC는 통상적으로 모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우선순위로 꼽는 경우가 많다. 국순당의 CVC인 지앤텍벤처투자는 다르다. 전통주 회사인 국순당과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될성부른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정통 벤처캐피탈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배중호 국순당 회장이 벤처캐피탈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앤텍벤처투자에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전문경영인이자 주주 파트너인 홍충희 대표와 전폭적인 신뢰 관계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느리지만 뚝심 있게 한 우물을 파온 지앤텍벤처투자는 올해로 국순당에 인수된 지 12년차를 맞았다. 더벨은 알짜배기 하우스로 꼽히는 지앤텍벤처투자의 성장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AUM 5000억원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앤텍벤처투자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회수성과'다. 뛰어난 회수성과를 바탕으로 LP들에게 실력을 입증하고, 회수 시점마다 수익 분배에 나서면서 신뢰를 쌓았다.

세컨더리(구주 거래) 펀드로 구주를 매입하고 적시의 팔로우온(후속 투자)을 통해 회수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해도 회수 성과는 이어질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기업 다수가 성장단계에 진입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초기 투자를 통해 '대박'을 기대하는 포트폴리오도 적지 않다.

◇팔로우온 전략으로 성과 '극대화'

지앤텍벤처는 출자자의 수요에 초점을 두고 펀드를 운용한다. 회사를 믿고 자금을 맡긴 만큼, LP와 수익 배분을 통해 상호성장을 이루는 것을 투자의 기본 철학으로 삼고 있다. 기대 수익률 달성 여부와 회수 시점 등 펀드운용 현황에 대해 충실히 소통하며 LP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다. 지앤텍벤처는 초기 결성한 펀드부터 우수한 성과를 내며 운용 실력을 입증했다. 홍충희 대표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2006년 처음으로 결성한 1호 펀드는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다. 30억 규모 '지앤텍1호벤처투자조합'은 3년 6개월 만인 2010년에 펀드를 조기 청산하면서 내부수익률(IRR) 26%를 달성했다.

1호 펀드에서 눈에 띄는 회수성과를 낸 기업은 비티캠과 이연제약 등이다. 지앤텍벤처는 2008년 1월 의약품 원료 도소매업체 비티캠에 투자한 지 11개월 만에 엑시트에 성공했다. 통신기기 전문업체 제이콤에 흡수합병되면서 성과를 냈다. IRR은 91.8%에 달한다. 2007년 9월 투자한 이연제약은 2년 6개월 만에 IRR 35.0%로 회수에 성공했다.

첫 펀드의 성과는 지앤텍벤처가 다수 출자사업에 지원해 GP 자격을 얻는 밑거름이 됐다. 성과를 기반으로 LP를 설득해 펀드를 빠르게 늘려왔다. 지앤텍벤처가 현재까지 결성한 펀드는 13개다. 이중 10개 펀드가 모태펀드, 성장금융, 국민연금 등 정책금융 출자사업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모태펀드에게서 가장 여러차례 출자를 받았고, 국민연금으로부터 가장 많은 480억원의 출자를 받았다.


이후 펀드들도 성공적으로 운용했다. 그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건 단연 세컨더리 펀드다. 2016년 산업은행, IBK캐피탈, 모태펀드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530억원 규모로 결성한 '지앤텍명장세컨더리투자조합'이 대표적이다. 현재 청산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 펀드는 IRR이 35.6%에 달한다.

이 펀드로 투자한 기업은 인바이오, 유틸렉스, 직방, 카페24 등이다. 2016년 인바이오에 18억원을 투자했고, 상장 이후 45만5000주(4.51%)를 전량 장내 매각해 68억원을 회수했다. 멀티플은 3.8배다.

청산 작업을 진행 중인 '지앤텍3호벤처투자조합'의 성과도 뛰어나다. 2017년 2월 결성한 이 펀드는 국민연금의 앵커출자를 바탕으로 조성됐다. 회수가 이뤄진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IRR이 31.3%에 달한다. 포인트모바일에 11억원을 투자해 36억원을, 위더스제약에는 15억원을 투자해 44억원을 회수했다.

보유한 펀드를 연계해 팔로우온 하는 방식으로 펀드간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압타머사이언스 투자사례가 대표적이다. 지앤텍벤처가 압타머사이언스에 처음 투자한 건 2016년 시리즈A 라운드였다. '지앤텍명장세컨더리투자조합'을 통해 18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2018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경남지앤텍창조경제혁신펀드'와 '지앤텍3호벤처투자조합'으로 각각 10억원씩 총 20억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팔로우온 투자를 통해 압타머사이언스는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었다.

3개 조합을 통해 투자한 금액은 총 38억원인데, 회수 총액은 248억원에 달했다. 멀티플은 6.5배로 집계된다. 특히 시리즈A 단계에 투자한 지앤텍명장세컨더리투자조합이 기록한 멀티플은 8.2배에 달한다.

◇상장 임박 포트폴리오도 다수 포진

현재까지 회수에 성공한 포트폴리오 대다수는 홍충희 대표와 강준규 대표의 손길을 거쳤다. 다만 이후 회사에 합류한 심사역들이 투자한 기업들도 성장궤도에 오르며 회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머지 않아 회수가 기대되는 기업으로는 나우로보틱스, 온코크로스, 아이지넷 등이 꼽힌다.

2016년 설립된 나우로보틱스는 로봇 전문 기업으로 핵심 기술인 산업용 로봇 설계 및 제조,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회사다. 현재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앤텍벤처는 나우로보틱스에 2개 조합으로 투자했다. 지난해 4월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를 통해 시리즈A 라운드에 1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1월에는 '지앤텍프로젝트투자조합1호'를 결성해 35억원을 팔로우온했다.

현재로서 엑시트에 가장 근접한 포트폴리오는 '온코크로스'다. 지앤텍벤처는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으로 2020년 9월 온코크로스 시리즈B 단계 투자에 참여해 주식 66만2052주(6.37%)를 보유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올 초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인슈어테크 기업(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아이지넷도 상장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아이지넷은 인공지능(AI) 보험 진단 플랫폼 ‘보닥’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국내 첫 인슈어테크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지앤텍벤처는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를 통해 아이지넷에 지난해 18억원을 투자했다.

IPO까지 시간은 걸리지만 미래 '잭팟'을 기대할 만한 포트폴리오도 있다. 파네시아가 대표적이다. 2022년 설립된 CXL 반도체 IP(설계자산) 스타트업으로,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지앤텍벤처는 파네시아 시드 라운드에 참여해 20억원을 투자했다.

지앤텍벤처 한 관계자는 "검증된 딜에 대한 적시 투자로 펀드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회사에는 성장 동력을, 출자자에게는 가치를 제공하는 게 지앤텍벤처의 투자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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