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맞는 유니온제약 변곡점]NBH캐피탈 최대주주로, 23년 백병하 대표 체제 막 내린다①2001년 16억 인수 후 상장 등 성장 주도, 4월 취임한 양태현 대표 새로운 '구심점'
김형석 기자공개 2024-07-22 09:11:43
[편집자주]
한국유니온제약은 소규모 제약사지만 적극적인 의약품 확장 정책으로 이목을 끌어온 곳이다. IMF를 겪으며 위기의 상황에서 구원투수가 됐던 인물은 매출 20억원 회사를 600억원대로 성장시켰다. 2018년엔 코스닥에 상장하며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제약환경에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고 매출 성장 정체에 적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또 한번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하며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곡점에 선 한국유니온제약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1년 위기의 한국유니온제약에 구원투수가 됐던 백병하 대표 체제가 20여년만에 막을 내린다. 여러차례 최대주주 손바뀜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백병하 대표의 경영체제가 흔들리진 않았다.하지만 이번달 말 NBH캐피탈이라는 완전히 다른 세력으로 최대주주가 바뀌게 되면서 백병하 대표 역시 경영 구심점에서 내려오게 됐다. 새롭게 경영 핵심 인물로 떠오르는 인물은 투자은행 및 바이오벤처 경영 경험을 했던 양태현 대표다.
◇백병하 대표 및 특수관계자 지분 매각, 7월 말 자금납입 후 마무리
한국유니온제약은 이달 말 NBH캐피탈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한다. 기존 최대주주인 안희숙씨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는 백병하 대표, 신성희씨가 보유한 주식 등 총 178만8500주를 매각하면서다.
주당 매각가격은 6163원, 총 거래대금은 110억원이다. 잔금지급일은 이달 31일이다. 최대주주인 안희숙씨는 백병하 대표의 배우자다.
거래가 끝난 후 NBH캐피탈이 보유하게 되는 지분율은 총 23.39%다. 올해 5월 한국유니온제약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참여하며 확보한 전환청구권 8만179주를 포함한 지분율이다.
백병하 대표를 비롯한 기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1.07%에서 5.97%로 축소된다. 신성희씨는 주식전액을 매각하면서 주주에서 제외된다.
안희숙씨와 백병하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1.42%, 2.66%로 줄어든다. 이번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백병하 대표의 조카 김소령씨는 1.89%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다.
백병하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5% 이상 지분을 소유한 주요주주로 남아 감사 선임 권한 등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백병하 대표는 현재 맡고 있는 대표이사 자리에선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최대주주 변경 후 성공적 외연 확대, 새 인물 '양태현 대표'
한국유니온제약은 꽤 잦은 최대주주 변경 이슈가 있었고 표면적으로는 손바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큰 틀의 경영권은 백병하 대표에게 몰렸다. 백병하 대표 체제가 된 건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창립 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던 때다.
1956년 부산 동래구에서 출발했던 한국유니온제약은 1990년 원주문막단지내 GMP 공장 준공과 1996년 동부제약 합병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실적 부진과 IMF사태가 겹치면서 1998년부터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
2001년 백병하 대표는 손원식 전 한국메디텍제약 대표와 손잡고 16억원에 한국유니온제약을 인수했다. 이후 오리지널 품목인 소염제 '티에스벤에프주' 등 ETC(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사세를 키웠다.
2018년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8일 현재 한국유니온제약의 시가총액은 394억원이다. 2001년 인수가격이 1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배가량 기업 가치가 상승한 셈이다.
이 밖에도 30여개에 불과했던 의약품 허가 품목수는 현재 400여개로 늘었다.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632억원으로 6배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백병하 대표의 경영 체제는 지속됐지만 최대주주 변경 이슈는 계속됐다. 2016년 최대주주였던 백병하 대표가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신성희씨가 일시적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성희씨는 한국유니온제악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자권 전 부사장의 배우자다. 당시 백병하 대표는 20%가 넘는 61만7777주를 매도했다.
이후 신성희씨는 또 2016년 8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1만주를 매도하면서 현재 주주구성처럼 최대주주가 안희숙씨로 변경됐다. 다만 이 같은 최대주주 변동은 특수관계인간의 단순 교체 이슈였다. '백병하-신성희-안희숙'씨 간의 거래였던 셈이다. 최대주주 변동이 있었지만 백병하 대표는 2016년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지금까지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를 감안하면 이달 말 NBH캐피탈로 최대주주가 변경되고 대표이사 역시 백병하 대표에서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유니온제약은 23년만에 대대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
◇바이오 투자 전문가 양태현 역할 주목
최대주주가 NBH캐피탈로 변경되는 상황에서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영 구심점도 새로운 인물이 서게 된다. 경영 주도권을 잡을 인물로는 양태현 대표가 될 전망이다. 올해 4월부터 백병하 대표와 함께 이미 공동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양태현 대표는 1972년생으로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Bear Stearns) 애널리스트와 글로벌 투자회사인 오크힐캐피탈(Oakhills Capital)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린파이어바이오(Greenfire Bio, LLC) 임원(Director)으로 활약하며 제약바이오 경영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린파이어바이오는 미국의 신약개발회사다. 면역치료세포인 'B세포'관련 바이오 플랫폼을 개발한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난소암과 유방암, 폐질환 및 특발성 폐섬유증, 골수섬유증 등 신약물질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가 그린파이어바이오 재직시절 엠투엔의 총 623만 달러(약 71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양태현 대표는 올해 5월 개인회사인 에스비메디코를 통해 한국유니온제약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에스비메디코는 한국유니온제약이 발행한 30억원 규모의 CB 가운데 10억원을 투자했다. 에스비메디코가 보유한 전환사채권은 19만주로 향후 주식 전환 시 2.24%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에스비메디코는 2019년 블랙알파파트너스로 출발했다. 투자 및 경영컨설팅업을 주업으로 한다. 양태현 대표는 2023년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이후 에스비메디코로 사명을 변경했다. 등기부등본상 이 회사의 사내이사는 양 대표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양태현 대표와 새 최대주주인 NBH캐피탈과의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양태현 대표가 5월 CB 인수에 NBH캐피탈과 함께 참여한 것을 보면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양태현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벨은 최대주주 변동 이후 전략을 듣기 위해 한국유니온제약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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