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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을 움직이는 사람들]'사업 확장' 특명 류두형 사장, 늦은 만큼 속도 낼까③올해 1월 뒤늦게 합류…"중장기 사업 비전 제시 능력 탁월"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24 13:31:04

[편집자주]

이제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인수합병(M&A)으로 한 식구가 된 지 1년 만에 육해공 통합 방산과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며 투자와 성장의 적기를 제대로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한화오션을 이끄는 인물들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간 한화오션과 '사업 확장'은 어색한 단어의 조합이었다. 주인이 KDB산업은행이었으니 여러 제한이 컸다.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조선업황 악화로 손실만 쌓이던 탓에 상황적인 여력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화오션에게 확장은 다른 세상 얘기였다.

어떻게 보면 그래서 류두형 경영기획실장 사장이 뒤늦게나마 투입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류 사장은 한화그룹에서 4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인물로, 대표직을 맡은 곳마다 회사에 더 큰 그림을 제시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내놓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사업 확장 및 전략적 투자 강점…올해 1월 뒤늦게 한화오션 합류

류 사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한화종합화학에 입사한 뒤 한화L&C EVA·건재영업팀장, 한화그룹 경영진단팀장, 한화첨단소재 자동차소재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경영 전공의 특기를 살리면서도 그룹의 주력인 화학에서 소재 전문가로 성장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를 반영하듯 류 사장은 맡았던 화학 계열사에서 경영과 기획 관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2015년 권혁웅 부회장의 뒤를 이어 한화에너지의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한화에너지는 발전(열병합) 사업에서 꾸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었으나 내수 사업이라는 한계가 명확했다.

눈을 돌린 쪽은 태양광 발전과 무역이었다. 태양광 발전업 진출을 선언한 건 직전 해였지만 회사는 류 사장 부임과 동시에 일본에 국한됐던 사업장을 태국, 베트남, 터키 등으로 확대했다. 또한 삼성-한화 간 거래로 그룹에 편입된 한화토탈의 석유화학 제품도 트레이딩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전략적 투자 능력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2019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대표로 자리를 옮긴 그는 태광후지킨의 고압탱크 사업부를 사들이며 한화그룹의 수소 운송·저장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듬해 회사가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으로 흡수된 뒤에도 미국 고압탱크 기업 시마론 인수를 통해 관련 핵심 기술을 강화했다.


회사에 새 경쟁력을 부여한 경험은 그가 2022년 ㈜한화 모멘텀부문과 한화정밀기계 대표직을 동시에 맡게 된 배경이 됐다. 이는 그가 기계 분야와 별 접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했다. 류 사장은 작년 5월부턴 한화정밀기계 대표 역할만 맡았다.

그는 이곳에서도 회사가 반도체 설비 전문 제조회사로 도약해야 한다는 대계획을 세우고, 작년 9월 ㈜한화 모멘텀부문의 반도체 전공정 사업 인수를 선언했다. 당시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전후공정 사업이 통합돼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래 가려져 있던 가치가 재평가될 기반이 마련됐단 평가를 받았다.

류 사장은 1년여 만에 한화정밀기계 대표에서 물러나 올해 1월 한화오션 경영기획실장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이는 작년 말 일신상의 이유로 잠시 휴직한 정인섭 사장의 공백을 메운 후속 인사로 보인다. 업계는 조선업 지식은 없지만 폭넓은 사업 비전을 제시하는 데 강점이 있는 그의 역량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대…"꼼꼼하지만 자상한 스타일"

한화오션은 조선업의 변화에 발걸음이 바쁘다. 오랜 기간 KDB산업은행 아래에서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 등으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었던 경쟁사들도 빠르게 따라잡으려면 발 빠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다행히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국내 3사는 대부분 2025년을 전후로 암모니아 추진선 등의 친환경 선박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한화 편입 시너지가 본격화하면 상선과 특수선은 물론 신규 사업 분야에서도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의 해상풍력 설치선. 출처: 한화오션

류 사장이 이러한 전략을 직접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는 올해 3월 한화오션이 미국텍사스에 설립한 '한화오션 USA 인터내셔널 LLC'의 대표 임원에 올랐다. 해외 지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 경험을 한화오션에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류 사장은 해상풍력 분야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은 작년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3000억원을 해상풍력 관련 지분 투자에 쓰기로 했다. 해양플랜트 사업 역량을 한화그룹이 보유한 에너지 사업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류 사장은 꼼꼼하지만 자상한 스타일의 리더"라며 "중장기 사업비전을 짜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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