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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AI 진단]이마트, 오프라인 강화에 '변곡점 선' DT전략②AI 수장 공백에 조직 이관 검토까지…기술 활용 '점포 경쟁력'에 방점 찍히나

서지민 기자공개 2024-07-10 07:33:50

[편집자주]

2024년 유통가 회장님들의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AI였다. 챗GPT의 출현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인공지능 바람은 리테일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기업들이 AI 도입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낸 곳은 많지 않다. 한 해의 절반이 흐른 시점에서 더벨은 국내 유통기업들의 AI 도입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의 AI 전략이 변곡점에 섰다. AI 담당 상무의 이직으로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된 가운데 AI 조직이 속한 DT본부도 존폐 위기를 맞았다. 지난 정기인사 후 그룹의 전략 방향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환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다.

AI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점포 기반의 이마트를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AI를 활용했다면, 이제는 고객의 점포 경험과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김훈동 AI담당 상무 KT로 이직, DT 본부 인력 신세계아이앤씨로 이적 '유력'


업계에 따르면 김훈동 이마트 AI/ML담당 상무가 올해 초 이마트를 떠나 KT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5월 이마트 DT본부 신설과 함께 영입된 지 약 3년만이다. 이에 따라 AI/ML 담당 자리는 수 개월째 공석인 상태다.

DT본부 산하 AI/ML 담당은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개발해 관리하는 조직으로 이를 바탕으로 CX(Customer Experience) 및 EX(Employee Experience)를 개선하고, 나아가 업무를 효율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가운데 DT본부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앞서 DT본부를 이끌던 안종훈 상무를 SSG닷컴 데이터·인프라(DI) 본부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내부 인력까지 계열사로 이동시키며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DT본부 개발 인력 일부를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로 이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대상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로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신세계아이앤씨가 AI, 클라우드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만큼 AI/ML 담당 인력은 대부분 이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올해 정기인사에서 한채양 대표를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통합 대표로 선임했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꺼내들었다.

온오프라인 통합을 내세웠던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와 대조적인 전략이다. 강 전 대표는 2021년 초 DT본부를 신설하고 대표 직속으로 'Future DT 통합 TF’를 꾸리며 온라인으로 사업의 중심축을 전환하고자 했다.

당시 이마트는 디지털 전환에 대비한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품에 안은 이베이코리아가 대표적 예다. IT 전문성 강화를 위해 DT본부에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사업은 예상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정기인사와 함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이 개편됐다. 이 과정에서 강 전 대표가 힘을 싣던 DT본부에 힘이 빠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AI 개발 방향 변화 불가피, '디지털 전환'에서 '오프라인 지원'으로?

이마트 측은 DT본부 인력이 신세계아이앤씨로 적을 옮긴 뒤에도 이마트에서 진행하던 AI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AI 조직의 방향성을 결정하던 DT본부가 사라지고 수장이 바뀌게 되면 전략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이마트에서 AI 기술의 역할은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SSG닷컴, 지마켓글로벌 등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물리적 공간인 점포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마트의 사업 전략 변화와 함께 IT 기술 적용 역시 ‘디지털 전환‘에서 ‘오프라인 강화‘로 방향이 바뀐 모양새다. 고객이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점포를 앱 내에 상세하게 구현하는 식이다. AI 전략에도 이러한 기조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아이앤씨로 조직이 통합될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신세계아이앤씨가 개발한 대표적 기술로는 AI 기반 셀프계산대 전용 솔루션 '스파로스 스캔케어가 있다. 셀프계산대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 행동에 맞춰 이용 방법을 가이드하고, 스캔된 상품이 정확한지 판단한다.

AI 비전기술로 매장의 공간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매장관리 솔루션도 확대 중이다. 소형 카메라를 통해 상품의 결품율, 재고율 등을 분석하거나, 매장 혼잡도와 청결도를 분석해 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 특화된 AI 기술을 적용해 이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현재 이마트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구매패턴을 기반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품 또는 선호할만한 상품을 이마트앱으로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내 개발 업무를 신세계그룹의 테크 전문 조직인 신세계아이앤씨로 이관하면 IT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마트는 유통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신세계아이앤씨는 AI, 클라우드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를 주된 업으로 해 DT본부의 우수한 개발인력이 합류하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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