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미래에셋, 장고 끝 비전스팩 '1호' 닻 올린다대우스팩 이후 '첫' 합병절차 돌입…상징성 고려해 블랙야크I&C '낙점'
권순철 기자공개 2024-07-01 10:50:4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2년 간의 장고 끝에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의 합병 신호탄을 쏘았다. '비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첫 번째로 합병에 나서는 만큼, 그 상징성에 걸맞는 알짜 피합병 법인을 탐색하는 데 총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비록 청산 기한을 1년 남짓 앞두었지만 투자했던 시간만큼 견실한 기업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업 부서의 모니터링 끝에 포착된 블랙야크I&C는 대중성을 갖춘 것에 더해 펀더멘탈도 좋아 직상장도 충분한 기업으로 회자되고 있다.
나머지 비전스팩들에도 중요한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1~6호스팩이 코스닥에 상장돼 있고 7호스팩은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연내 추가 합병 작업도 고려 중이지만 블랙야크I&C에 준하는 피합병 법인들을 찾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심 끝 찾은 블랙야크I&C…1호 상징성 '걸맞는' 피합병법인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비전스팩1호가 블랙야크I&C와 합병에 나섬과 동시에 거래소에 관련 심사를 청구했다. 미래에셋비전스팩1호가 2022년 4월 코스닥에 상장한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스팩의 청산 기한이 3년인 것을 감안했을 때 다소 촉박한 스케줄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기한을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미래에셋비전스팩1호는 미래에셋대우가 사명을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한 후 만든 첫 번째 '비전' 스팩이다. 기존의 미래에셋대우스팩들이 모두 청산된 이후 처음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스팩이라는 측면에서 그 상징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IB 업계 관계자는 "비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내보내는 첫 스팩이라 미래에셋증권이 특히나 신경썼던 모습이 많이 보였다"며 "합병 심사 청구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은 그만큼 상징성에 걸맞는 피합병 법인을 찾는 데 고심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블랙야크I&C는 이러한 고심 끝에 선정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워크웨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이 기업은 지난해 매출액 350억, 영업이익 80억원을 창출했다. 올해 스팩 소멸 합병으로 합병한 기업 가운데에서는 최대 실적이다. 직상장이 가능한 사이즈지만 우회상장을 택하면서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블랙야크I&C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대표 주관 계약을 맺었다. 직상장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주관사와의 협의 끝에 우회 상장 전략을 택했다. 무리하게 밸류를 설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증시에 입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약 상장하게 된다면 블랙야크 그룹 가운데 첫 상장사가 된다.
◇줄줄이 합병 대기중 비전스팩…"합병 상장으로 다양한 옵션 제공할 것"
비전스팩1호가 마침내 합병을 향한 첫 발을 내딛으면서 나머지 비전스팩들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현재 미래에셋비전스팩1~6호가 코스닥에 올라와 있고 7호스팩은 예심 단계에 있다. 모두 공모규모가 100억원대인 중소형 스팩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스팩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비전스팩4~6호가 코스닥 상장을 마무리했다. 통상 IPO본부 내 3개 팀들이 번갈아 가면서 스팩을 증시에 올려왔지만 스팩 상장과 합병 업무를 병행했던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 측 관계자는 "올해 스팩 업무도 의지를 갖고 진행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시절의 스팩 합병 성공률도 괜찮았다는 점은 향후 비전스팩의 합병 로드맵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청산되기 이전 미래에셋대우스팩은 1~5호가 증시에 올랐는데 이중 2,3,4호가 합병 상장에 성공했다. IPO1,2,3팀이 고루 맡은 스팩들로 합병 트랙레코드가 어느 한 팀에 편중되지도 않았다.
비전스팩1호에 이어 합병 절차가 예고된 곳들로는 2호, 3호스팩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에 대해 "향후 본격적으로 스팩 합병 상장을 추진함으로써 발행사들과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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