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현금 2.6조 확보 방안은 120개 구조개편 대상 중 올해 66개 정리, 이차전지 등 선투자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16 07:28:4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조개편'. 포스코그룹의 장인화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기치다. 핵심이 아닌 그룹 사업은 조정하고 신사업은 미래 소재 분야에 특화해 육성한다는 방침이다.취임 한 달여 만에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에서 새롭게 제안됐다. 이후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노후화된 설비를 전면 검토하고 매년 1조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한다는 계획으로, 이러한 목표가 차츰 선명해져 왔다.
어떤 사업과 자산을 정리할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 다만 포스코그룹은 최근 '제3회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통해 "120개의 구조개편 계획을 확정했다"며 "2026년까지 구조개편의 97% 이상을 마쳐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재투자 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조개편 대상인 120개 항목은 저수익 사업 51개와 비핵심 자산 69개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66개의 사업·자산 재편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는 39개, 내후년에는 17개가 재정비될 계획이다.
구조조정 계획이 벌써 구체화 단계에 돌입한 셈이다. 특히 구조개편의 규모와 일정을 결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산 운용에 빠르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져 있더라도 이차전지 소재 쪽에 미리 투자하는 편이 이득이라는 계산이 서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그룹이 구조개편을 단행한 것은 전임 회장 때도 있었던 일이다. 전임 최정우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사업구조 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이후 포스코는 베트남 형강·철근 생산법인 SS비나(VINA)의 지분(49%), 포스코홀딩스는 보유한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20%) 등을 매각한 바 있다.
공장도 팔았다. 포항 광명산단 내 페로실리콘 생산공장과 전남 해룡산단의 마그네슘 생산공장 등의 설비가 대표적이다. 수익성이 낮거나 비주력인 사업들로 현재 장인화 회장이 이야기 중인 구조개편과 소재적이거나 주제적인 특성이 같다.
다만 상황적인 문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포스코그룹은 재작년까지도 매출 84조7502억원의 최대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철강 시황이 악화한 작년에는 재작년보다 연간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이차전지 소재 사업 등이 본궤도에 오르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 등으로 올해 내내 철강 시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즘의 여파로 포스코퓨처엠의 실적 개선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당시와 지금은 전혀 다른 '절실함'에서 구조개편이 이뤄지는 셈이다.
철강업 자체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만큼 장기적으로도 업황이 회복되지 않고 계속 부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차전지 소재 시장도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별다른 해법이 없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도 현금 유입을 가속화할 구조개편 전략을 최대한 빠르고 광범위하게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120개의 구조개편 계획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올해 2분기에 서서울도시고속도로 주식 매각을 완료했고 이밖에 다른 사안이 확정되면 공시 등을 통해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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