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은 지금]승계 터 닦는 에스피네이처, 현금 원천 만든 합병·분할③오너 3세 개인회사, 배당수익 담당…핵심 회사 물적분할, 배당 통한 현금창출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10 09:59:06
[편집자주]
연탄·골재운송사업에서 시작해 콘크리트, 레미콘, 시멘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삼표그룹이 오너 3세 시대를 준비하며 변화하고 있다. 건설 기초소재 전반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재계 순위 84위(2024년 공정위 지정 기준)로 성장했지만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의 성과로 평가하긴 어렵다. 이에 삼표그룹은 로봇주차, 부동산개발 등으로 신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다. 더벨이 삼표그룹의 기존 건설소재와 신사업 계열사를 분석하며 그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그룹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은 2006년 그룹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77년생인 그는 2015년 삼표레일웨이 대표이사에 오르며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직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이후 삼표시멘트 대표, 그룹 부회장 등에 오르며 그룹 승계를 위한 단계를 밟아갔다.승계의 핵심인 지분율도 차근차근 높여가고 있다. 2013년 그룹 지주사인 ㈜삼표(지난해 7월 삼표산업에 흡수합병)가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였던 대원을 인수해 정 부회장에게 10%가 넘는 지분을 안겨줬다. 현재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표산업의 지분은 정도원 회장(30.33%), 정 부회장(5.22%),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 에스피네이처(18.23%)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완전한 승계를 이루기 위해 정 부회장은 삼표산업 지분 확보와 경영 능력 입증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 두개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 중심축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에스피네이처다.
◇건설소재→환경자원으로, 에스피네이처 만든 합병
에스피네이처는 2013년 대원이 인적분할해 설립한 신대원을 모태로 한다. 콘크리트의 뼈대가 되는 재료인 골재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군으로 보유했다. 이미 레미콘, 콘크리트 등 건설 기초소재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구축했던 삼표그룹은 2015년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를 인수하며 건설소재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신대원은 그룹 수직계열화 속에 안정적인 수익을 냈고 설립 이후 3년(2014~2016년) 동안 1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이하 별도기준)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이 1000억원도 되지 않던 신대원은 현재 연간 5000억~60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그룹 내 사업 계열사가 신대원에 붙기 시작하면서 회사 외형이 급격히 불어났다. 신대원은 자회사였던 삼표기초소재를 2017년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삼표기초소재로 바꿨고, 이후에도 남동레미콘(2018년), 당진철도(2019년) 등 계열사 총 8곳을 흡수합병했다.
이들 계열사의 공통점을 꼽자면 정 부회장이 주요 주주로 그룹 영향권을 넓혀가던 곳들이다. 삼표기초소재는 신대원의 자회사였지만 신대원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5.7%)은 정 부회장이 가지고 있었다. 남동레미콘(76.17%), 알엠씨(70%) 등도 정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행사하던 곳들이다.
2019년 현 사명인 에스피네이처로 이름을 바꾸기까지 계속되는 계열사 합병으로 외형을 불려나갔다. 홍명산업, 베스트엔지니어링 등 자회사를 두고 있긴 했으나 이들 회사는 자산총액이 120억원도 되지 않는 작은 곳들이었고 사실상 에스피네이처가 사업 주체로 활동했다. 주요 사업 영역은 환경자원(철강부산물·폐기물처리), 건설소재(분체·레미콘·골재), 항만하역·물류 등이다.
합병으로 외형을 키운 에스피네이처는 최근 들어서는 건설소재 사업부문을 하나둘 분사하며 환경자원 사업회사 및 중간지주사 형태로 변하고 있다. 2020년 분체사업(에스피에스엔에이)과 영천사업(에스피환경)을 물적분할했고, 올해 4월엔 레미콘 제조부문(에스피레미콘)의 분사를 완료했다.
◇중간지주 변화가 가져온 배당 현금창출
그동안 정 부회장의 개인 사업회사로 계열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에스피네이처는 설립 3년차를 맞은 2015년부터 배당을 시작했다. 첫 배당총액은 25억원에 불과했지만 배당성향은 28.95%였다.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이 19.1%(2021년 기준)라는 점을 고려하면 에스피네이처의 배당성향이 낮다고 볼 순 없다.
첫 배당 집행 이후 올해까지 에스피네이처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배당을 집행하며 오너가의 배당수익을 담당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에스피네이처 지분율은 설립 당시 77.96%에서 올해 71.95%로 줄긴 했으나 여전히 개인 최대주주로 매년 배당금을 받고 있다. 에스피네이처가 올해 3월까지 집행한 배당금은 총 792억원으로 추산되며 이중 정 부회장 몫으로 들어간 금액은 538억원으로 예상된다.
사업회사 분할로 지주 성격을 띠기 시작한 에스피네이처는 자회사 배당금을 투자활동현금흐름상 수익으로 계상하고 있다. 10억원 내외를 유지하던 투자활동현금흐름상 배당금수취액은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에스피환경의 분할로 140억원대(2022~2023년)까지 올라갔다.
자회사 배당 집행으로 창출한 현금 중 90% 이상이 에스피에스엔에이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분사한 에스피레미콘도 배당을 집행하기 시작하면 추가적인 배당 현금창출도 가능하다. 주요 사업부문을 분할하더라도 에스피네이처 입장에선 투자활동으로 현금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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