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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업계 원가점검]롯데웰푸드, '코코아 폭등'에 가격인상으로 '이익 방어'당·우유류 원가하락으로 원가율 개선, 해외법인 추가 인상 검토

홍다원 기자공개 2024-06-24 08:01:07

[편집자주]

원가 절감, 가격 인상, 물가 안정. 식음료 기업과 떼어 놓을 수 없는 키워드들이다. 이들의 수익성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원가를 관리하는지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속에서 식음료 기업들이 마련한 비용 통제, 전략 제품 강화 등 치열한 원가 관리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웰푸드가 치솟는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비축해 둔 원재료 사용 및 해외 법인 가격 인상으로 원가율을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3년 자일리톨, 월드콘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코코아 외의 당류, 유지원유, 유제품류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된 점이 긍정적이다. 코코아 원물을 수입해 가공하고 있어 코코아값 부담이 큰 만큼 이를 위해 배합비율 변경 등 원가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전망이다.

◇매출원가율 '75%→70%' 개선, 원재료 재고 '감소'

롯데웰푸드가 2024년 1분기 매출원가율 70.8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04%)보다 4.2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원가율이 70%대를 기록한 건 2022년 일제히 국제 원재료 값이 폭등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 간 매출원가율 역시 원재료값 상승에 따라 2022년을 기점으로 치솟았다가 완만한 추세로 접어들었다. 2019년 66.46%, 2020년 65.36%, 2021년 65.83%등 65%대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2022년 71%, 2023년 72%대로 상승했다.


원가 부담이 늘어나면서 롯데웰푸드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원재료 재고자산 규모를 줄이면서 원가율 관리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1분기 특히 개선된 매출원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 규모는 2023년 1분기(9595억원)와 2023년 1분기(951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출원가는 7201억원에서 6736억원으로 6% 감소했다. 덩달아 영업이익은 186억원에서 373억원으로 100% 증가했다.

건과, 빙과 제품을 생산하고 베이커리류, 유지 식품 등을 제품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있는 롯데웰푸드는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하고 있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 원재료값과 수급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롯데웰푸드가 수입하고 있는 주요 원재료 가격 역시 2022년을 기점으로 일제히 급등했다. 당류는 2020년 686원에서 2021년 733원을 거쳐 2022년 921원으로 3년 간 34% 올랐다. 같은 기간 유지원유는 1989원에서 2649원으로 33%, 유제품류는 2658원에서 5801원으로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이에 원재료 부담이 커지면서 롯데웰푸드는 2023년 들어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일리톨 용기 100g'은 3800원에서 4560원, '월드콘 바닐라 160ml'는 2022년 760원에서 912원으로, '돼지바 70ml'는 380원에서 456원으로 각각 올랐다.

해외 법인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도 올렸다.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수월한데다 판매 가격 자체가 국내보다 높다. 카자흐스탄 법인은 올해 3월 판가를 13.3% 인상했고 인도와 러시아 법인 역시 10%대로 가격을 인상했다.

다행인 점은 유지원유, 유제품류 등 원재료 가격이 2022년 최고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지원유는 2023년 1777원에서 2024년 1분기 1541원으로, 유제품류는 2023년 5747원에서 4947원으로 소폭 안정됐다.


원재료 시세 안정화에 더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유통기한, 원재료값 등을 고려해 원재료 수입량과 완제품 재고 등을 관리한다. 따라서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재고자산 규모가 달라지게 된다.

롯데웰푸드 전체 재고자산 중에서도 원재료에 해당하는 금액은 2022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1084억원이던 원재료 규모는 2022년 2775억원으로 늘어났다가 2023년 2314억원으로 감소했다. 2024년 1분기에는 2113억원까지 줄였다. 2022년 기준 6276억원에 달했던 전체 재고자산도 2024년 1분기 4956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원재료값이 하락해 구매 비용과 평가액이 줄어들고 비축해 둔 재고를 활용하면서 수입 규모 자체도 줄인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2022년 재고자산이 워낙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기저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계속 오르는 '코코아값', 초콜릿류 12% 가격 인상

문제는 코코아값이다. 다른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됐지만 코코아는 아직까지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등 초콜릿 소비량은 늘어나는 추세라 수급 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그간 톤(t)당 2000달러 내외의 시세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1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지금까지도 93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수입하고 있는 코코아 가격 역시 2021년 3434원, 2022년 3711원, 2023년 4228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2024년 1분기엔 5532원까지 치솟았다. 4년 새 61% 상승했다.

2023년 기준 롯데웰푸드의 카카오 매입액은 연 200~3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만큼 매입액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롯데웰푸드는 6월 1일 초콜릿 제품에 한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코코아를 원료로 사용하는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이 대상이다. 시세 인상분을 전부 판매 가격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재료값은 물론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올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권장소비자가격 기준 '가나마일드 34g'을 1200원에서 1400원, '초코 빼빼로 54g'을 1700원에서 1800원, '크런키 34g'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했다. 빙과 주요 제품으로는 '구구크러스터'가 기존 5000원에서 5500원으로, '티코'는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랐다.

이에 더해 앞서 1분기 가격을 인상했던 해외 법인은 2분기 건빙과류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 가격이 전반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꾸준히 원가 부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도 향후 롯데웰푸드가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덜면서 이익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은 "원재료 투입 단가는 유지, 밀가루, 설탕, 우유 등 큰 폭으로 완화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카카오 가격 급등으로 이익 훼손 우려가 부각됐지만 가격 인상을 통해 이익을 방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카카오 원물을 이용해 초콜릿 등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인건비 등 가공 비용도 오른 상황이라 초콜릿류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원가 부담은 되지만 원가 개선 활동, 배합비율 변경 등을 다양하게 검토해서 원가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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