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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양산 계약에도 조용…KAI, 주가 반전 카드는 FA-50 등 수출 확대 필요…AAV(미래비행체), 위성이나 발사체 등도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01 09:34:45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최근 방위사업청과 한국형 전투기 KF-21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KF-21 20대와 기술교범 및 후속 군수 지원을 포함해 총 1조9600억원에 달한다. 이 전투기들은 납품이 이뤄지는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우리나라 영공 수호에 투입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개발 사업의 첫 결과물이라는 의미까지 있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25일 KAI 주가는 전날과 비교해 0.1%가 빠진 5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다음 날인 26일엔 2.8%가 더 빠졌는데 이 흐름만 놓고 보면 KF-21 양산 계약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KF-21 시제 6호기 모습. 출처:KAI)

시장에서는 KF-21 양산 계약이 오래전부터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본다. 오랜 개발 기간만큼이나 기대감이 수차례 일어왔던 데다 납품이 실제로 이뤄지는 2년 뒤에나 매출로 반영될 수 있다. 이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다른 재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역시나 '수출'이 주가 상승의 최대 동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산업은 기술에 대한 보안과 적성국가와의 기술 격차가 중요한 만큼 수출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는 곧 수출 기업이 상당한 주목을 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수출 레코드를 통한 신뢰성 확보로 다른 국가로의 추가 계약을 이끌어낼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는 KAI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KAI는 2022년 폴란드와 FA-50 48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서도 18대 수출을 수주했다. 방산업계에서는 폴란드와의 대형 계약이 말레이시아에서도 신뢰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KAI의 주가가 3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상승한 때도 바로 이 시기다.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는 있다. 가장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FA-50이다. 이집트와 다목적 전투기 FA-50 36대 계약이 진행 중이다. 이집트 국영기업 AOI와 FA-50의 이집트 현지 생산을 위한 협정도 체결하는 등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FA-50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미 해군 고등·전술훈련기(UJTS) 도입 사업도 KAI의 주요 해외 사업으로 꼽힌다. KAI는 이를 위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고 FA-50 다목적 전투기의 개량형인 'TF-50'을 홍보하고 있다. 2025~2026년에 본격적으로 계약이 예상되는 이 사업에 필요한 훈련기 규모는 미 해군만 약 220대에 이를 것으로 전해진다.

KAI의 주력 헬기 수리온도 빼놓을 수 없다. 수리온은 이미 국내에서 10년 가까운 운용으로 검증받았지만 아직 수출 실적이 없다. 첫 수출 물꼬를 트는 것이 과제로 남은 상황인데 현재 자국의 러시아산 헬기를 대체할 기종을 찾는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 여러 국가들이 수리온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달 간의 KAI 주가 추이. 출처:KRX)

당장 숫자로 확인하긴 어렵겠지만 KAI가 미래사업으로 육성 중인 AAV(미래비행체), 위성이나 발사체 등 우주 관련 사업도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AI는 2028년까지 AAV 체계개발 사업에 총 1500억원가량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3월 AAV 개발 1단계(2024~2025년, 553억원) 투자가 결정됐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도 수출은 꼭 필요하다. 이달 들어 LIG넥스원 주가는 18%, 현대로템은 18%,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KAI는 2% 상승하는데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와 별개로 KAI의 실적 자체엔 큰 문제가 없다. KAI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400억원,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0%, 148% 상승한 수치다. 부채비율은 346%로 전년 동기 대비 72%포인트 낮아진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업성이 높은 KAI의 재사용 발사체 등도 시장이 지켜보고 있는 주요 사업"이라며 "일단 올해 하반기에 UAE와의 수리온 수출 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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