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투자는 어렵다. 결과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는 프라이빗에퀴티(PE)도 마찬가지다. '양날의 검'이다. 수급이 몰린다면 투자 수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그 반대의 경우는 끔찍하다. 주가는 빠르게 주저앉고 반등 시점은 묘연해진다. 고점에 물렸다면 기약 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시장에선 PE들의 상장사 M&A 흑역사가 잊을만 하면 거론된다. 몇 번이고 투자 논리를 검증해도 당장 내일 일을 모르는 게 주식시장이다.
상장사를 인수한 한 PE 관계자는 “종목토론방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토로한다. 매일 게시판 분위기가 180도 바뀌기 때문이다. 운용역 실명은 물론이고 '회사를 빈 껍데기로 만든다', '먹튀' 등 격한 표현이 서슴없이 오가기도 한다. 물론 개인투자자의 불신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상장사 바이아웃의 무게다.
실제 먹튀일까. 상당수는 아니다. 정상적 PE라면 처음부터 회사를 빈 껍데기로 만들 작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PE의 상장사 M&A는 권장할 부분이다. 주주가치를 등한시하는 시장 분위기를 바꿀 주체이기 때문이다. PE는 저평가된 회사 주가를 정상화해 차익을 얻는 게 목적이다. 주가 부양을 바라는 개인투자자와도 목적의식이 일정 부분 일치한다. 주가 정상화는 대부분 '주가 상승'을 뜻하기 때문이다.
PE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단행한다. 기업가치 방해 요소부터 제거한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게 첫 타깃이다. 왜곡된 거버넌스와 비효율적 경영체제도 손본다. 외형 확대는 그 다음이다.
한 PE 고위 임원은 "PE라고 실적을 하루아침에 끌어올릴 마법을 부릴 순 없다"며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부터 제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주가 관리는 기관투자자(LP)에 대한 선관의무와도 직결된다. 주가 하락으로 LP에 손실을 입히는 건 최악의 수다. LP에 외면 당하면 해당 PE는 향후 투자길이 막힐 수 있다.
혹자는 "기관 자금을 날리는거지 운용사가 손실을 입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한다. 운용사는 펀드 조성시 'GP 커밋'을 부담한다. 일종의 책임투자 징표다. 운용역이 직접 투자금 일부를 충당하는데 대출을 일으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택을 담보로 잡았다는 사람도 더러 등장한다.
그래서 PE 투자 손실은 운용역 개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가치 제고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다. 어찌보면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킨 개인투자자와 유사한 처지인 셈이다.
국내 상장사 다수는 미흡한 주주친화, 낙후된 거버넌스로 만성 저평가 늪에 빠져있다. 많은 개인투자자가 시장을 이탈했다. PE가 느슨해진 시장에 긴장감을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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