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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코리아신탁, 신탁계정대 45% '고정이하'①보수적 회계처리 영향, 채권 회수 TF 운영

이재빈 기자공개 2024-06-13 08:01:07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아신탁 책준 사업장 규모는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다만 신탁계정대가 투입된 책준 사업장 수가 늘면서 신탁계정대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발생한 공사비 부족분을 코리아신탁 자금으로 메우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신탁계정대 중 45% 이상이 고정이하로 분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정이하 신탁계정대도 일부는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계를 보수적으로 처리하면서 책준 사업장 투입자금을 전액 고정이하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신탁계정대 회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조직도 운영되고 있다. 또 유동성 측면에서는 기보유 현금과 한도대로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PF 대출잔액 1조2277억, 책준 계정대 472억 투입

코리아신탁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 규모는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1분기 말 책준 사업장은 58곳으로 확인됐다. 2022년 102곳이었던 사업장 수는 지난해 말 65곳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다.

책준 사업장에 제공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도 줄어드는 중이다. 2022년 1조5483억원, 2023년 1조4008억원 등을 기록했고 1분기 말 수치는 1조2277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탁계정대를 투입하는 책준 사업장 수는 증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공시되지 않았던 신탁계정대 투입 책준사업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3곳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업장에 투입된 신탁계정대는 472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14개 사업장에 총 561억원의 신탁계정대가 투입됐다. 전체 책준 사업장의 24.14%에 코리아신탁 자금이 투입된 상황이다. 다만 대부분 소형 사업장인 만큼 사업장별 평균 투입액은 40억원에 그친다.

신탁계정대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290억원에 불과했던 신탁계정대는 2022년 433억원, 2023년 1204억원으로 증가했다. 1분기 말 신탁계정대는 1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3년새 신탁계정대 규모가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신탁계정대가 급증함에 따라 2021년 13.71%에 그쳤던 자산총계 대비 신탁계정대 규모는 1분기 말 58.86%로 확대됐다.

고정 이하 신탁계정대는 1분기 말 677억원이다. 전체 신탁계정대의 45.07%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자산인 셈이다. 2022년 4.62%였던 고정이하 신탁계정대 비중은 지난해 42.61%로 확대된 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고정이하 신탁계정대는 2022년 20억원, 2023년 513억원 등이다.

◇회수의문 사업장 한곳에 그쳐, 기보유 유동성으로 자금수요 대응

고정 이하 신탁계정대 비중 증가는 보수적인 회계처리 때문이다. 코리아신탁은 책준 사업장에 투입되는 신탁계정대를 전액 고정 이하로 분류하고 있다. 차입형과 혼합형 사업장에 투입되는 신탁계정대도 공정률이 일정 기간 이상 지연되면 고정 이하로 간주했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으로는 252억원이 설정돼 있다. 전체 신탁계정대 대비 16.78% 규모다. 고정이하 신탁계정대 대비로는 37.22%에 해당한다.

코리아신탁은 현재 설정한 충당금으로 대부분의 손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수의문으로 분류한 사업장이 한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코리아신탁은 고정으로 분류한 사업장 중 일부에서는 이미 신탁계정대가 회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탁계정대 회수를 위해 채권회수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이사 주관으로 경영기획실과 사업부, 리스크관리실 등이 회의체를 구성해 매주 현황을 점검하는 중이다. 사업장 별 분양 현황을 비롯해 경·공매 추진과 분양 촉진책, 할인분양 여부 등을 검토한다.

코리아신탁은 신탁계정대의 신속한 회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자비용과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일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회수를 우선시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판단이다. 책준 사업장 일부가 상업시설 개발사업이지만 대부분이 광역시 분양상품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무난한 신탁계정대 회수가 전망된다.

증자나 외부 차입금 확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현재 보유한 유동성만으로도 충분히 책준 사업장 자금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리아신탁은 1분기 말 기준으로 437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총계는 2079억원으로 신탁계정대 대비 500억원 이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코리아신탁 관계자는 "책준 사업장 관련 자금수요는 현재가 고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금 외에도 한도대 500억원이 이미 확보돼 있고 하반기부터는 신탁계정대가 회수될 전망인 만큼 추가적인 자금조달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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